돈만 주면 써비차부터 개인 소유 차량 주차·경비 맡아주고 숙소도 소개
  • ▲ 판문점의 북한군 모습. 이들과 달리 후방의 북한군 부대는 돈을 받고 민간차량 경비와 주차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판문점의 북한군 모습. 이들과 달리 후방의 북한군 부대는 돈을 받고 민간차량 경비와 주차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는 군인들이 돈을 받고 장사꾼이나 운송업자를 보호해주고 있다고 한다. 일부 제3세계 국가에서는 군인이 돈을 받고 민간인을 경호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남도와 양강도 소식통이 관련 내용을 전해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써비차를 타고 장진군에서 양강도 삼수읍까지 장사할 물건을 싣고 왔는데 밤이 되면 주변 군부대에 들어가 차를 세우고, 현지 군인들이 안내해준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에게 자동차와 화물 경비를 맡기려면 돈이 꽤 들지만, 다른 곳에다 차량을 대고 짐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면서 “돈을 받은 북한군은 자동차와 화물만 지켜주는 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한 여인숙도 직접 소개해 준다”며 장점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자동차와 화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요즘은 기업소 명의를 빌려 쓰는 개인 소유 자동차들도 인민군 보위부대가 보초를 서는 기업소라든지 주변 군부대에 시간당 돈을 내고 주차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6톤짜리 중국 ‘동풍’ 트럭을 기준으로, 짐이 있으면 시간당 4,000원, 짐이 없으면 시간당 2,000원의 주차 및 경비요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숙박비용은 1인당 4,000원 선이며, 식사는 자체해결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군부대들이 단순히 자동차를 보관해주는 것만 아니다”라면서 혜산시 송봉동에 있는 혜산여객버스 사업소와 혜산장거리운송 사업소의 사례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곳 사업소에는 차량이 적게는 30대, 많게는 60대 이상이 있는데 대부분 기업 명의를 빌려 쓰는 개인 자동차들이라고 한다. 북한군은 이 사업소에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7명의 병사를 보내, 교대로 경비를 서주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북한군이 매일 밤 자동차 경비를 서게 하려면, 차량 주인들은 돈을 모아 매월 35만 원, 중국 돈으로 270위안(한화 약 4만 5,000원)을 내야 한다”면서 “북한군은 일단 돈만 받으면 마당에 차량을 몇 대 세우든 부대 지휘관들이 상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렇게 차량을 경비해주는 북한군은 받은 돈의 30% 정도를 부대 유지관리비로 쓰고, 나머지 70%는 대대장과 정치 지도원이 나눠 갖는다고 한다. 경비를 서는 병사들에게는 차량 주인들이 술이나 음식을 따로 챙겨주기 때문에 병사들 또한 이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말대로, 북한 후방 지역에서는 군부대가 돈을 받고 민간 차량의 경비를 서준다면, 이는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려는 해외 정보기관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공략 포인트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