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팍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경상도 할배가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지난 5일 개막한 창작 뮤지컬 '복순이할배'(작·연출 박정우)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복순이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복지학과 학생 태수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정우 연출은 11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극중 복순이할배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이다. 대부분의 경상도 남자들의 특징이 무뚝뚝하고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 지금 느끼고 가지고 있는 감정을 전달되하지 못하면 평생 가슴에 한으로 남게 된다. 사랑 표현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복순이할배'는 2012년 부산에서 초연한 이후 2016년까지 재연을 거듭하며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대학로 두레홀 3관에서 진행된 3주간의 공연에서는 전회 매진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손남목 제작프로듀서는 "2014년 '파이브 코스 러브' 이후 오랜만에 제작하는 뮤지컬이다. 최근 어지러운 정세로 공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대학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이후 공연을 볼 수 있는 사회적인 촉매제가 형성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유명 뮤지컬에 비해 현재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들이 현격히 적다. 더 열심히 홍보하고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똘똘 뭉쳐 노력하고 있다. 분명 '빨래' 못지 않는 소극장 뮤지컬의 새로운 신화가 탄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 연출은 "부산에서 5년 정도 공연했는데, 손남목 대표의 초청으로 지난해 서울로 입성했다. 내용상으론 초연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시대에 맞게 위트있는 대사를 넣었다"며 "무대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니 작업이 훨씬 수월하고 양질의 장면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 ▲ ⓒ마이더스 손
    ▲ ⓒ마이더스 손
    이번 대학로 공연에서는 9명의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타이틀 롤인 '복순이할배'는 정동진-김시권-이재욱이 트리플 캐스팅됐으며, 이태오-김이삭-장은철은 '조태수·정만식' 1인2역을 번갈아 맡는다.

    허은미-안상은-김연준은 진정으로 사랑의 의미를 아는 남자를 찾고 있는 '심지혜'와 복순이할배의 첫사랑인 '심복순' 두 캐릭터를 연기한다. 특히, 걸그룹 투가이즈 출신의 김연준(21)이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에 첫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날 김연준은 "제 힘으로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나이가 어리다보니 어려운 점들이 많았는데, 연출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잘 흡수할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했지만 실제 무대에 서보니 굉장히 다르더라. 지금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복순이할배'는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두레홀4관에서 공연된다. 전석 5만5천원. 문의 02-744-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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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더스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