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계리 핵실험장을 파괴해야 한다.

       정 일 화(전사연구가. 정치학박사)

  •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미국의 방안은 대체로 두 가지로 모아져 있다.
    첫째는 리비아의 가다피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처럼 지도자를 참수하는 것이고(참수작전),
    둘째는 초저성능 원자탄으로 북한의 핵실험장을 파괴하는 것이다.

    B61-12라고 알려진 초저성능 핵탄은 길이 3미터정도의 간편한 탄두로 히로시마핵폭탄의 약2%정도의 파괴력만 갖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바위산을 뚫은 동굴핵실험장이라고 해도 넉넉히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이 있다.
    2015년에 성능실험이 완료되었으며 실제로 북한이 소위 수소폭탄실험을 한 풍계리를 사전에 공격하여 실험동굴자체를 붕괴시킬 것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린 어페어스나 뉴욕타임스등을 통해 흘러 나오는 이런 미국의 대북조처방안에 대해 한국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협의나 토론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궤도진입 미사일이 발사된 후 한국정부가 다급하게 중국주석을 찾는 전화를 여러 번
    한 것을 보면 미국과의 중대한 협의가 긴밀히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한국전쟁 당시와 비교해보면 북한위협에 대한 대응모양이 한미간에 거꾸로 바뀌어 있다.
    1950년 6월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기 위해 최신형 소련전차 T34/85를 들여와 38선에 깔고 있을 때 한국은 미국에 대해 북한의 남침이 닥아오고 있다고 경고하고 중무기를 공급해 주기를 거듭 간청했다.
    당시 대미(對美)창구역할을 한 미국고문단 참모장 겸 한국군 참모총장고문이었던 짐 하우스만의 기록에 의하면 한국군은 T34의 배치를 정확히 파악했고 사진까지 찍어와 본인은 이를 미고문단과 국방성에 보고했으나 아무런 대응조처도 받지 못한 채 북한남침을 맞았다.

    당시 육군본부 정보과장으로 있던 김점곤장군은 무용가 김백봉씨가 중국지역을 여행하던 중
    전차(탱크)를 실은 기차가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정보를 갖고 전차공격 위협을 종합보고 한 일이 있다고 증언했다.

    전쟁이 났을 때 이승만의 첫 마디는 “전차가 문제인데”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특히 2차대전 때 전차장교로 날렸던 주한미고문단장 윌리엄 로버츠장군은 한국은 도로가 취약하고 교량이 전차전을 감당할 수가 없으며 전차가 물댄 논을 통과할 수 없을 만큼 무겁기 때문에 전차전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 본토에서는 서부방위선에서 제외된 한국의 전쟁경고를 감축된 병력수준을 갖고 쉽게 대응하려 들지 않았다. 결국 6월 25일 새벽 북한의 전차공격이 왔고 미군 3만5천명을 비롯한 20만군인이 전사했으며 전체적으로 3백만이 전쟁으로 죽었다.

    북한핵무기 개발이 확연해진 1990년대 초 미국은 북한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적 공격을 해 T34보다 수백배 무서운 핵무기완성을 종식시키려 했다. 그 후 여러번 북한제재에 앞장섰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외과수술적 공격을 반대했고 북한제제에도 엉거주충했다.

    6 25당시와는 달리 현재 한미간에는 양국공동전략을 담당할 한미연합사령부가 구성되어있다.
    연합사령부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최종결정을 하여 한반도군사상황을 운영한다.
    한국 측이 북한지도자의 참수작전을 밀고나가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너무 끔찍한 일이기도 하고 지도자 한 사람의 제거로 북한주민이 쉽게 구제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수폭실험 완성으로 성지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고
    여기에 종사했던 인물들도 동창리미사일기지 인원과 함께 영웅칭호를 얻고 있다.

    핵폭탄은 우리민족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이웃나라의 국민도 죽인다.
    6 25가 3백만을 죽인 전쟁이었는데 핵무기가 완성되어 실전 배치돼  철부지에 의해 던져지면
    3천만이상, 우리민족만이 아닌 세계인의 참화가 된다.
    우리가 핵의 공포균형을 갖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 한다 해도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시대동안 쌓아온 세계평화를 지키고 국제조약을 지키는 국가로서의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가 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파괴하는 한미양국의 시급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더 이상의 핵실험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처인 동시에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탐욕을 꺾는 길이다. 참수작전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정일화: ‘맥아더의 한국전쟁’, ‘한국대통령을 움직인 미군대위 하우스만증언’
     ‘휴전회담과 이승만’ 등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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