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여성들의 '간부 녹여 먹기'

    이철무  /뉴포커스
     
    북한 내 성폭력 범죄가 비일비재하다고 탈북민들이 증언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남한의 성폭력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고경옥 씨는 "북한의 성폭행은 남한보다 심하다. 남한에서 성추행, 성희롱은 법적 대응이 이루어지지만, 북한에서는 일상이다. 특히 조직 생활에서는 횟수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자주 이루어진다. 남자가 여자의 신체를 더듬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여자들 역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더 무리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운을 띄웠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소문이 커질까 두려워 숨기기 급급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일부 여성들은 성폭력을 역이용해 출세를 꿈꾼다.

    고 씨는 "북한은 무조건적인 복종체계 사회이기 때문에, 작은 권력만 있어도 사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여성들에 대한 권력자의 태도를 봐도 알 수 있다. 간부들은 여성에게 성과 관련된 업무를 직권으로 요구한다. 만약 거절하면 공적으로 괴롭힌다. 그러다보니 여성들은 억지로 받아들인다. 한 두번 반복되다 보면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법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북한 여성들은 간부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녹여 먹기'라고 표현한다. 성적인 억압을 당한 여성들은 조직 내에 일정한 위치와 대우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관계의 주도권을 갖는다. 이를 거절하면 당 기관에 해당 간부를 상습적인 성폭행범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한다.

    고 씨는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셈인데, 간부들도 조건이 나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 합의가 이루어지면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탈북민 최옥련 씨는 "북한에서 성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군대와 돌격대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노리는 것이다. 일부 남성은 군대 내에서 여성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다. 간부가 요구하면 앞으로의 군생활을 위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선임이 요구하면 당 기관에 투서를 하고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 씨는 "최근에는 지위가 높은 간부에게 일부러 접근하는 여성도 있다. 기회를 조성해 출세를 노리는 것이다. 실제로 간부의 눈에 들어 생활을 보장받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성범죄가 지위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과거 간부에게 일방적으로 성범죄를 당하던 여성들이 이를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성범죄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