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군에도 호남 출신 전무… "친노의 호남 말살 공작 결과물"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안박 연대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안박 연대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이른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을 계기로, 새정치연합 문재인 체제의 호남에 대한 소외와 차별이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이다.

    특히 이러한 호남 소외와 차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10여 년이 넘게 진행된 당내 패권주의 계파의 호남 인재에 대한 조직적 말살 공작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물갈이'니 '인적 청산'이니 하는 허울좋은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호남에서 호남인의 손으로 호남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문안박 제안은 호남 소외… 새정치에서도 이럴 수 있나"

    20일 야권에 따르면, 호남 지역 정가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얼마나 호남을 업신여기면, 호남 민심을 되돌리겠다며 찾아간 조선대에서 호남 정치인들을 단체로 폄하하는 강연을 할 수가 있느냐"는 반응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표는 앞선 18일, 76일만에 광주광역시를 찾아 조선대학교에서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나를 흔들고 끊임없이 당을 분란의 상태처럼 보이게 하는 분들은 실제로는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런 저런 낡은 행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아주 광범위한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호남 정치인들을 집단적으로 모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같은 날 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문안박 임시지도부 제안은 근본적으로 영남패권, 호남 소외를 가중시키는 구상"이라고 반박한 데 이어, 20일에도 "호남은 현 정권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럴 수 있느냐는 배신감을 토로한다"고 현지의 아우성을 전했다.

  • ▲ 당초 호남 몫의 공동 지도 체제 일원으로 검토됐다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당초 호남 몫의 공동 지도 체제 일원으로 검토됐다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차령 이남 사람은 쓰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나"

    그도 그럴 법한 것이, 문재인 대표가 호남에서 제안한 차기 지도 체제가 하필이면 호남 출신은 전면 배제된 문재인(부산)~안철수(부산)~박원순(창녕)의 권력 나눠먹기 제안이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로 평가받는 한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령 이남 사람은 쓰지 말라던 훈요십조가 새정치연합에 적용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며 "호남에서는 당의 지도 체제에 함께 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뜻이냐"고 분개했다.

    문재인 대표 측도 호남에서 정작 호남인이 완전 배제된 차기 지도 체제를 제안한다는 점에 약간의 부담을 느껴 호남 몫으로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호남 민심은 더욱 격앙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호남 몫으로 검토한 게 하필 김상곤이라니"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야말로 친노 계파만 강화시켜주는 '실패한 혁신'을 초래해 호남 민심을 걷잡을 수 없이 등돌리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더욱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안'을 내놓고 문재인 대표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실패한 혁신'의 당사자와 이를 비판하는 사람이 함께 지도 체제에 들어간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그림이다.

    게다가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 9월 4일 국회에서 9차 혁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호남 정치인들을 "호남 팔아 자기 정치하는 정치인"이라고 매도한 바 있기도 하다. 그는 이러한 막말을 하면서 앞서 같은 달 2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는데, 이 여론조사는 '새정치연합 의원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유형'을 설문하면서 보기에 '호남을 팔아 자기 정치하는 정치인'을 집어넣는 등 중립성에 위배되는 보기를 배치해 여론조사의 ABC에 어긋났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야권 관계자는 "'호남을 팔아 자기 정치하는 정치인'이 비선호 유형 중 2위를 기록했다는데, 아마 설문 보기에 '친노패권주의 세력에 부화뇌동하는 정치인'이 있었다면 단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며 "김상곤 위원장이 그 대표격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처럼 향우를 배반하고 친노에 굴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을 호남 몫의 공동 지도 체제 일원으로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문재인 대표 측이 얼마나 호남을 업신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평이다. 한마디로 호남을 하루하루 표 찍어주는 기계로 여기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는 물론 차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까지도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모두 호남과는 무관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호남 소외와 차별의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는 물론 차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까지도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모두 호남과는 무관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호남 소외와 차별의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022년 대선까지 호남 출신은 꿈도 꾸지 말거라?

    호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새정치연합 내에서 호남이 얼마나 홀대를 받고 있는지는 최근 론칭된 새정치연합 디지털소통본부의 SNS스크럼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디지털소통본부는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의 SNS 계정을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최고위'와 정무위·기재위·미방위 등 각 상임위별로 나눠진 카테고리의 가장 앞에는 이른바 '대권주자'들로 구성된 'SNS스크럼' 항목이 위치해 있다.

    문제는 차기·차차기 대권주자로 당에서 스스로 선정한 인물군에 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부산)·안철수(부산)·박원순(경남 창녕)·안희정(충남 논산)·김부겸(경북 상주)·이재명(경북 안동) 등 6명 중 5명이 영남 출신이고, 그나마 나머지 한 명도 충청 출신이다.

    이대로라면 호남 출신은 차기 대선인 2017년은 물론 차차기 대선인 2022년까지도 새정치연합에서 대권주자를 맡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호남이 뿌리'라는 당에서 호남 출신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의 현주소다. 그저 물갈이,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만 여길 뿐 크게 키우고 중히 쓸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다.

    ◆문재인, 호남 인사·예산 차별 운운할 자격 없어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9월에 단행된 대장급 군 인사에 이어 10월 개각에서도 호남 출신이 전무하다"며 "이번에 임명된 장·차관, 청와대 수석, 국가안보실 1차장의 출신지를 분석해 보면 서울·경기·경북·경남·강원·충남인데, 유독 호남 출신만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사안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앞장서서 지적해야 할 내용이지만, 사실 문재인 대표는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게 문제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이보다 호남 차별이 훨씬 극심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가 직접 연루된 호남 멸시 사례는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지경이고, 최근에는 문재인 대표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사안에까지 호남 경시 풍조가 확산돼, 아예 하나의 당내 문화로 자리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례로 새정치연합은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 위원 구성을 하면서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으로 권은희 의원 한 명만을 배정했다. 그조차 원래 광주시당위원장인 박혜자 의원이 광주를 대표해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막판에 이종걸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권은희 의원으로 바뀌었다는 풍문이 무성하다. 결국 따지고보면 호남을 대표해서 들어간 것도 아닌 셈이다.

    광주보다 지역 발전 수준이 열악해 예산·재정 투입이 절실한 전남에서는 따로 배정된 의원조차 없다. 전북에서도 전북도당위원장인 비노(非盧) 성향의 유성엽 의원 대신 지난 1월 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일축당한, 상대적으로 범친노(汎親盧)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상직 의원이 예산소위에 들어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이 본회의 도중 모여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이 본회의 도중 모여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다선 다 갈리면 호남 정서 대변은 누가 하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러 호남에 대한 예산 홀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결국 또 박지원 전 대표가 입을 열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한 지역 매체와의 통화에서 "호남이 인사와 예산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상황인데, 당내에서도 호남 차별이 이뤄져 기가 막힌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도 지금은 지역 출신의 유력 정치인인 박지원 전 대표가 있어, 당직이 없는 평의원 신분임에도 이런 저런 호남 차별을 지적하면 언론 매체에 실리기라도 한다. 그러니 문재인 대표가 목청 높이는 '물갈이' '인적 청산'이 현실화돼 호남 지역 다선(多選) 의원들이 추풍낙엽처럼 갈려나가고, 친노를 고분고분 따르는 '낙하산' 초선 의원들로 채워지면 이제 호남은 한마디 불평불만조차 내뱉지 못하고 벙어리·장님·귀머거리처럼 친노에 표를 찍는 암흑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금의 새정치연합을 제1야당의 지위에 올려세운 호남이 당내에서 이 지경에까지 몰린 원인은 무엇일까. 지역 정가의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친노의 조직적인 호남 인재 말살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라도 정치인들과는 일을 못해먹겠다"고 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열우당을 만들면서 2004년에 호남 정치인 학살이 있었고, 2008년에는 폐족(廢族)이 된 친노를 구해서 대통합을 이뤄놨더니 '도로열우당'이라는 말까지 나온 2차 학살이 있었다. 그리고 2012년 친노 한명숙 전 대표가 공천권을 휘두른 3차 학살이 벌어졌다.

    ◆"문재인 '인적 청산' 발언에 현혹되면 호남 망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총선 세 번이 치러지는 12년 동안 친노에 의한 조직적인 호남 정치인 학살 공작이 있었으니 어떻게 지역에서 대권주자가 배출될 수 있겠으며, 인사·예산 차별에 용기 있게 항거할 수 있는 정치인이 나올 수 있겠는가.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결국 지역에서 지역민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인재를 손수 키워갈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표의 흑색선전에 말려 '인적 청산'이라는 말에 현혹되면 망한다"고 단언했다.

    패권주의 계파 세력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대권주자'로 추어올리는 통에 배제돼 있지만, 지역에도 능히 큰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인재가 있다는 전언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들은 3선급에서는 주승용 최고위원(전남 여수을)과 우윤근 전 원내대표(전남 광양·구례), 재선급에서는 이윤석 조직본부장(전남 무안·신안)과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전북 정읍)의 이름을 주로 거론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이른바 문안박 연대 제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이른바 문안박 연대 제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주승용, 호남 정서의 대변자이자 수석최고위원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호남인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으며 최고위원 경선 후보자 중 최다 득표로 수석최고위원이 된 바 있다. 이후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친노 세력의 조직적 음해에도 흔들리지 않고 구당(求黨)의 고언(苦言)을 서슴지 않아, 지역민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 원칙을 중시하는 한결같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과는 달리, 지역에서는 현장의 지역민과 밀착해 스스럼없이 손을 맞잡고 어울리며 동고동락하고 있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본지 취재진이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를 찾아 민심을 탐방해본 결과, 시민들은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역에 오면 다들 상대하는 게 친구 같이 하고, 손이라도 한 번씩 잡으면서 이야기도 친구 같이 해주고 하니까 다들 좋아한다"며 "여기 사람들이 주승용 씨는 좋아해도 허허허, (문재인 대표) 그 분은… 서울에서 이야기하는 게 크게 틀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말로만 호남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주승용 최고위원은 호남을 위해 그간 큰 공헌과 노력을 해왔다는 여론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그간 호남에 끌어온 예산은 조(兆) 단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주례회동을 하던 시절, 파안대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주례회동을 하던 시절, 파안대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우윤근, 호남 출신 首相할 수 있는 인물

    우윤근 전 원내대표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의외였다. 우윤근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공동본부장을 맡으며 친노로 분류되고 있는데다, 지금도 문재인 대표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우윤근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한 한 지역민은 "TV에 자주 나오던 똘망똘망하고 단단해보이는 사람 아니냐"며 "하는 걸 보니까 친노는 아닌 것 같더라"고 말했다. 중앙정치권에서 친노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자 "다른 친노들하고는 다를 것"이라며 "사람이 뻔뻔하지가 않고 합리적으로 보이더라"고 평했다. 친노의 기본 소양인 후안무치(厚顔無恥)를 갖추지 않았기에 친노는 아닐 것이라는 민심의 명쾌한 판단이었다.

    실제로 우윤근 전 대표는 친노지만 온건파로 분류되며, 원내대표 시절 원내 협상을 통해 현안을 풀어가고자 한 의회주의적 신념이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일부 친노 계파의 의원들이 "호남 민심은 문재인 대표에 우호적이고, 오히려 지역 물갈이를 원한다"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 우기며 강변하는 것과는 달리, 우윤근 전 대표는 지난 1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진정성을 갖고 호남에 접근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에 이길 수 없다는) 그런 주장도 상당히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순순히 수긍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우윤근 전 대표가 일관된 개헌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내각제 개헌이 될 경우 호남 출신으로는 첫 수상(首相)을 지낼 만한 인물이 아니냐"고 꼽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조직본부장이 지난 9월 11일 서울 사당동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열린 선거구획정위 공청회에서 출석해 농어촌 선거구 유지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조직본부장이 지난 9월 11일 서울 사당동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열린 선거구획정위 공청회에서 출석해 농어촌 선거구 유지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윤석, 호남 예산 위해 싸워온 최고의 의정 일꾼

    이윤석 조직본부장은 전남도의원을 세 번 하고 최연소 전남도의회 의장까지 한 뒤 국회에 입성한, 그야말로 지역에서 자라나고 지역이 키워낸 인재에 해당하는 케이스다.

    지금은 사멸 직전이라 '복원'을 외쳐야 할 지경에까지 내몰린 '호남 정치'를 시작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고향 전남 무안·신안이 지역구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이 때문일까. 이윤석 조직본부장은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 한켠에 DJ의 친필 휘호를 두고 늘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의정 활동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전남도의원과 도의회 의장, 그리고 재선의 국회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하는 동안 일관되게 지역 발전을 최우선에 두고 활동해 온 점도 지역구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1995년 전남도의원으로 당선된 이윤석 본부장은 당시 무안군 삼향면(현재의 삼향읍)으로 이전하기로 돼 있는 전남도청·도의회의 이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던 허경만 당시 전남도지사를 강하게 압박해 도청 이전의 조례를 앞장서 통과시켰다. 결국 전남도청은 2002년 역대 최연소 도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윤석 본부장 임기 중에 무안으로의 이전을 마무리짓고 2005년 11월 현재의 위치(이른바 남악신도시)에서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도의원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뒤 호남을 위한 활약상도 화려하다. 2012년 광주·전남을 대표해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현재의 예산소위)에 들어간 이윤석 본부장은 광주·전남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1800억 원이나 증액하고, 지역구인 무안·신안을 위해서도 지역구 단일 예산으로는 헌정 사상 최고액인 1528억 원을 확보했다. 이 때 강운태 당시 광주광역시장과 박준영 당시 전남도지사로부터도 감사의 인사를 여러 차례 받았을 정도다.

  •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이 지난 7월 21일, 자신의 민천 당선 경력을 바탕으로 전략공천 제도의 폐해를 밝히는 공천혁신안, 이른바 숙의선거인단 제도를 국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이 지난 7월 21일, 자신의 민천 당선 경력을 바탕으로 전략공천 제도의 폐해를 밝히는 공천혁신안, 이른바 숙의선거인단 제도를 국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성엽, 전북정치 다시 일으킬 상향식 民薦 대표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행시 27회를 합격, 전라북도에서만 30년째 임명직으로, 또 선출직으로 봉직해왔다는 점에서 정세균·정동영·정균환의 이른바 3정 시대를 뒤이어 전북을 대표할만한 정치인 중 단연 첫째로 손꼽히고 있다.

    친노의 거듭된 공천 학살로 재선 의원 보기조차 어려워진 전북에서, 일찍이 시장을 역임한 정읍을 지역구로 재선을 했다. 그것도 두 번 모두 열우당이나 민주당 공천이 아니라, 무소속 민천(民薦)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유성엽 위원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적인 유불리와 사리사욕에 흔들리지 않고 항상 원칙에 입각한 쓴소리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은 이러한 지역민의 애정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전북정치권의 위상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지역사회의 우려 속에서도 무소속 민천으로 재선된 유성엽 위원장의 존재가 있기에 "나를 흔드는 자들은 공천권을 요구하는 자들"이라는 말도 힘을 잃고, 이러한 말 앞에서 지역민의 자존감이 한없이 구겨질 일을 피했다는 말도 나온다.

    유성엽 위원장은 19일 KBS라디오 〈라디오 중심〉에 출연해서도 "지금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주는 공천장을 가지고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천을 받고도 승리할 수 있는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것인데, 무슨 공천을 요구하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사안의 본말을 왜곡하는 아주 잘못된 인식"이라고 모순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