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령부 전문성·기능강화 시급‥특정인맥 부상 도움 안돼"
  • ▲ 한민구 국방부 장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한민구 국방부 장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는 증가하는 군내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사이버전 경력 없는 참모들로 가득찬 사이버사령부, 특정학교 출신 인물에 대한 인사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3년간 여군에 대한 성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범죄자 중 37%가 불기소 처분을 받는 등 군사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법사위원들의 날선 비판이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여군 대상 성범죄 현황을 보면 2011년 12건에 불과했지만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41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올해 상반기만 해도 육군 20건, 해군 4건, 공군 1건으로 25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노철래 의원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군은 대책을 내놓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군내 여군 성범죄를 근절시킬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도 "군인들의 성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유사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군이 스스로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으며, "군은 적극적인 성범죄 예방책과 방안을 강구하고, 일벌백계의 처벌과 강력한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군사법원의 '최근 5년간 국방여성이 피해자인 사건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204건의 여성대상 범죄가 발생했고, 이중 65.2%에 해당하는 133건의 범죄가 강제추행, 주거침임, 강간, 강간미수, 속옷 절도, 몰카촬영 등의 성범죄에 해당한다.

  •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군사이버사령부 핵심 참모들에 대한 전문성 여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를 지휘하는 조성직 사령관이 사이버전에 대한 작전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태 의원은 "2012년 노크귀순 사건으로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22사단장에서 보직해임된 조성직 소장이 사이버사령관직에 임명됐다"며 "보병 병과에서 큰 과오를 범한 조 소장이 군 사이버전 분야에는 내세울 경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이버사령관직에 임명된 사실은, 우리군의 사이버전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사이버사령부 참모들 대부분도 사이버전에 대한 작전경험이 없다고 지적하며, "참모들 대부분이 관련 작전경험이 없는 보병, 해병대 병과 출신이고, 심지어는 잠수함 운용 전문가가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며 "현재 사이버사령부 심리전 책임자조차 심리작전 경험이 전무한 인사"라고 했다.

    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장군 전역대기소, 타부대 전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이비사령부'로 전락했다"며 "제4대 전쟁으로 불리는 사이버전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사령부의 전문성과 기능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 이순진 합참의장 내정자. ⓒ국방부
    ▲ 이순진 합참의장 내정자. ⓒ국방부


    지난 14일 단행된 대장급 인사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국가 주요 권력요직에 대구고등학교 출신 인사들이 갑자기 부상했다"며 "대구고등학교 15회 졸업생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동문들이 국세청, 감사원, 국민연금공단 등 권력기관 요직에 이어 군령권 1인자인 합참의장직까지 차지했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군의 핵심 정보조직 수장인 조현천 기무사령관에 이어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도 대구고 출신이 장악했다"며 "군내 특정 학교 인맥이 급부상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은 대장 진급자 선정기준에 대한 국방부 장관의 답변을 문제 삼았다.

    박지원 의원은 "군 장성 7명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없는 것까지는 양보를 할 수 있지만, '능력 위주의 인사로 진행됐다'는 국방장관의 답변은 호남 출신 군 인사들이 능력이 없다는 말로 인식된다"며 "(대장직) 안 시키는 것까지는 참겠지만,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증가하는 군내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지적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엄격한 수사와 대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