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 대표, 선배들의 충언을 지분 공천 나누기 매도" 비판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적반하장 행태에 비노계(非盧·비노무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비노계 수장 중 한 명인 박지원 의원은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내의 '친노 패권주의 청산' 요구를 '공천권 나눠먹기'로 규정한 문 대표를 거듭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극복하고 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 분열해서 패배하고, 패배해서 분열하고 반복하니 정권교체가 멀어진다"며, "과거 정당사를 보면 주류 비주류가 6대4 정도로 배분했으니, 이런 정신으로 서로 협력하라는 선배들의 충언을 거두절미하고, 지분 공천 나누기로 매도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의원은 "패배는 야구 감독도 책임진다. 그 책임은 사퇴도 있지만 혁신안도 있다"며, "사퇴? 혁신안? 어느 것이 승리의 길이냐"라고 반문했다. 문 대표가 4.29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했음에도, 물러나기는커녕 혁신기구를 앞세운 '자리 지기기'에 나섰음을 지적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도 "이 혁신기구는 출발부터 '꼼수'가 도사리고 있다"며, "지금 이 난맥상을 적당히 미봉하려는 술책으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이어 "새로운 공천혁신특위 구성 제안을 공천권 지분 요구로 왜곡해서 비틀기를 하고, 현재 당내 비주류 대표 격인 주승용 최고를 예를 들어 추천한 건데, 마치 그가 공천보장을 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해대고. 정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원성을 높였다.

    앞서 유 의원은 13일, "내년 총선 공천 룰 같은 걸 과감하게 다른 쪽에 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감동한다"며, 공천혁신특별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공천특위위원장으로, 최근 정청래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은 '김한길계' 주승용 최고위원을 추천했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촉구하며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일방적인 당 혁신기구 설립은 잘못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표는 오영식 최고위원을 여수로 내려보내 설득에 나섰지만, 주 최고위원은 오히려 문 대표의 '미발표 성명서'를 비판하면서 복귀 불가 의사를 거듭 밝혔다.

    비노 계파 수장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직접적인 반응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와 주변 측근에선 "문재인식 '공포 정치'가 극에 달했다", "문 대표가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는 등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앞서 11일 페이스북에,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 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문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4.29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촉발된 계파 간 갈등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면서, 당 주변에서는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마피아식 당 운영을 계속할 경우, 조기 분당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비노계 의원은 "(문 대표가) 책임 정치 실현은 고사하고 독재정치를 앞세운 공포정치를 행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당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느냐. 연말 전에 당이 쪼개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뉴데일리DB
    이런 가운데, 비노계 진영의 안철수 전 대표는 다른 비노계 수장들과는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친노세력의 거센 책임론에 밀려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물러났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표 책임론’과 관련돼,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의 입에 주목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체제 흔들기'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전 대표가 문 대표 사퇴론을 정면에서 제기한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모든 선거에 대한 결과는 대표 책임"이라면서도, 문재인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삼가는 등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은 빠른 시간 안에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위원장직 제안이나, '초계파 혁신기구' 카드에 대해서도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던 안 전 대표가, 내분 상태에 빠진 당내 상황을 정치적 부활의 계기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계파 갈등과 거리를 두는 '통 큰 행보'를 보이면서, 특정 계파의 수장이 아닌 야권을 대표하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의 모호한 태도를 비난하논 목소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무능한 친노세력에게 지금까지 끌려온 이유가 바로 비노계의 사분오열(四分五裂) 때문이었다"며, "갈 때까지 다 간 지금의 상황에서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의 뜻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