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정보기관 고위층 “최룡해 아들 장애인, 김여정과 결혼 불가”
  • 동아일보와 채널 A는 "김여정이 최룡해 아들과 결혼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채널 A '직언직설' 보도화면 캡쳐
    ▲ 동아일보와 채널 A는 "김여정이 최룡해 아들과 결혼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채널 A '직언직설' 보도화면 캡쳐

    최근 국내 언론들은 김여정이 약지에 반지를 낀 사진을 두고,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최룡해의 아들과 결혼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와 탈북자들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반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5일,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룡해의 가족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채널 A 또한 ‘직언직설’ 프로그램에서 강명도 경민대 북한학과 교수를 초청해 ‘김여정 결혼설’이 낭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최룡해의 아들이 올해 31살로 노동당 조직지도부 조직 지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까지는 국내 언론보도와 일치한다.

    하지만 최룡해는 국내 언론이 보도한 2남 1녀의 자녀를 둔 게 아니라 1남 1녀를 두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최룡해 아들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청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채널 A의 '직언직설'에 출연한 강명도 경민대 북한학과 교수 또한 북한의 현실을 예로 들며, "김여정이 장애인이 된 최룡해의 아들과 결혼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강명도 경민대 교수는 최룡해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때 김씨 일가가 10만 달러를 주며 해외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던 사실도 전했다.

    북한 김씨 일가는 평양특별시 내에는 장애인이 살 수 없도록 하는 등 ‘장애인 차별 정책’을 수십 년 동안 펼쳐왔다. 장애인이 태어나면 대부분의 경우 그 가족들도 함께 평양에서 쫓겨나거나 아이를 다른 곳으로 입양시켜 버린다.

    이런 김씨 일가가 자기 가족을 장애인과 결혼시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지적이었다.

    최룡해의 아들이 김여정과 결혼했음에도 김정은을 수행하는 등 권력 일선에 나타나는 점도 ‘김여정 결혼설’이 낭설일 가능성이 높은 반증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와 결혼한 경우 권력 장악을 우려해 전면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는 설명이었다.

    황병서에 대한 설도 국내 언론보도를 탔다. 일부 매체들이 “황병서가 사실은 한국에 수감돼 있던 비전향장기수의 아들”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국민일보’가 사실을 취재한 결과 6.25전쟁이 끝난 뒤 월북하다 휴전선 부근에서 사살된 빨치산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는 정보기관 등을 인용, “황병서의 아버지는 빨치산 출신의 ‘황재길’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황병서가 최고위층까지 올라간 배경은 6.25전쟁 당시 인민군 참모장급 간부로 참전했다 전사한 큰 아버지 덕분이었다고 한다.

    황병서의 아버지 황재길은 6.25전쟁 당시 인민군 정찰대장으로 복무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한국에 남아 ‘빨치산’ 활동을 계속했다고 한다. 1956년 북한으로 넘어가려다 국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한다.

    국민일보는 또한 “황병서가 최고위층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이 된 큰 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인민군 보위성 부총참모장이었던 황호림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여정과 황병서에 관한 ‘설(說)’이 언론에 보도됐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게 된 배경은 2015년 김정은의 신년사와 박근혜 정부의 ‘통일 정책’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접촉, 비선접촉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 안팎에서는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목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국가적인 통일 전략이나 통일 이후 남북한 사회 통합 전략 등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업적’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소속집단 또는 개인의 ‘이익’을 보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김여정과 황병서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설(說)’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에서 일부 세력들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과도한 집착과 관심,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