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마고원에 건설 중인 ‘삼지연 스키장’ 맹추위로 공사 인력 철수
  • ▲ 지난 10월 백두산 천지에 오른 김정은. 김정은은 자신이 느낀 추위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중국망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0월 백두산 천지에 오른 김정은. 김정은은 자신이 느낀 추위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중국망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이 추위에 약하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떠든 적이 있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백두산 천지에 올라 추위에 벌벌 떨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백두의 칼바람 정신은 죽어도 혁명신념을 버리지 말자는 것이다. 혁명의 배신자, 변절자들에게 철추를 내리는 예리한 바람이 백두 칼바람이다.”


    백두산은 10월부터 눈이 오는 곳이지만, 그렇다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처럼 추위에 약한 김정은은 백두산을 다녀온 이후 주민들에게 틈 날 때마다 ‘백두 칼바람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데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의 지시로 건설하던 삼지연 스키장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고 31일 전했다. 이 소식통이 전한 말 가운데 일부다.

    “삼지연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던 사람들이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모두 철수했다. 백두산 주변의 강추위(칼바람) 때문에 수많은 동상환자들이 발생한데다 땅 속 깊이까지 얼어 작업이 불가능했다.”


    김정은은 삼지연 스키장에 있는 기존의 소형 슬로프 2개를 확장하고, 새로운 4개의 슬로프를 20일 만에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굴삭기나 트럭과 같은 건설 장비는 전혀 제공하지 않고, 곡괭이와 삽으로만 일을 하도록 지시했다. 동시에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마고원의 추위는 김정은의 상상 이상이었다고 한다. 땅은 깊이 60cm까지 얼어붙어 있었고, 밤이 되면 영하 26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고 한다.

    여기다 삼지연 스키장 건설에 동원된 민간인들의 숙소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실내온도와 바깥온도가 비슷한 수준이었고, 아침저녁 세수할 물도 공급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정은은 12월 17일 김정일 추모행사를 마친 뒤 노상에서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해결 중인 인민군 부대들만 남겨놓고 주민들을 모두 귀가시켜, “20일 만에 스키장 건설을 끝내라”는 지시는 일주일 만에 ‘없었던 일’이 됐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한다. 스키장에 동원됐던 주민들은 삼지연에서 양강도 혜산시까지 56km 거리를 걸어서 귀가했다고 한다. 이는 서울 남산에서 경기도 오산시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 ▲ 김정은이 20일 만에 슬로프 4개를 만들라고 명령했던 삼지연 스키장. 백두산 인근 개마고원 지대에 있다. ⓒ뉴포커스 보도화면 캡쳐
    ▲ 김정은이 20일 만에 슬로프 4개를 만들라고 명령했던 삼지연 스키장. 백두산 인근 개마고원 지대에 있다. ⓒ뉴포커스 보도화면 캡쳐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린 김정은 때문에 공사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가운데는 동상환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삼지연 스키장 공사를 위해 아직도 노숙하고 있는 북한 인민군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김정은의 삽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다른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 집단이 양강도 백암군에서 벌인 ‘1만 정보 새땅찾기(개간 사업)’ 사업도 겨울 추위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수십만 명의 노력을 동원하는 건설을 여기저기서 계속 벌려 겨울철 거름 생산도 못하게 됐다”는 북한 주민들의 불평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