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熙相, "北核은 한반도 자유와 평화의 종말"

    "非核 수단을 총동원, 자유통일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김희상    
  • 오늘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안보문제연구소(KINSA) 주최
    '북한 核미사일 위협과 한국의 대응전략'이란 세미나에서
    金熙相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북한 核은 한반도 자유와 평화의 종말"을
    뜻하므로 非核 수단을 총동원, 자유통일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연설 全文을 소개한다. 
      
        북한 핵은 한반도 자유와 평화의 종말
     
      그동안 우리는 말로는 북한 핵 위협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미국 핵우산’이
      있으니까 설마- 하는 慢心과, 막상 대처하려면 현실적 부담이 너무 크니까 북한도 결
      국은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전제로 국가 안보태세를 발전
      시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시드니 사일러 미 NSC 한
      반도 담당 보좌관은 “북한 核은 이제 협상카드가 아니라 실제 위협용”이라고 말했고
      사무엘 라클리어 美 태평양 사령관도 ‘북한의 核 공격 가능성’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고 한다. 우리가 북한의 실제 核공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뜻이니 따지고 보면
      정말 끔찍한 이야기다.
     
      그러나 당장 核 공격을 당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더 할 수 없는
      재난이기는 마찬가지다. 북한 핵은 ‘남과 북의 군사력 균형을 일거에 붕괴시키고, 한
      반도의 자유민주통일은 사실상 불가능 하게 하는 반면, 한국은 졸지에 戰略的 피그미
      가 되어 전쟁이냐, 항복이냐, 한없이 시달리면서 점차 한반도 赤化의 길로 끌려들게
      만들’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왜? 무릇 통일은 평화적 군사적 어떤 형태의 통일이건
      간에 궁극적으로 군사통합으로 매듭지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그래서 만들었다는 것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당시, 김정일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김명철 조미평화센터 소장은
      ‘(적화)통일의 원동력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동력이라는 표현이 제법
      절묘하다. 실제로 오늘 북한으로서는 ‘핵만이 한국을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요
      ‘적화통일을 정말로 이루는 것 외에는 항구적 체제위기를 벗어날 길’도 없다. 더욱이
      오늘 북한에 있어서의 핵은 김씨 왕조 정통성의 傍證이자 권위의 상징이요, 대외 교
      섭력의 바탕이기도 하다.
     
      이러니 북한이 쉽게 핵을 폐기 할 리가 없다. 북한 핵 폐기의 길이 열렸다고 환호
      하던 2007년 2.13 합의 때도 북한 inner circle들은 ‘조국 보위를 위해 수많은 인민
      을 굶겨 죽여 가며 만든 핵인데 어떻게 포기 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연간 1.5억불이면 살릴 수 있었다는데 무려 300만 가까운 인명을
      참혹하게도 굶겨 죽여 가며 1발에 3-5억 불이 든다는 핵을 만들었다. 그것도 제네바
      합의 후 온 세계가 ‘너 그것 만들면 혼내 줄거야’ 하고 둘러서서 주시하고 있는 가운
      데 切齒腐心만들어서 이미 실험을 세 번씩이나 했다. 쉽게 포기 하겠는가? 게다가
      핵을 만든 그 체제가 그대로 있는데.
     
      결국 북한 핵을 폐기시키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스라엘처럼 폭격하는 것이지만
      아무리 봐도 이제 너무 늦었고, 유일한 방안이라고 내세우는 것이 ‘6자회담’이다. 그
      러나 6자회담? 러시아는 관심도 별로 없고 일본은 영향력이 거의 없다. 미국도 혼자
      큰 부담을 지기 싫으니까 주로 중국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6자회담은 북
      한 핵실험 시간 벌기요 식량과 에너지를 얻어내는 사기 수단’이라고 말 한 사람이 다
      른 이도 아닌 바로 중국 공산당교 교수다. 실제로 제네바 합의 후 핵 실험까지의 13
      년 그동안 북한은 ‘6자회담’을 방패로 핵 개발에 대한 세계의 간섭을 회피하고 ‘가짜
      합의’를 팔아 핵 개발 자원까지 확보해서 ‘3차 핵실험’까지 쾌속으로 달려 올 수 있었
      다. 그것을 중국인들 몰랐겠는가.
     
      그런데도 중국은 지금도 ‘6자회담’만 내세우고 있다.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기
      대가 컸던 작년 6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은 ‘6자회담’만 강조했고, 가장 성
      공적이었다는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한 걸음 더 물러섰다. ‘북한 비핵화’ 대신
      굳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비핵화 대상이 애매한 북한식 표현을 고집했고 우리 정부는
      그것이 ‘북한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강변했지만 칭화대 리빈(李濱)교수는 한국의 핵도 포함된다고 했다.
     
      하긴 중국뿐이 아니다. 작년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에 핵 공갈까지 했으면 온 세
      계가 더욱 따끔하게 응징을 해야 정상일 텐데, 응징은커녕 오히려 미국 전문가들 사
      이에서 ‘폐기는 이미 늦었고 확산 방지에 주력하자’는 주장이 나돌았다는 것 아닌가.
      실은 우리도 남 탓 만하기는 어렵다. 북한 핵개발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면서도 5억
      불의 현금을 건네고 온 세계가 북한 핵 개발을 문제 삼으니까 ‘북한은 핵을 개발할 의
      지도 능력도 없다. 개발하면 내가 책임진다.’고까지 절절한 변명을 대신하면서 군사든
      경제든 制裁라는 말만 나오면 온 몸으로 막아 주지 않았던가?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개 관련 회담에서도 사태의 근본 원인이요 배경이 되었던 북한 핵 도발에 대한 책
      임은 전혀 거론 하지 않고 넘어 갔다.
     
      그러니 앞으로라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아니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 때 이미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하였다는 등의 보도도 있었다. 확인 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핵이 갈수록 눈앞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음에는 틀림없어 보이는 것이다. 그 때문인
      지 세계도 점차 지쳐가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을 비롯해서 세계
      의 비정부기구(NGO)들이 북한을 9大 핵무장 국가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고 하니
      이대로 가다가는 북한 핵 폐기는커녕 기정사실화 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북한
      의 비핵화, 北核 폐기를 위한 지난 20여 년 간의 국제적 노력은 참담한 실패로 끝나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미국 핵우산’에 기대고 있을 뿐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인 군사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 핵우산’?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다른
      나라의 핵이라면 몰라도 우리에 대한 북한 핵의 위협은 ‘미국 핵우산’으로 카버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크다. 당장 북한이 美 본토를 위협 할 수 있는 ICBM을 시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연 워싱턴에 대한 보복을 각오하고라도 북한을 응징하려 들
      것인지, 특히 북한이 미국의 그런 단호한 응징 의지를 믿어야 억제 효과가 있을 텐데
      ‘푸에블로 호 사건’ 이후 미국을 종이호랑이로 보고 있다는 북한이 ‘미국의 그런 단호
      한 의지를 믿을 것인가’ 부터가 의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그동안에도 ‘미국 핵우산’ 속에서도 북한은 핵으로 협박
      해서 한국사회를 교란하고 흔들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핵을 가지고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북한은 간접침략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천안함, 연평도 사태 같은 각
      종 군사도발과 다양한 테러를 부추기면서 우리의 효과적 대처는 어렵게 만들고 심지
      어는 미국의 지원도 망설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핵 그림자 효과다. 그것만도
      한국의 안전과 생존에는 결정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사 우리가 핵을 만든다 해도 도움은 되겠지만 완벽한 대처에는 한계
      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 핵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지만 완벽한 핵 방호시설 속
      에 들어 앉아 있는 오늘 북한 지도층 들은 자기 인민도 수백만씩 굶겨 죽인 자들인데
      새삼 우리 핵을 그만큼 겁낼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우리가 핵을 갖더라도 북한 핵
      이 존재하는 한 질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 핵은 저절로 기정사실이 될 것이고 핵을 가진 통일한국을 환영할 나라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통일의 시대를 생각하면 우리가 핵을 가지려 한다는 것 그 자체
      도 그리 현명한 행동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길이 전혀 없을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2007년 2
      월 리쳐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그의 2차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그리고
      이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여기에 공감하고 있듯이 한반도 자유통일뿐이다. 다행히 우
      리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의 내외 안보 환경과 북한의 실상을
      두루 살펴보면 북한 핵 폐기 보다는 자유통일이 더 용이할 법도 하다. 그러나 자유
      통일의 문이 언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인데, 북한의 핵무기는 날로 가시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우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처 억제하면서 자유통
      일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절대로 폐기 하지 않을 것이고 필요시에는
      실제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어떻게 하든 우리 자신의 힘으로, 단 核이 아닌 非核수단으로, 북한 핵을 제거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그래야만 한반도
      평화 자유통일도 가능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또 그렇게 되면 북한도 비로소
      핵 해체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다. 오늘의 이 세미나는 바로 그럴 수 있는 최
      선의 방안이 과연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사실 오늘의 발표 案은 존경하는 우리 권태영 박사님을 비롯해서 노훈, 박휘락, 문
      장렬 박사 등 오래 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 오신 최고의 전문가 들이 1년여의 연구 끝
      에 만들어 낸 소중한 결과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내기에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죽느냐 아니면 통일번영의 영광된 새 역사를 써 나갈 바탕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오
      늘의 이 과제가 너무나 중요하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을 다시
      한 번 모신 것이다. 다 함께 냉철하게 살펴보시고 솔직하게 지적해 주시며 더 좋은
      대책을 찾아 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는 그것으로 더욱 더 수정 보완해서 가장 완벽
      한 대책과 방안을 정리해 보려 한다.
     
      다만 한 가지 그러자면 아마도 상당한 비용이 불가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
      쩔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우리는 GDP 대비 2.5%의 국방비도 너무 많다고 눈을 흘
      기지만 2010년 독일 국제분쟁연구소는 우리와 분쟁강도가 비슷하다고 본 이스라엘은
      대략 6.6%이고 우리 국방비는 세계 22개 주요 분쟁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고 지
      적 했다. 분명 한 것은 이 세상에 공짜안보는 없다는 것이다. 오늘 공짜를 즐기면 내
      일 국민의 피로서 갚아야 하는 것이 국방비인 것이다.
     
      끝으로 이 연구는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故이운형 회장님의 각별하신 遺志로 이
      루어진 것임을 밝혀 둔다. 세아그룹 故이운형 회장님은 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철
      강협회 등에서 우리 경제를 이끌면서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등
      폭넓은 사회적 기여로 기업인으로서는 일찍이 없었던 광범한 신뢰와 존경을 받아온
      분이다. 특히 대한민국 오페라 大衆化의 큰 길을 닦은 분이다.
     
      그런데 실은 평소 우리 국가안보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알게 모르
      게 많은 기여를 해 오신 정말 소중한 분이었다. 특히 갈수록 현실화 해가는 북한 핵
      위협을 매우 안타까워하시더니 작년 초 느닷없이 그 대책을 찾아보자며 우리 사무실
      을 들렸었다. 고인이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 직전의 일이니 결국 이 연구가 고인의 遺
      志가 된 셈이다. 고 이운형 회장님께 새삼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제 이 보고서가 그
      높은 遺志대로 우리 안보관계자들에게 널리 참고가 되고 안보를 걱정하시는 국민 모
      두의 안목을 넓혀 우리 안보태세를 더욱 튼튼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
      다.<끝>
      2014년 2월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김 희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