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다보스연설장에 日아베 참석…만남은 없어
    朴대통령 연설마치고 슈밥 WEF 회장과 문답 후 곧바로 퇴장
    아베, 연설도중 박수도…WEF측 "아베, 두 女대통령 연설들으려 참석"


    (다보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제44차 WEF(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개막일인 22일(현지시간) 포럼의 첫 전체세션에서 개막연설을 하는 장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했으나 두 정상 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다보스포럼 주회의장인 다보스 시내 콩그레스센터의 콩그레스홀에서 열린 '기업가 정신, 교육, 고용을 통한 세계의 재구성' 세션이 시작하기 5분여 전에 입장해 무대 바로 앞줄 지정석에 앉았다.

    세션 시작에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이어 아베 총리는 25분 가량 진행된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한 영어 연설과 박 대통령과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과의 질의응답을 경청했고 연설 도중 박수를 치기도 했다.

    당초 아베 총리는 첫 전체세션의 시작 시간인 이날 오전 11시45분에야 다보스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의 개막연설을 듣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일정이 당겨지면서 행사장에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5m 정도 거리를 두고 얼굴을 마주한 셈이지만 박 대통령이 슈밥 회장과의 질의응답을 마친 직후 행사장에서 퇴장했고, 아베 총리는 계속 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두 정상이 만날 기회는 성사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정상도착 행사와 기업인자문위원과의 대화, 정상회의 세션 등의 행사에서 계속 나란히 앉았으며, 이를 계기로 악수를 하고 짧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전체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던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과 일정이 겹치지 않아 다보스에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보스포럼에서 아베 총리와 악수를 하는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악수의 문제가 아니라 만약 한국과 입장을 바꿔놨을 때 두 나라 관계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역지사지로 생각했을 때"라고 말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인식 망언 및 독도 영유권 도발에 이어 아베 총리의 연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극우 폭주' 행보로 급속히 냉각된 한일관계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편 일본 측은 이날 아베 총리가 첫 전체세션에 참석한다는 것을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다보스포럼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예정에 없던 참석 이유에 대해 "아베 총리가 오늘 오후에 여성 리더 5명과 성평등 문제를 놓고 간담회를 하는데 (첫 전체세션에서) 두 여성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생각을 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첫 세션에서는 박 대통령 다음 차례로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