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도심서 52일째 1인시위 초등생은 무슨 사연?
    서울교육청 대책반 꾸려 진상조사…"학교 복귀 최우선 과제"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 A군은 52일째 서울시교육청과 청와대 앞, 광화문역 등에서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신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한 담임교사를 교체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해당 교사가 종교를 강요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이 일로 학교와 교사가 피해를 봤다고 반박하고 있다.

    16일 해당 학교와 학생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8월 26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담임교사가 자신에게 특정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했다는 이유였다.

    A군은 청와대와 총리공관 앞 등으로 자리를 옮기며 시위를 계속하다가 학교의 설득에 9월 말 학교로 복귀했지만, 사흘 만에 광화문역에서 시위를 재개했다.

    A군은 "(4학년) 1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종교 조사를 했고 '무종교'라고 쓰니 다음날부터 담임교사가 상담시간에 불러 특정 종교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장·교감도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 정신감정 진단서를 받으라고 했다"며 "다른 학부모들이 이런 말을 듣고 친구들을 등교하지 못하게 해 다른 친구랑 둘이 수업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는 A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담임교사를 조사하고 같은 반 학생들에게도 물어봤지만 특정 종교를 강요하거나 강요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며 "구체적인 근거 없이 교사를 교체·징계할 수 없지 않으냐"고 토로했다.

    A군과 같은 반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학부모들이 담임교사 교체에 반대해 이틀간 등교거부를 시킨 것"이라며 "학교도 매우 난감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A군은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했고 오는 18일께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해당 교사는 이 일이 발생한 후 한 달간 병가를 냈다가 복귀했다.

    서울교육청은 A군이 학교에 가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하자 지난 10일 문용린 교육감의 지시로 대책반을 꾸렸다.

    서울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지난 15일 A군 학부모를 만나 상담하고 교장·교감·담임교사와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진위를 조사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불신하기 때문에 제삼자인 센터 조사관들이 인권침해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며 "어린 학생이 오랫동안 학교에 가지 않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러운 만큼 전문상담가를 투입해 학생이 학교로 돌아가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