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5군단 한반도 중부전선 60년 철통같이 지켰다>
    예하 사단들 막강, 北주력부대 맞서 휴전선 그물망 경계
    10월 1일 38선 첫 돌파, 국군의날 제정…압록강 첫 진격도

    (철원·포천=연합뉴스)  "철의 삼각지대의 한 곳인 철원평야입니다. 60년 전 김일성이 이곳을 빼앗기고 3일을 울었다고 합니다."

    6·25전쟁 당시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이곳.

    27일 오전 기자가 찾은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에는 노란 들녘이 한없이 펼쳐졌다.
    한반도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전차 방호벽과 남방한계선 철책이 황금 들녘과 비무장지대(DMZ)의 경계를 이루면서
    이곳이 중부전선 최전방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육군 5군단은 1953년 10월 1일 창설됐다. 이후 줄곧 이곳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5군단 관계자는 "철원평야는 곡창지대일 뿐만 아니라 서울과 원산을 잇는 교통 요충지"라며 "정전협정 서명 직전까지 전투가 대단히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정전 이후에도 남·북한은 철원지역에 주력부대를 집중 배치했다.

    북측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 점령에 큰 공을 세운 사단을 철원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서 5군단은 6·25 참전 경험이 있는 3사단, 6사단 등 이른바 '메이커 부대'들을 내세웠다.

    예하 사단의 막강 전투력은 전사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6사단 청성부대 곳곳에는 '다시 마시자 압록강물을' 이라는 구호가 눈에 들어온다.

    6사단은 '춘천대첩'으로 당시 유일하게 38선 방어에 성공하고 중공군 3개 사단을 물리친 '용문산 전투'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1950년 10월 26일 최초로 압록강까지 진격한 뒤 철모로 물을 떠 이승만 대통령에게 헌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아버지도 6사단에서 근무했다는 김진광 상병(22)은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청성부대로 왔고 최전방 철책 근무도 지원했다"며 "실탄을 지급받고 작전을 하기에 긴장감이 크지만 자부심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백골부대로 잘 알려진 3사단은 국군의 날과 직접 관련이 있다.

    이 부대는 1950년 10월 1일 최초로 38선을 돌파해 북진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이날을 기념해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제정했다.

    누리꾼들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전입부대 1위로 꼽힌 부대도 바로 3사단이다.

    이 부대는 정전 이후에도 DMZ에서 크고 작은 전투를 치렀다.

    1973년 3월 DMZ에서 푯말 보수작업을 벌이는 아군 병력에 북측 GP(최전방경계초소)에서 총알이 날아오자 포 사격으로 대응해 북한군 29명을 사살했다.

    1997년 여름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한 북한군 14명 전원을 사살하기도 했다.

    백골 병사들은 이 같은 강한 이미지 안에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 이들은 '백골'이라는 경례에 이어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를 붙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우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의미로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며 "한 병사가 자발적으로 소초 내에서 경례에 이어 붙인 것이 퍼져 연대 전체가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군단은 10월 1일 건군 65주년과 함께 군단 창설 60주년을 맞아 예하 사단과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랑의 헌혈 6천명 릴레이'를 벌여 헌혈증을 기부하고 '제1회 민·군 친선 국궁대회'를 무료로 열어 지역주민과 유대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