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울산시 남구 고사동 지역이 한 때 40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체온을 넘나드는 가마솥 더위를 보였다.

    이날 울산지역은 38.8도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또 울진 37.8도, 밀양 37.6도, 경주 37.4도, 합천 37.1도, 전주 36.8도, 대구·고창 36.6도, 부안·영덕 36.2도, 정읍·남해 36.0도, 강릉 35.9도, 광주 35.7도 등 남부지방 대부분이 35도를 넘었다.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해 7일 오후 3시 10분께 충북 영동군 심천면 난계국악기제작체험장 공사장에서 일하던 김모(54)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같은날 오후 5시께 경남 양산시 평산동 모 아파트 뒤 텃밭에서 일하던 주민 박모(65)씨도 폭염에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8일 정오께는 전남 영광군 가마미 해수욕장에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던 이모(84·광주시)씨가 폭염에 쓰러졌다가 해경에 구조돼 의식을 되찾는 등 전국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환자가 줄을 이었다.

    가축 사육 농가에서는 닭과 오리 등이 며칠째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돼지와 소 등도 식욕이 떨어질 정도여서 축산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 경남 창원시내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6천500여 그루 가운데 1천여 그루의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식물에까지 나타났다.

    이날 대구시교육청은 35도를 넘는 폭염이 며칠 째 계속됨에 따라 일선 학교가 개학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고등학교를 제외한 초·중학교와 특수학교에 2학기 개학일 등 단위 학교의 학사 일정을 학교 여건에 맞게 조정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폭염 경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2~16일 약 77% 정도인 95개교가 개학할 예정이어서 될 수 있으면 개학일을 19일 이후로 조정하도록 안내했다.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전력 수요도 급증, 제주도의 이날 오후 1∼2시 평균전력이 71만1천㎾를 기록하면서 제주지역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는 8일 오후 1시 34분 순간 예비전력이 450만kW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했다.

    올여름 전력수급경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5월 23일 이후 20번째이며 지난달 19일 이후 20일만이다.

    전력당국은 절전규제(274만kW), 산업체 조업조정(151만kW),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42만kW) 등의 전력수급 비상조치를 통해 498만kW의 예비력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가까스로 '블랙아웃'(대정전) 상황을 넘기는 등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한편 강릉 경포해변 등 강원도 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은 폭염을 피해 찾아든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도심이 텅 빈 도시지역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