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해진 배우-제작진, "정 떼는 일이 걱정"
  • KBS 대하드라마 삼국시대 시리즈의 마지막, <대왕의 꿈>(극본 유동윤, 김선덕 | 연출 신창석, 김상휘)이 이번 주 70부를 완성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해 4월 첫 촬영에 들어가 8월 첫방송을 시작한 <대왕의 꿈>은 김춘추(최수종 분)와 김유신(김유석 분)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 그들의 우정과 꿈, 성장과정을 함께 그리며 선덕여왕·무열왕의 등극과 더불어 문무왕에까지 이르렀다.

  • ■ 전부 거론하기조차 힘든 많은 배우들
    혼신의 연기를 다한 그들이 일등공신

    역사적으로 최초의 한반도 단일국가라는 실로 엄청난 대업을 이뤘다는 평가와 동시에, 외세인 당을 개입시킨 불완전한 업적이었다는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 태종 무열왕을 중심으로, 같은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고자 평생을 몸바친 김유신을 비롯, 선덕여왕·문무왕까지 삼한 일통의 전 과정 속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을 함께 조명함으로써, 그 의의를 제대로 되돌아보고자 노력했다.

    사극의 원조·사극의 강호 KBS의 노하우가 집약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정통사극의 선굵은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주요 전투신에서는 스케일이나 정교함을 동시에 추구하며 리얼리티를 살리고자 했고, 삼국시대 역사적 현안을 둘러싼 인물 간 밀착된 감정도 놓치지 않는 정치 사극으로써의 재미도 더해왔다.

    특히 연기력은 기본, 캐릭터를 생동감있게 살리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등장인물들의 향연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대왕의 꿈>을 이끌어왔다.

    이제는 [사극의 神]이라고도 불리는 [보증수표] 최수종을 필두로, 김유석, 이종수, 이진우, 린아, 이영아, 정동환, 홍수아, 김하균, 홍일권, 김동윤, 최일화, 이정용, 최동준 등 삼한통일을 향한 긴 여정 가운데 모두 나열하기조차 벅찬 이들 배우들이 펼친 혼신의 연기는 박수받아 마땅한 <대왕의 꿈> 완성의 일등공신.

    특히 사고로 어쩔 수 없이 아쉽게 중도하차해야 했지만 선덕여왕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새롭게 보여주며 인기를 견인했던 박주미, 그로인해 선덕여왕으로 중간에 투입되었지만 흐름을 보다 긴장감있게 이끌며 안정감을 다진 홍은희, 극 초반 춘추와 유신의 아역으로 등장해 열연을 펼쳐 이제는 연기 기대주로 성장한 노영학·채상우, 압도하는 눈빛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던 비형량 역의 장동직, 길지않은 기간이었지만 원조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원숙한 연기로 황산벌의 비장함을 재연했던 최재성 등 여건상 혹은 배역 특성상 끝까지 함께할 수 없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극을 빛내준 배우들의 흔적이 시청자의 기억에도 오래도록 남을 듯.

    <대왕의 꿈> 신창석 감독은 "이 배우들이 그간의 크고작은 사건·사고 속에서도 시청률 1위 드라마의 촬영장 못지않은 화기애애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제작진과 서로를 배려해온 까닭에, 대하사극의 명맥이 흐름이 뚝심있게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흔들리지않고 촬영장을 지켜온 배우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더불어 "사극이 희소가치가 있었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하나의 주요 장르로 각광받는 까닭에 이런 정통 대하사극이 상대적으로 화제를 덜 낳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KBS 대하드라마가 갖는 고유의 정통성이나 정체성은 계속 유지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사극의 거장답게 종영 소감을 밝혔다.  

    현장스탭들도 마지막 녹화에 앞서 방긋방긋 웃으며 인사하는 배우들에게 "웃지마요, 우리 이제 정 떼야 되는데..."는 농담을 던져 그간의 형제애가 넘쳤던 현장 분위기를 짐작케했다. 

    한 관계자는 "1년이 넘는 촬영기간이었으니 정이 들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제작진과 배우들의 끈끈함이 그간 시청해준 시청자들의 사랑만큼이나 <대왕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 <대왕의 꿈>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뤄질까?

    신라의 김춘추가 당태종과 나당동맹을 맺고 백제를 정벌하여 의자왕의 항복을 받은 몇 년 뒤, 김춘추의 아들 문무왕(이종수 분)은 당나라 군사와 함께 고구려로 출정하여 평양을 함락시켜 고구려 왕조를 무너뜨림으로써 고구려와 백제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당 고종은 백제와 고구려에 대한 식민지 통치를 자행, 고구려와 백제를 정벌한 후 그 영토에 대한 통치권이 신라에게 있음을 명시한 김춘추와 당태종이 맺었던 나당동맹의 약속을 파기하는 배신 행위를 저지르게 이르고, 이에 패망한 고구려와 백제 영토의 통치권을 놓고 신라와 당나라 사이에 승자를 가리는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만다. 

    격노한 당 고종은 법민 대신 아우 인문(전광진 분)을 신라의 왕으로 책봉하려 하고, 두 형제는 나란히 용포를 입고 만나게 되는데. 

    법민은 당과의 전쟁으로 삼한 백성이 또다시 전쟁의 핍박 속에 살게 되는 것을 원치않아 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인문에게 "당 황제의 야욕을 꺾는 일은 삼한의 백성들이 한 뜻으로 당황제에 맞서는 방도 뿐이라는 아버지(무열왕)의 유지를 받들 것이다. 그것이 아버님이 평생 꿈꾸셨던 삼한 일통의 진정한 대의일 것"이라며 일갈했다.

    이처럼 당에게 굴복하기보다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한 신라와 당 사이 삼한 통치권을 둘러싼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지만, 매소성·기벌포 등 22차례의 전투에서 결국 수십만 대군을 이끈 당에 맞서 사력을 다해 싸운 신라군의 승전보가 연이어 전해오고, 당초 당나라가 평양에 설치했던 안동도호부가 요동으로 옮겨가면서 신라군사와 고구려·백제의 백성들은 당나라를 한반도 땅에서 몰아내고 단일 국가 통치를 받게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번 주 토~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수백년 넘게 갈라져 살아오던 우리 민족을 <통일 신라>라는 하나의 통치체제로 묶어세우는 삼한일통의 초석을 마련한 위대한 군주 무열왕과, 이를 실질적으로 이뤄낸 문무왕, 그리고 태종무열왕과 문무왕을 섬기며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뤄냈던 김유신을 마지막으로 화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