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5천명의 탈북자들 대신해서 받았다"체코 민주화 이끈 '하벨 전 대통령' 기리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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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앞당기기 위해 [대북 전단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온
    북한민주화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창의적 반대운동을 위한 바츨라프 하벨상
    (Vaclav Havel Prize for Creative Dissent)]
    을 수상했다.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오슬로자유포럼]에서다.

    이날 상을 수여하는 뉴욕의 <인권재단(HRF)>은 박 대표를 이렇게 소개했다.

    "대형 풍선을 통해 전단과 DVD-라디오-USB 등을 북한에 보내며
    엄격한 통제 속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용감한 활동] 을 하고 있다."


  • 시상식 소감에서 박 대표는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제목의 <바클라프 하벨> 前체코 대통령의 시를 읊었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 관심많고,
    김정일-김정은하고 싸우는 우리 탈북자들의 활동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더 격려를 하는, 노르웨이와 전세계인들 앞에서
    긍지감을 가지게 됐다.

     
    "오늘 오슬로에 와 있으면서,
    하벨상을 2만 5천명의 탈북자들 대신해서 받았다.

    앞으로도 풍선을,
    더욱 많이 계속 적극적으로 보낼 생각이다.

    상과 함께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2천만 북한 동포들에게

    자유의 메시지를 보내는데 쓸 것이다."


    박상학 대표는 이날 <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상을 받은데 대해,
    "제가 혼자 받은 게 아니구요. 우리, 아마 2만 5천명 탈북자 모두에게 준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는 김정은이 베른(스위스)에서 공부도 하고
    그래서 또 계혁적이고 개방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국민의 기대,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너무나 동떨어지게
    공포 정치,
    핵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폭격하겠다느니

    이런 반인륜적인 악행이 어디 있는가.

    할아버지-아버지보다 더 잔인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독재자와는 양립할 수 없다.
    이제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하벨상]은 체코 민주화의 우상 하벨 前대통령이 서거한 뒤
    그의 부인 <다그마 하블로바>가 만든 상이다.

    체코의 반소련 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주도하는 등
    동유럽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김정일>이 죽은 다음 날인 2011년 12월 18일 서거했다.

    [북한 민주화]의 선봉에 선 박상학 대표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셈이다.

    작년 첫 수상자는 최근 국내에 방문하기도 한 버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다.

    다음은 박 대표가 이날 읊은 하벨의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시 전문이다.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일단 내가 시작해야 하리, 해보아야 하리,
    여기서 지금,
    바로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어디서라면
    일이 더 쉬웠을 거라고
    자신에게 핑계대지 않으면서,
    장황한 연설이나
    과장된 몸짓 없이,
    다만 보다 더 지속적으로
    나 자신의 내면에서 알고 있는
    존재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어 살고자 한다면
    시작하자마자
    나는 홀연히 알게 되리
    놀랍게도
    내가 유일한 사람도
    첫 사람도
    혹은 가장 중요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떠난 사람들 가운데에서,
    모두가 정말로 길을 잃을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내가 길을 잃을지 아닐지에 달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