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붕괴 후 나타난 체첸 이슬람 분리주의자…‘알 카에다’와 연계활동

  • 나흘 동안 벌어진 <보스턴 폭탄 테러>

  • ▲ 지난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당시 '폭탄 테러' 생중계 장면.
    ▲ 지난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당시 '폭탄 테러' 생중계 장면.

    지난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점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3명이 숨지고 10여 명은 사지가 절단됐다. 부상자 숫자는 100여 명을 넘었다.

    테러가 일어나자마자 주 경찰과 <FBI>는 휴대전화 통신을 차단,
    다른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했다.
    경찰과 <FBI> 등은 터지지 않은 폭탄 여러 개를 찾아냈다.

    美동부표준시(E.S.T) 18일 오후 10시,
    <보스턴 테러>를 저지른 <짜르나예프(Tsarnaev)> 형제가
    보스턴 인근 <캠브리지>에 있는 <메사추세츠 공대(MIT)>에 나타났다.

    <짜르나예프> 형제는 <MIT>를 지키던 학내 경찰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도주했다.
    이들은 <MIT>에서 약 9km 떨어진 <워터타운>에서
    주 경찰과 <SWAT>, <FBI>, 주방위군에 포위됐다.

  • ▲ 19일 보스턴 테러 범인 체포 직후 美MSNBC의 보도 화면.
    ▲ 19일 보스턴 테러 범인 체포 직후 美MSNBC의 보도 화면.



    형제들은 갖고 있던 폭발물을 던지면서
    주변에 있던 검은색 <벤츠> SUV를 훔쳐 도주를 시도했다.
    포위된 형제들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때 형 <타말란(Tamerlan) 짜르나예프>는 경찰의 총에 맞고 체포돼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한다.

    동생 <조하르(Dzhokhar) 짜르나예프>는 형을 버려둔 채
    경찰과 <SWAT>, <FBI>의 추적을 피해 달아났다.
    하지만 美정보기관의 도움을 얻은 주 경찰과 <FBI>에게 19일 오후 체포됐다.
    산 채로 잡혔지만 상당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테러 범인> 체포 소식을 들은 보스턴 시민들은
    주 경찰과 <SWAT>, <FBI> 수사팀의 차량을 둘러싸고 “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와 칭찬이 美전역에서 날아들었다.

  • ▲ 19일 보스턴 테러 범인 '조하르 짜르나예프'를 체포하는 모습. FBI와 ATF, 주 경찰 SWAT 등이 총출동했다.
    ▲ 19일 보스턴 테러 범인 '조하르 짜르나예프'를 체포하는 모습. FBI와 ATF, 주 경찰 SWAT 등이 총출동했다.



    하지만 이들 형제의 개인정보가 방송을 통해 보도되자 美정보기관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짜르나예프> 형제, 체첸과 관련은 없다지만….


    <짜르나예프> 형제는 러시아 체첸 지역인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살다
    10여 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온 영주권자로 알려졌다.

    이들 형제는 미국에 살던 친척의 초청으로 입국한 뒤 망명했다.
    <보스턴 테러> 전까지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에서 계속 거주했다고 한다.

    형인 <타말란 짜르나예프>는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며 권투 연습을 했고,
    동생 <조하르 짜르나예프>는 <캠브리지 린지 앤 라틴 스쿨>을 졸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 생활을 하며 미국인들과는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SNS에 열심히 글을 올리며 “미국인들을 이해 못 하겠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한다.

    경찰과 <FBI>는 이들이 해외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경찰에 포위된 뒤 총격전을 벌일 때
    <타말란 짜르나예프>는 폭탄을 몸에 두른 채 [자살폭탄공격]을 시도하다
    총에 맞았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 형제가 해외에서 이슬람 <지하드(Jihad. 성전)> 단체들로부터
    [테러 교육]을 받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정보 전문가들은 이들 형제가 <코카서스(Caucasus)> 지방의
    이슬람 분리주의자들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 짜르나예프 형제가 태어난 '체첸'과 주변지역의 지도. '코카서스' 지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 짜르나예프 형제가 태어난 '체첸'과 주변지역의 지도. '코카서스' 지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 화들짝 놀란 건 <체첸> 공화국이다.
    <체첸> 대통령 대변인은 이들과 <체첸> 간의 관계를 부인하는 성명을 내놨다.

    “이들 형제는 지난 10년 동안 체첸공화국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들 형제는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
    이들이 잘못 자랐다면 미국에서 잘못 양육되고 교육이 되었기 때문이다.”



    체첸 분리주의자, <알 카에다>와 연계


    美정보당국, 사법당국, 현지 언론은 물론
    <체첸> 공화국까지 긴장하는 이유는 <체첸 반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체첸 반군>과 러시아 간의 [전쟁]에 대해서만 알려져 있다.
    내용도 대부분 러시아 군을 비난하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체첸 반군>은 독립운동을 하는 데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 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체첸 반군>을 가혹하게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체첸>은 러시아와 [연방]을 이루는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다르다.
    이들은 이슬람 분파 중 가장 근본주의적인 <와하비즘>을 따른다.
    쉽게 말해 <탈레반>과 비슷하다.

  • ▲ 1차 체첸전쟁 당시 러시아군에 붙잡힌 체첸 반군의 모습.
    ▲ 1차 체첸전쟁 당시 러시아군에 붙잡힌 체첸 반군의 모습.



    이들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체첸> 독립을 주장한다.
    1994년 12월부터 2년 가까이 [1차 체첸 전쟁]을 치른다.
    한동안 [정치적 협상]을 하던 러시아와 <체첸>은 1999년 8월 [2차 체첸 전쟁]을 벌인다.

    이때 <체첸> 반군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구성된 1,000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주변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 공화국을 침략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 곳곳에서 테러를 저지른다.

    <체첸> 반군은 1999년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 폭탄 테러를 가해
    100명 넘게 살해하는가 하면,
    2002년에는 모스크바의 <돔 쿨트르이> 공연장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집권한 뒤
    러시아 정부는 2003년 3월 <체첸>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자치 공화국]으로 승인했다.
    여기에 150여만 명의 <체첸> 주민 대부분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 러시아 시민들이 '베슬란 학교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330여 명의 희생자 중 절반 이상이 중학생 이하였다.
    ▲ 러시아 시민들이 '베슬란 학교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330여 명의 희생자 중 절반 이상이 중학생 이하였다.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를 신봉하는 <체첸> 반군들은
    <알 카에다>와 손을 잡고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테러]를 저지르기 시작한다.

    150여 명의 어린이들을 [처형]한 2004년 북오세티야 <베슬란 학교 점거>,
    모스크바 지하철 폭파,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여객기 동시 폭파 사건 등을 일으켰다.
    심지어 선거로 당선된 <체첸> 대통령을 폭탄으로 암살하기도 했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은 [<체첸> 반군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병력을 투입했다.
    이때부터 러시아는 물론 세계를 경악케 하는 <체첸> 반군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투] 중 붙잡은 러시아 병사들을 묶은 뒤
    산 채로 목을 자르면서 동영상을 촬영, 버젓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고,
    12살 난 러시아 여자 어린이를 납치해 윤간한 뒤 총을 쏴 손가락 3개를 자르는 모습을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체첸> 반군은 러시아 사람을 잡으면 반드시 잔인하게 고문을 해 죽였다.
    <체첸> 반군 수뇌부는 같은 동족 미성년자와 젊은 여성들에게
    [자살 폭탄테러]를 시키기도 했다.

  • ▲ 한 이슬람 테러조직이 '성전(Jihad)'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체첸 반군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 한 이슬람 테러조직이 '성전(Jihad)'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체첸 반군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이후 <푸틴>은 [<체첸> 반군 이상의 잔혹한 보복]을 지시했고,
    2009년 <코카서스> 지역에서 <체첸> 반군 대부분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살아남은 세력들은 <알 카에다>와 연계해 각종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
    <알 카에다>가 <체첸> 반군을 돕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그들이 [백인]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테러 용의자>와 <체첸> 연계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백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체첸> 반군에 대해 10년 넘게 경계해 왔다.
    <알 카에다>가 그들을 주목한 것처럼 체첸 반군들이  [백인]이기 때문이다.

    <짜르나예프> 형제나 <체첸>을 부를 때 흔히 <코카서스(Caucasus)> 지역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백인종]을 부를 때는 <코카서스 인종>이라고 부른다.
    맞다.
    그들은 백인종의 원조다.

    이들 중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민간 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고,
    이름까지 바꾸면 대부분의 현지 주민들은
    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인지 <알 카에다>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이런 [백인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전략적 가치를 파악한 <알 카에다>는
    10년 전부터 <코카서스>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원해 온 것이다.

    <알 카에다>는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생활하는
    <코카서스> 출신 이민자들을 포섭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직접 교육이 어려우면 폭탄 제조법과 자금조달법, 테러 이론 등을
    교육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제공한다.

  • ▲ FBI가 공개한 짜르나예프 형제의 평소 사진. 겉으로만 봐서 이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라는 걸 알 수 있을까.
    ▲ FBI가 공개한 짜르나예프 형제의 평소 사진. 겉으로만 봐서 이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라는 걸 알 수 있을까.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알 카에다 스타일>의 [외로운 늑대] 테러리스트다.

    현재 미국 경찰과 <FBI> 등이 <짜르나예프> 형제와 <보스턴 테러>를 수사하고 있다.

    <짜르나예프> 형제가 만약 <알 카에다>나 <체첸> 반군,
    유사한 [이슬람 테러조직]에 감화를 받아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난다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2차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이민자]에 대한 것으로 확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