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8일 "B-2, 평양 주석궁 타격" 황당 제목놀란 가슴에 클릭한 네티즌 "읽어보니 어이상실.."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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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충격적인 제목의 뉴스가 올라왔다.


    [속보] B-2 스텔스 폭격기, 평양 주석궁 타격


    훈련 중이라던 美 폭격기가 결국 '실전'에 투입된 것인가?

    다급한 마음으로 해당 기사를 클릭한 순간, 허탈감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B-2폭격기는 이날 오전 괌의 앤더슨 공격기지에서 출격, 국내의 한 사격장에 세워진 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히 읽어볼 필요도 없었다.

    <조선일보>에서 올린 이 기사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평양 주석궁을 타격했다'는 뉴스가 아니라, "핵무장이 가능한 B-2가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게다가 <조선일보>에서 취재한 내용도 아니다.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것을 그대로 인용한 스트레이트 기사.

    북 측의 '협박성' 성명으로 국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인 와중에,
    <조선일보>는 '전쟁 발발'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낚시성 제목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아마도 수많은 네티즌이 자극적인 제목을 보고 해당 기사를 클릭했을 터.

    기사를 읽고 난 다음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역시 조선일보의 기사는 유익해


    라고 느낀 애독자들은 거의 없었을 듯.

    십중팔구, 자기도 모르게 '육두문자'가 담긴 욕설과 쓴소리를 내뱉었을 것이다.

    김OO = "제목을 찌라시처럼 낚시 목적으로 붙이는 것은 앞으로도 삼가해 주시길. 조선일보 기자가 그 정도의 양식은 있어야겠죠?"

    유OO = "네이버 창에 [속보]B-2 스텔스폭격기, 평양주석궁 타격 <조선일보>라고 떴길래....바로 클릭했더니.....훈련상황이라네요....어이 상실~ 이건 네이버의 낚시인가요? 우리 조선일보의 실수인가요? 독자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는 이런 낚시성 타이틀...정말 수준이하입니다!!"


    상기한 글은 해당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을 추린 것.

    저마다 <조선일보>의 '선정적인 제목 달기'에 실망감과 우려를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자극적인 제목이 도마 위에 오르자,
    <조선일보>는 얼마 뒤 기사 제목을 '[속보] B-2 폭격기, 평양주석궁 타격 가능'이라고 고쳤다.

    [주석궁 타격]이라는 단정적 보도에서, [주석궁 타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수위를 낮춘 것.

    하지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말처럼, 뒤늦은 수정이 뿔난 넷심을 돌이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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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성 제목 철폐" 앞장서온 언론이…


    네이버는 수년간 지속해온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3월 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대신 언론사별로 취사 선택해 구독하는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선정적인 낚시성 제목 때문이다.

    [뉴스캐스트]는 '제목 한 줄'로 독자의 선택을 받는 경쟁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사의 질'보다, 선정적인 제목으로 승부를 보려는 언론사들이 늘어갔다.

    특히 내용과는 관계없는 제목으로 독자들을 유인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뉴스캐스트]를 찾는 네티즌의 불만도 점점 높아져갔다.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네이버는 과감히 [뉴스캐스트]를 버리는 용단을 내렸다.

    이 과정에는 종이신문의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주요 일간지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온라인 매체의 선정적 보도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했던 <조선일보>가, 아이러니하게도 상식 이하의 제목을 단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제목 하나로 클릭수만 늘리면 그만일 수 있다.

    하지만, 얼떨결에 낚여 들어온 독자들은 '그 덕분에' 하루종일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을 터.

    현실적으로 조회수를 무시할 순 없다.

    특히 인터넷 매체의 경우엔 조회수가 회사의 '존폐'를 결정짓는 주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늘어가는 클릭 속에…,

    '안티 조선' 독자들도 함께 늘어간다는 사실을 꼭 되새겼으면 한다.

    이제는 양적인 팽창보다 질적인 성장을 고민해야할 시기다.  

    [뉴스캐스트]가 사리지고 [뉴스스탠드]가 도입되는 등, 온라인뉴스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1등 매체' <조선일보>가 선두에 나서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