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연평해전] '진실'의 미사일로 정확히 타격해 주길..
  • 1. 불안과 불만의 대립


    √ 체제(體制)가 걸린 승부


  • 2013년 벽두부터 대한민국은 은밀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대한민국 진영과 反대한민국 진영에서 작금의 전투적 대립각은 무척이나 예리하다.
    종래 그 어떤 대선에서도 정권을 놓고 투표를 했었지 이번처럼 체제를 놓고 투표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수행평가가 55%로 노무현 당선인(86.6%)나 이명박 당선인(84.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 정권을 두고 투표했을 때에는 설사 자신이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거후 출범한 인수위에 긍정적 시선을 던질 수 있었다. '

    이번만은 다르다.
    지지층들의 마음읽기를 해 보면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 취임식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2017년 대선을 걱정하는 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당선자가 못미더워서가 아니다.
    5년이라는 재임기간에 비해 정리되어야 할 반체제적 요소가 너무나 막대하다는 사실확인 때문이다.


    √ 불안과 불만의 충돌이 보여줄 사상·문화 전쟁


    이번 대선기간을 통해 국민 모두가 체험할 수 있었던 종북성(從北性)의 심화구조는 우리 사회에 퍼진 암세포가 3기를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과연 5년 내에 대한민국이 회복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선거이후 더욱 깊어가는 중이다.

    이렇게 국민의 절반이 불안감을 안고 있는 데 그 반대편의 심중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만감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한 자에 대한 불만, 가진 자에 대한 불만, 강자에 대한 불만들이 인격살인에 준하는 비정상적인 청문회, 무조건적인 재벌과 대기업 때리기, 국가가 망하더라도 우선은 무상복지 관철 등의 심리적 근간이 된다.

    동시에 이 불만의 핵심부는 체제에 대한 불만과 反대한민국, 親북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불안과 불만의 양대 세력은 선거를 통해 서로를 확인했을 뿐이다.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승자인 불안세력의 여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겨우 확인되는 언어가 ‘다행이다’ 거나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의 정도이다.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는 것이다.

    패배한 불만세력은 부정선거 캠페인 같은 이벤트로 역습을 시도 중이다.
    그래서 불안과 불만의 양대 세력은 여전히 대립중이며 전쟁과도 같은 전투모드를 풀지 못하는 중이다.
    단언컨대 이 불안과 불만의 대립은 향후 우리 사회에서 사상·문화전쟁으로 전개될 것이다.

     

    2. 제2연평해전 영화화(映畵化)는

    문화전쟁의 한 단면


    √ 3류 반공영화가 친북 영화판 키웠다

    1월23일자 뉴데일리는 연평해전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학순 감독의 인터뷰를 실었다.
    문화전쟁의 한 단면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문화전쟁을 해 왔던가.

    동족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 그리고 종전도 아닌 휴전이었다.
    전후복구시대의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도 북한 공산 집단에 대한 적개심은 잊지 않으려 애썼다.

    교과서에 반공교육이 강화된 것은 1968년 11월 울진 삼척으로 침투한 공비들에 의해 이승복(李承福)군과 그 가족들이 참살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전국의 거의 모든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이승복(李承福)군의 동상이 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는 이승복(李承福군) 동상이 사라지고 없다.
    교과서의 내용도 형편없이 축소됐다.
    조작사건에 휘말린 이후 10 수년 뒤 조작이 아님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으나 동상들은 이미 철거된 뒤였다.
    누구도 교과서 내용을 복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문화 전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반공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다.

    초기에는 예술성을 살려낸 수작(秀作)들이 제법 있었다.

    2012년에 제작, 상영된, 초대형 블록버스터였으나 흥행실패를 겪었던 영화 알투비(R to B)를 반공영화에 포함시킨다면 해방이후 오늘날까지 총 200여 편에 달하는 반공영화 대부분은 아쉽게도 내용이나 형식미에서 졸렬에 가까웠다.

    특히 70년대 후반부터 제작된 반공영화들은 정권의 입맛까지 고려해 상납용으로 제작되다시피 하면서 철저하게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이러한 사실들은 단순히 영화제작자들의 흥행참패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당한 반공영화나 국가존립을 위해 필수적인 반공문화 전체를 외면하는 풍토를 몰고 왔다.
    악덕업주 몇 사람에 의해 반체제 노조가 양산되듯이 삼류 반공영화 몇 편으로 친북좌익 영화판을 우리가 키워준 셈이었다.


    √ 사실(事實)의 미사일로 정확히 타격해 주기를


    그리고 오늘 우리는 체제를 걸고 투표에서 승리한 18대 대선을 끝내고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사상·문화 전쟁을 논하는 자리에 서 있다.

    김학순 감독에게 결론부터 말하겠다.
    부디 만들려면 잘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만들지를 말라.

    엉터리 삼류 반공영화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머리 위로 대포를 쏘는 것과 같다.

    그 포탄은 결국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진다는 것이 한국 반공영화의 역사가 잘 말해주지 않던가.

    누구나 줄거리를 다 알고 있는 다큐멘터리를 감동적으로 제작하려면 진실을 본질적인 부분부터 캐고 들어가는 시나리오가 필수다.

    팩트로서 감동을 살려내는 일은 고난도 작업이다.
    그러나 그래야만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

    3D로 제작하겠다는 데, 부디 볼거리에만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거대한 명분에 걸맞게 거대한 제작비가 거론되고 대국민 모금에 나서는 모양새로는 걸작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25분에 걸친 함상(艦上) 전투장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당시 대한민국 권력 심장부에서 무슨 대화가 오갔으며 2함대 사령부에서는 어떤 결정들이 이루어졌는지를 취재해서 재구성해야 이 영화가 살아날 수 있다.

    선제공격을 못 하게하고 선미추돌(船尾追突) 대응만 하라는 김대중 대통령 지시에 속수무책으로 북한군에게 당해야만 했던 전투를 어줍잖은 상상력과 일천한 정치감각으로 요리조리 빠지지 말고 사실에 근거한 정직한 디테일 묘사를 화면에 옮기는 것이 이 영화의 생명선이다.

    탈북자들을 취재하면 생생한 북한 해군의 모습도 살려낼 수 있다.

    그 속에는 해군 작전장교들의 인간적 고뇌, 진급에 눈이 멀어 무조건 청와대에 굽신거린 장교도 있을 수 있다. 상상하지 말고 취재해서 조합해서 예술성을 살려내면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다.

    돈 퍼붓는 3D가 아니어도 좋은 것이다.  

    문화전쟁에서는 사실(事實)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부디 사실(事實)의 뇌관을 장착한 영화의 미사일로 우리 사회를 포박한 세력에게 정확한 타격을 가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