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묘지 방문… 李-朴 대통령 재평가도 박근혜 정부 몫朴 전 대통령, 이제 넘어서야 할 존재로…냉정한 평가 필요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 입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 입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첫 여성대통령, 첫 과반대통령, 첫 부녀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처음’이란 수식어가 가득하다.
    온통 전례 없는 일로 탄생 자체가 대한민국의 ‘새 역사’이다.

    그만큼 박 당선자에 거는 기대도 크다.
    75.8%라는 높은 투표열기 속에서 보수후보가 과반 이상의 득표(51.6%)를 얻으며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었다면, ‘중도층’ 상당수는 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박 당선인는 21일 첫 공식행보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시작했다.
    지난 8월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돼 방문한 지 4개월 만이었다. 
    박 당선자는 ‘개혁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 2012. 12. 20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

    박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새 시대’의 동행자들을 연달아 찾았다.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이었다.
    당선인으로서 의례적 방문이 아니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대통합’을 전면에 내건 그였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화해를 넘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한 시대의 ‘거인’들의 공을 높게 사고, 겸허한 자세로 배우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박근혜 정부는 선택받지 못한 절반의 '반대표'의 마음을 얻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주화 세력과 화해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이달 중으로는 광주 5.18 묘지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후보 시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고, 경남 봉하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법안으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법안’도 내놓았다.
    이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로 불이익을 받은 이들의 명예회복 및 보상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功過)의 재평가도 ‘박근혜 정부’의 몫이다.

    독재 논란이 있지만 이승만‧박정희 ‘두 거인’은 우리 사회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끈 리더였다.
    이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건국-6.25전쟁 등 격동의 시기에 북한과는 달리 불완전하게나마 시장경제의 뿌리를 내렸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됐다.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육영수 여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육영수 여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정해야 한다.

    박 당선자는 줄곧 아버지의 후광을 업은 정치인의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치가 나타날 때마다 낡은 정치인으로 비춰졌다.
    아버지의 후광은 그가 새 시대를 여는 새 리더로 거듭나는 것을 가로막는 ‘족쇄’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이제 넘어 서야 할 존재가 됐다.

    박 당선자는 선거를 치르는 동안 국민대통합과 시대교체를 이야기 했다.
    역사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함께 그를 선택하지 않은 1,400만의 국민들이 박근혜 당선인을 '나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때 박근혜 정부는 성공궤도에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