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DJ-노태우 연설 이후 처음, 좌우 대결에 보수층 집결..새로운 역사의 현장
  • 광화문 광장에 나타난 박근혜 후보

    그는 "여러분들이 지나놓고 보면
    지금 이 자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간 현장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박근혜!"를 외치는 함성 속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맑게 개인, 눈 덮인, 싸늘한 광화문 주변을 울렸다.

    趙甲濟

        

  • ▲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지역 대규모 합동유세에서 한 대학생 유세단원이 자신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박근혜 후보에게 건네자 박근혜 후보가 이를 사양하며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지역 대규모 합동유세에서 한 대학생 유세단원이 자신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박근혜 후보에게 건네자 박근혜 후보가 이를 사양하며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이종현 기자


    대선(大選) 운동장에서 勝機(승기)를 잡고 대군중 앞에 선 박근혜 후보의 오늘 모습은 아름다웠다.

    오늘 서울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이순신 동상 쪽으로 걸어가니 광화문 광장이 人波(인파)로 덮여 있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하여 모인 군중이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도 지지자들로 꽉 찼다.
     
    이렇게 많은 유세 인파는 1987년 12월 여의도의 김영삼, 김대중, 노태우 후보 연설 때 이후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통령 선거가 조직 선거에서 선전전으로 바뀌면서 수십 만 명씩 경쟁적으로 군중을 모으던 시절이 지나갔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번 대선이 체제의 명운(命運)을 건 좌우 대결로 갈리니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많이 모인 것이다.
    평소 애국 집회장에서 자주 보던 분들도 만났다.
    박(朴) 대통령을 모시던 경호실 직원 출신 노인들도 보였다.
    특히 서민들이 많았다.
    朴 후보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은 중하층 서민들이다.
     
    오후 3시를 지나 박근혜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단아한 얼굴, 깐깐한 목소리, 정리된 내용이었다.

    그는 "여러분들이 지나놓고 보면 지금 이 자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낸 현장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박근혜!"를 외치는 함성 속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맑게 개인, 눈 덮인, 싸늘한 광화문 주변을 울렸다.
     
    朴 후보는 안철수-문재인을 겨냥하여, 이념과 정책이 다른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이 박근혜를 이기기 위하여 정치공학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요지의 비판을 하였다.
    대중 연설장이니 '야합'이라고 쉽게 규정하면 될터인데 굳이 '정치공학만 생각한다'는 표현을 썼다.
    朴 후보는 정적(政敵)을 비판할 때도 과격한 용어를 피하려고 애쓰는 이다.
     
    그는 오늘 연설에서 '민생(民生)'을 강조하였다.
    선동보다는 설명이 많은 연설이었다.
    가난한 사람, 빚진 사람, 병든 사람들에 대한 공약이 길었다.
    안보에 대한 언급은 없없다.
    "대통령을 잘못 뽑아 5년 동안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였고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을 내세웠다.

    朴 후보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저를 밀어주실 거죠. 믿어도 되겠죠"라고도 했다.
     
    朴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으니, 박정희 대통령의 1963년과 1967년 대통령 선거 유세 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朴 대통령은 유세를 할 때 구체적 사례나 수치를 많이 들었다.
    재미 없는 연설이지만 수십 년이 지나 다시 들어보니 유세 때 약속하였던 것들이 거의 다 실현된 것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그의 연설은 '미래를 위한 증언'이었다.
     
    朴 후보도 오늘 이번 선거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朴 후보를, 소통이 잘 안되는 정치인으로 보는 언론이 많은데, 이는 일면적인 관찰이다.
    현존 정치인중 대중동원력이 가장 센 정치인이 朴 후보이다.
    朴 후보가 나타나면 인파가 몰려 교통이 마비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인, 주부, 노동자, 농민, 생활인들 속에서 인기가 높다.
    사람들은 朴 후보를 통하여 박정희, 육영수를 느끼려는 듯하다.
     
    대선(大選) 운동장에서 勝機(승기)를 잡고 대군중 앞에 선 박근혜 후보의 오늘 모습은 아름다웠다.
    한 70代 기업인은 전철을 타고 왔다면서 "박 후보의 연설을 들으니 朴 대통령 생각이 나서 괜히 눈물이 난다"고 했다.
    '아버지의 딸'이 아버지와는 다른 역사를 만들어가는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