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굴’에 뛰어든 안철수 “속았다”는 비명

    -안철수여,  문재인‧민주당의 ‘쌩얼’을 보라!-

    오 윤 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후보단일화 협상 테이블을 뒤집어 엎었다. 문 후보 진영에서 “안철수가 ‘철수’한다”고 떠벌였다고, 안철수 펀드 모집을 훼방놨다고, 호남의 안 후보 지지자들을 “배신자”라고 비난했다고 발끈하며 안 후보가 “씩씩”대기 시작했다. 서울 거마지역의 독버섯같은 다단계 사기꾼들에게 물린 어리숙한 아르바이트생의 모습이 따로 없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기 전에 민주당과 문 후보의 ‘맨얼굴’을 봤어야 했다.
    문 후보가 어떻게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는지, 문 후보와 대권-당권 담합 핵심인 이해찬 대표가 어떤 곡절 끝에 당 대표에 선출됐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어떤 인물인지, 나아가 노무현 후보가 2002년 단일화 협상에서 어떻게 정몽준 후보를 따돌렸는지 살펴본 뒤 협상에 뛰어들었어야 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안 후보가 천둥벌거숭이처럼 ‘여우굴’에 뛰어 들었다 깨물리고 쥐어 뜯겨 비명을 지르는 것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문 후보 뒤에는 ‘나꼼수’와 ‘모바일’이 있다. 이건 안 후보가 죽었다 깨어나도 가질 수 없는 문 후보만의 고유재산이다. 4월 총선에서 나꼼수의 ‘막말돼지’ 김용민이 “라이스 강간” “xx냄새나는 오징어”로 종말처리장으로 쓸려 내려가는 와중에서 나꼼수와 어깨동무하고 부산 거리를 휩쓴 주인공이 바로 문 후보다. 나꼼수가 서울광장에서 지지자들을 모아 놓고 ‘조’ 퍼포먼스를 펼친 직후다. '조‘는 나꼼수가 입에 달고 다니는 남성 성기 “좆”을 의미한다. 나꼼수와 찰떡 궁합을 과시한 문 후보는 당시부터 명색이 민주당의 대선 유력후보였다. 안 후보에게 나꼼수같은 극악스런 멘토가 있는가?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서 ‘당심’의 버림을 받은 후보다. 진성당원들이 참여한 현장 투표에서는 손학규, 김두관 후보에게 밀렸다. 문 후보를 살려준 건 ‘모바일’이다. ‘모바심’이 없었다면 문 후보는 ‘3등’ 낙선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주당 광주 전남 순회경선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손학규 41.7% - 김두관 24% - 문재인 20% - 정세균 14.4% 순이었다. 그러나 모바일을 깐 순간 3등은 1등으로 올라섰다. 손 후보 등이 한때 경선거부를 선언한 것도 사고뭉치 모바일 때문이었다. 경선대회장에서 대의원들이 이해찬 대표를 향해 물병을 집어 던지고 “사기치지 말라”고 외친 이유도 다 모바일 부정 의혹 탓이었다. 문 후보 진영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모바일’을 대입하려했던 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민주당의 모바일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더 있다. 비례대표 헌금 부정으로 4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가 구속된 양경숙이라는 ‘친노’다. 구치소로 향하면서 얼굴에 덕지 덕지 반찬고를 붙인 얼굴로 등장한 바로 그 여인이다. 양 씨는 검찰 진술에서 공천헌금으로 받은 돈 40억9000만원 가운데 10억원 가량을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경선 때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에 썼다고 밝혔다. 올 6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4월쯤 이해찬 대표쪽 인사인 박 모씨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고 모바일 선거인단 4만여명을 모으는 과정에서 수억원을 썼다고 진술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 역시 문 후보처럼 대의원 투표에서 김한길 후보에게 밀렸다. 그러나 이 대표를 살린 것 또한 모바일이다. 막판 모바일 몰표가 없었다면 이해찬 대표는 존재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박지원 원내대표까지 양경숙의 ‘모바일 부대’ 지원을 받았다니 민주당 선서는 모바일로 시작해 모바일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양씨의 '모바일 선거인단 동원'이 정당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이해찬-박지원은 민주당 모바일 3총사다.

    민주당과 문 후보 진영은 안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에서도 게릴라식 ‘모발심‘을 발휘하다 협상 중단이라는 궤멸적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안 후보 측이 주장하는 문 후보 진영의 불공정행위와 반칙 대부분이 모바일을 이용한 SNS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일방적 협상중단에도 “찍” 소리 못하고 고개를 떨군 문 후보 측 모습이 ’반칙‘을 시인한 것과 다름 없다. .

    안 후보 측이 주장하는 문 후보 측의 ‘반칙’은 대략 네가지다. 첫째, “안철수가 양보한다” “안철수가 ‘철수’한다”는 마타도어다. “‘안 후보는 단일후보가 돼도 무소속으로 남는다. 그러면 민주당은 ”꽝“이다. 당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라’는 문자메시지까지 안 후보측에 의해 적발됐다. 그 수단이 모바일을 토대로 한 SNS다. 문 후보 선대위 시민캠프가 지지자들에게 후보 단일화 여론 조사에 대비, '여론조사 대비-유무선 전화 잘 받아주세요. 외출시 집전화 착신해주세요', '오늘 단일화 관련 중요한 여론조사가 몇 차례 시행됩니다. 긴 내용이지만 중요한 여론조사이니 필히 응대해주시기 바랍니다'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했다.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를 실시한다는 사실까지 미리 파악하고 행동을 지시한 것이다. 이 역시 모바일이다. 무엇보다 안 후보를 자극한 것은 "후보를 양보할 거면서 안철수 펀드는 왜 만드느냐" ”사기치는 것이냐“는 전화 공세다. 그 배후로 문 후보 측을 지목하고 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합의한 순간, 그 결과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민주당 속성을 아는 선거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치까막눈’ 안 후보가 민주당의 노련한 전략과 방대한 조직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문 후보 주변에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유경험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여론조사’라면 “벌떡” 일어날 ‘꾼’들이다. 정뭉준 후보가 땅을 치며 후회한 것도 “여론조사‘다.

    안 후보가 판을 완전히 깰지는 알 수 없다. 결과가 뻔한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도, 그렇다고 독자출마나 출마포기를 택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협상에 나서든 나서지 않든 안 후보가 민주당을 뛰어 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냉정하게 보면 민주당과 문 후보의 ‘안철수 꺼꾸러 뜨리기‘는 정당한 정치활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진영 일각에서 “안 후보가 추락하기 시작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또 깜짝쇼’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과, “정당이 그 정도 활동도 못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안 후보와 문 후보가 뛰어 남을 수 없는 벽이다.

    문-안 단일화는 중대 고비를 맞았다. 협상중단으로 단일화의 타당성과 도덕성 역시 큰 흠집을 입었다. 단일화가 되든 되지 않든 탄력을 회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단일화 협상 중단으로 유권자들이 ‘묻지마 단일화’를 냉정하게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