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별곡' 안무가 출신 연출 "역시 다르네"
  • ▲ 뮤지컬 '쌍화별곡'에 출연하는 주연 배우들.
    ▲ 뮤지컬 '쌍화별곡'에 출연하는 주연 배우들.

    뮤지컬이라고 하면 음악이 중요하다. 그래서 배우들의 가창력과 뮤직넘버는 좋은 작품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종합무대예술인 뮤지컬은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한다.  

    음악으로 사람들의 이(耳)를 붙들었다면 목(目)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화와 드리마는 배우들의 의상, 외모 등으로 충분히 눈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무대예술의 특성상 뮤지컬에서는 배우들의 외모와 의상은 한계를 가진다. 그렇다면 뮤지컬의 쌍화(雙花) 중 나머지 하나는 무엇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1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를 찾았다. 11일 첫 공연을 올리는 뮤지컬 '쌍화별곡'의 주요장면을 미리보기 위해서.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4번출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을 향해 걷다보면 왼쪽에 유니버설아트센터가 있다.

    뮤지컬의 쌍화(두 개의 꽃) 중 하나는 음악...나머지 하나는 안무

    뮤지컬 '쌍화별곡'을 연출한 이란영은 안무가 출신이다. 아니 아직도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다. 실제로 이번 작품이 이란영의 첫 연출작.

    그는 지금까지 안무가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 '햄릿', '피맛골 연가', '몬테크리스토', '영웅', '삼총사' 등의 작푸에 모두 안무가로 참여했다.

    이란영은 2005년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안무상을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더뮤지컬어워즈 2회 연속 안무상을 획득했다.

    그런 그의 연출이라서 그런가 무대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앙상블이 군무를 하는 중에 동일한 동작에서 벗어나 세밀한 개별 동작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세밀하다'는 말이 들어간 이유는 개별동작이 군무의 통일성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벌어지기 때문.

    그 통일성과 깨알같은 섬세한 안무는 하나의 안무를 짜서 배우들에게 학습시키고 그 안에서 배우 개개인들의 신체 능력을 감안해 개별 안무를 짜는 이중작업을 한 결과물이다. 역시 안무가가 연출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세트가 회전을...무슨 초밥집?

    초밥집에 가면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초밥을 먹기위해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뮤지컬 '쌍화별곡'은 국내 최초로 대형 회전무대 2개를 활용한 무대세트를 준비했다. 흔히들 지루한 무대의 장면전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돈을 들였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답은 아니올시다다.

    어차피 영화와 드라마에 비하면 뮤지컬이라는 공연 예술은 무대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펼쳐지기에 장면전환을 기대하는 관객은 크게 없다. 그렇다면 진짜 초밥집처럼 편안하게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말인가?

    의외로 정답에 가깝다. 무대가 회전한다고 영화와 드라마 같은 장면전환 효과는 줄 수 없다. 세트가 회전하는 것은 배우들이 가창에 더 집중하기 위함이다.  

    단체 군무에서 앙상블이 노래를 하거나 주인공이 고음의 뮤직넘버를 소화할 때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창에 집중해야 할 경우가 있다.

    단조로운 움직임에 관객들이 지루해지기 쉽기에 될 수 있으면 움직이면서 노래를 부르지만 분명 멈춰 서서 노래를 불러야 할 때가 꼭 있다.

    뮤지컬 '쌍화별곡'에서 회전하는 무대의 덕을 보는 경우는 앙상블이나 주연 배우가 멈춘 포즈에서 노래할 때 올 수 있는 찰나의 단조로움을 세트가 회전을 하면서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간 무대 공연에서 세트는 사람들의 눈을 붙들어 맨다는 기존 사고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세트의 투자는 뮤지컬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의 귀를 매혹시킨다는 결과가 나온 것.

  • ▲ 뮤지컬 '쌍화별곡'에 출연하는 주연 배우들.

    신라시대 배경, 불교사상...신선한 소재

    뮤지컬 '쌍화별곡'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젊은 시절 원효와 의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주요 내용은 이 두 사람의 꿈, 우정, 사랑이지만 그 기초에는 불교의 가르침, 화랑도 정신 등이 담겨있다.

    실제로 주요 장면 중에는 원효가 의상과 당나라 유학길에 오르다 해골의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의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묘사하기도 한다.

    서양의 공연예술 장르로 뮤지컬은 주로 기독교의 교리를 다뤄왔다. 신라시대와 불교사상이 주요내용이 된 이번 뮤지컬의 소재에서 상당히 신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뮤지컬 보고싶어?...1666-8662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창작된 뮤지컬 '쌍화별곡'은 서울에서 11일부터 30일까지 공연한다.

    이후 내달 6일, 7일 양일간 부산 MBC롯데아트홀에서 공연을 펼치고 20일, 21일 양일간은 대구 천마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공연의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다. 심천 보리극원에서 11월 7일 마지막 공연이 펼쳐진다. 한중수교를 20주년을 기념한 작품답게 중국에서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