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호 스스로 "나는 요리사" 당당히 밝혀 "균형감 살리기 위해 자질구레한 얘기 편집"
  • '리얼 다큐 프로그램'이란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짝'이 출연자들의 거짓 프로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31기 '남자 7호'에 이어, 33기 '여자 3호'마저 '낯 뜨거운' 미공개 프로필이 불거지며 시청자들의 원성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 높은 인기 악용, 쇼핑몰 홍보 줄이어 = '짝'에 출연한 일반인이 특정 상품이나 쇼핑몰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은 이미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다. 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많은 탓에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자, 자신의 신상을 가공해 얼굴을 내비치는 출연자들이 더러 있었다. 그때마다 매의 눈(?)을 가진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심상치 않은 이력을 날카롭게 지적했고 제작진은 서둘러 사과를 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방송 초·중반 발생한 여러 잡음은 오히려 '짝' 제작진에게 몸에 좋은 '쓴약'이 됐다. 제작진은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출연 신청자들의 신상 내역을 검증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했고 녹화 이후에도 출연자들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지속됐다. 그 결과 '짝' 출연진이 가짜 프로필로 도마 위에 오르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짝'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도 상승했다. 매주 방송 시작 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당일 방송분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게시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방송 직후에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단을 '짝' 관련 키워드가 도배를 하는 진풍경이 매번 연출됐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제작진이 방심했던 탓일까? 31기와 33기 애정촌 입주자 일부가 연달아 '직업 논란'에 휘말리며 '짝'은 방송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방송분에 대한 비평보다는 출연자 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공식입장문과 시청자들의 비난 게시글로 어지럽혀 있다.

    ■ 양파녀 '여자 3호' 충격 등장..시청자 멘붕 = 이중 지난 15일 'ROTC 48기 특집' 방송에 출연한 '여자 3호'에 대한 논란이 가장 뜨겁다.

    '여자 3호'는 지금껏 프로필 논란을 야기시킨 그 어떤 출연자보다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요리사'로 출발한 그녀의 이력은 점차 쇼핑몰 피팅 모델, 웨딩 피팅 모델 등으로 발전해 갔다. 급기야 19禁 성인방송에까지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자 3호는 '역대 최고 양파녀'라는 불명예스런 오명을 쓰게 됐다.

    발단은 방송에 소개된 여자 3호의 경력이었다. 여자 3호는 자기 소개 시간에 "지금껏 외길 요리인생을 걸어왔다"며 자신의 직업이 전업(?) 요리사임을 강조했다.

    방송 자막에도 여자 3호는 대학에서 '외식경영'을 전공한 요리사로 소개됐다.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오며 생활력이 뛰어난 편'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지만, 그녀가 거쳐온 다양한 직업들은 전혀 소개가 되지 않았다.

    사건은 방송 직후에 터졌다. 한 블로거가 "여자 3호의 출신이 의심스럽다"며 '요리사'라는 그녀의 직업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

    이 블로거는 "짝 여자 3호의 정체는 평범한 요리사가 아닌, 쇼핑몰 피팅 모델로 보인다"며 그녀의 활동 내역이 담긴 쇼핑몰 홈페이지 캡처사진을 올렸다.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본지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은 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이튿날 여자 3호의 '직업 논란'이 이슈로 떠올랐다.

  • ■ A쇼핑몰, 논란 이후 '열었다 닫았다' 반복 =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벌어진 여자 3호와 쇼핑몰 측의 석연찮은 행보였다.

    직업 논란이 일자 잠시 홈페이지를 닫았던 해당 쇼핑몰은 하루 만에 다시 사이트를 재개하며 홍보 논란을 부추겼다.

    파문이 불거진 뒤 '짝' 제작진이 밝힌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당시 제작진은 다수 언론과의 통화에서 "촬영을 할 때 여자 3호의 직업은 분명히 요리사였다"고 강조한 뒤 "촬영이 끝난 후 지인의 쇼핑몰에서 모델 일을 했다고 전해왔다"는 여자 3호의 해명을 대신 공개했다.

    촬영 당시에는 요리사 일 하나만 했고, 쇼핑몰 피팅 모델은 '짝' 녹화 후에 진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자 3호가 쇼핑몰에서 착용한 수영복에 대한 고객 문의가 6월 18일경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이같은 제작진(여자 3호)의 해명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33기 애정촌은 ROTC 출신 남성 출연자들이 전역한 이후인 6월말에서 7월초에 촬영이 진행됐다. 결국 방송 이후 지인이 운영하는 쇼핑몰을 도와줬다는 여자 3호 측의 해명은 시간적으로 모순이라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이후 여자 3호의 다채로운 경력이 속속 드러났다. 다수의 언론은 그녀가 웨딩 피팅 모델, 성인방송 포스터 촬영 등을 한 전력이 있다며 요리 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음을 밝혔다.

    ■ 코너에 몰린 '짝'..결국 '불방' 결정 = 여자 3호의 어처구니 없는 과거 이력에 '직격탄'을 맞은 제작진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숱한 의혹에도 '사과 표명' 정도에만 그쳤던 제작진은 사상 초유로 '불방' 결정을 내리는 강수를 뒀다.

    "33기 여자3호 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공식입장"

    '짝' 제작진은 출연자 결정과정에서 사전 프로필, 사전 인터뷰, 서류검증(나이, 학력,직업, 혼인여부등) 을 거쳐 공중파 방송 적합성과 진정성을 거듭 확인합니다.

    그러나 본인이 의도적으로 출연의도를 숨기거나 거짓말등을 할 경우에는 확인이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33기 1부 방송후 여자3호의 '외길 요리인생'을 걸었다는 방송내용과는 달리 방송직후 쇼핑몰 모델 활동이 밝혀졌습니다.

    촬영시 입은 옷을 똑같이 입은 쇼핑몰 모델활동 사진을 통해 홍보성 출연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여자3호의 해명과는 달리 성인방송 보조엠씨 활동과 기타 모델활동 등등이 계속적으로 드러나,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자3호의 홍보성출연목적과 거짓말로 인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어 33기 2부 방송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은 매우 컸습니다.

    여자 3호를 제외한 구성으로 마지막까지 완성 편집본을 만들고 방송을 위해 신중한 숙고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여자3호의 프로그램상 내용이 모든 사람들과 관계가 있어 전체 방송 내용이 부실하거나 왜곡될 우려가 있고 진정성면에서도 다른 출연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뼈아프지만 불방을 하는 것이 옳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인생의 배우자인, 짝을 찾기 위한 출연자분들의 진정성과 순수성은 '짝'이라는 프로그램의 물러설 수 없는 본질이자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은 다른 출연자분들에게 정중한 양해를 구하고, 33기 2부방송을 불방, 34기편을 방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작진은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더 이상 순수한 출연자들이 유사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불방을 결정하고, 제작진의 진정성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아울러 여자3호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항상 '짝'을 사랑해주신 시청자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번 일로 가장 피해를 입으신 33기 출연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이깊이 죄송한 마음을 표합니다.

    '짝'은 진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도 '진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더욱 건강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작진은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연자 결정과정에서 사전 프로필, 사전 인터뷰, 서류검증을 거쳐 방송 적합성을 거듭 확인했으나, 결과적으로 여자3호의 다양한 활동 이력이 드러났고 '외길 요리인생'을 걸었다는 방송내용에 상당한 신뢰성 훼손을 가져왔다"며 "여자3호의 홍보성 출연과 거짓말로 인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자칫 짝을 찾기 위한 출연자분들의 진정성마저 곡해될 우려가 있어 뼈아프지만 불방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공언대로 22일 방송에선 기존 '짝' 33기 2부가 아닌, 34기 1부가 방영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본방 사수를 했던 '짝'의 팬들은 33기 2부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자 제작진을 향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당초 원인 제공을 했다는 점에서 과거 경력을 숨기고 방송에 출연한 여자 3호에 좀더 많은 비난의 화살이 꽂혔다.

  • ■ '여자 3호' 충격 반전 "알바 얘기 통편집" = 하지만 22일 또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이번엔 당하고만 있던 '여자 3호'의 반격이었다.

    A쇼핑몰 측을 통해 <뉴데일리>와 통화를 시도한 여자 3호는 "방송 인터뷰에서 파출부, 군고구마 장사 등 오만가지 일을 다 해왔다고 얘기했는데 정작 방송에선 이런 얘기들이 모두 편집되고 요리사 '외길인생'이라는 부분만 부각됐다"고 하소연했다.

    "촬영 전 사전 인터뷰에서도 어릴 때부터 안해 본 일 없이 열심히 일했다고 말씀드렸고, 촬영 중간에도 파출부, 군고구마 장사, 김밥 장사 등 오만가지 일을 다 해왔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런 얘기들은 모두 편집되고 방송에선 요리사 '외길인생'이라는 부분만 부각된 거예요."

    일명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세를 탄 모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며칠째 맹비난을 받으며 코너에 몰린 '여자 3호'가 어쩌면 선의의 피해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3호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SBS '짝' 촬영이 끝난 후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여성 3호의)직업을 그냥 요리사로 명기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봐, 별 다른 생각 없이 승낙한 게 지금과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진 셈"이라며 "당시 한 말을 뼛속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 '외길인생' 발언은 말 실수?? = 또한 여자 3호는 "자기 소개 시간에 '외길 요리인생'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며 "이같은 인터뷰가 처음이라 너무 긴장해서 말이 헛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선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력을 잔뜩 늘어놨지만 정작 본 녹화에서 '외길인생'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렀어요. 속으로 '아차' 싶었지만 그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죠. 자기 소개 시간에 꺼낸 '외길 요리인생'이라는 말이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제가 카메라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해 본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많이 긴장한 탓에 두서 없이 얘기를 꺼냈고, 미처 정리되지 못한 말들이 저도 모르게 막 튀어나온 거 같아요."

    여자 3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요리 외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방송에 비쳐진 여자 3호는 외길 요리 인생을 걸어온 전업 요리사였다.

    게다가 녹화 당시 그녀는 식당 오픈을 준비 중인, 그야말로 초보 요리사에 불과했다. 어쩌면 '창업 준비자'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 법한 처지였다.

    통화 결과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정보'와, 여자 3호의 '실체' 사이에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확신한 본지는 여자 3호의 심경글을 가감 없이 전재했다.

    더불어 '여자 3호' 뿐 아니라 '짝' 제작진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과연 이번 사건이 '여자 3호'만의 문제였을까? 여자 3호의 이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은 제작진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지 않을까?

    ■ 여자 3호 심경고백글에 제작진 "억울하다" 반박 = 여자 3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심경 고백'이 본지를 통해 소개되자, 인터넷상에는 커다른 파장이 일었다.

    한동안 '여자 3호'를 힐난하던 네티즌 중 상당수는 순식간에 제작진에 대한 안티팬으로 돌아섰다. "'짝'이 사실을 왜곡해 방송했다"는 비난글이 각종 게시판에 난무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짝 폐지론'까지 이는 등 '성난 넷심'은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며 제작진을 압박해 갔다.

    '공식 입장문' 외엔 별다른 의사 표명을 하지 않던 제작진이 결국 말문을 열었다.

    '짝'의 남규홍 피디는 본지 보도 직후 전화를 걸어 "무슨 사안이든지 쌍방의 말을 듣고 써야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보도를 해선 곤란하다"며 "'여자 3호'에게 제작진도 완전히 속은 것이다. 우리 역시 출연진 못지않게 억울하고 분통하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에게 제작진도 완전히 속은 겁니다. 자신의 입으로 요리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지금껏 요리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고 말했어요. 사전 인터뷰에서 각종 아르바이트 경력을 말하긴 했지만 흠이 될만한 것들은 전혀 얘기를 안했습니다."

    남 피디는 "여자 3호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프로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간에 당당히 요리 외길인생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며 "본인 스스로 자인한 마당에 더 어떤 검증이 필요하느냐"고 말했다.

    "촬영 이튿날 자기 소개 시간을 갖습니다. 이때 저는 출연진에게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자기 소개 시간입니다. 개인 신상 정보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니만큼 궁금한 것들은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셔도 됩니다. 여러분의 '짝'으로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과감하게 질문을 하세요. 노코멘트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여기에선 모든 사람이 정직하고 투명하게 오픈을 해 주셔야 합니다>란 당부를 꼭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는 ENG 카메라 4대가 버티고 있고, 전 출연진이 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외길인생'이라고 말했어요. 그런 표현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한 모습을 어필했죠."

  • ▲ SBS '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 SBS '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 "균형감 살리기 위해 자질구레한 얘기 편집" = "자기 소개 이후로 여자 3호에 대한 남자 출연진의 호감도가 상승했다"고 밝힌 남 피디는 "그녀가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력을 얘기했지만 애정 전선이나 감정 라인을 짜기에도 버거운 시간에 굳이 이런 직업 경력을 모두 내보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논리적으로 맥락이 맞으면 집어 넣겠지만, 방송의 큰 줄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안 넣는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출연자들을 선별하고 대화를 나눌 때 상당히 많은 분량의 인터뷰 녹화를 합니다. 이것을 편집하는 것은 방송 제작진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저희는 12명 모두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항상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짝에서 중요한 건 사람의 감정선을 살리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특정인이 수만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든 안했든 그게 방송의 큰 맥락과 관계가 없으면 굳이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 방송 시간상 개인이 억척스럽게 한 모든 일을 시시콜콜하게 내보낼 수 있는 여유도 없어요."

    남 피디는 "출연자가 많다보니 최대한 간결하고 깔끔한 편집이 필수"라며 "방송 중 특정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 저희는 객관적으로 편집을 하기 위해 출연자와 적당한 거리를 둡니다. 애정을 한 사람에게만 쏟지는 않아요. 객관적인 사실만을 담아 편집에 반영할 뿐입니다.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게 아니라, 활동이 많았으면 많이 나가고 적게 나가면 적게 나가는 겁니다. 인기가 많은 여자 3호라고 예외일 순 없죠."

    ■ 여자 3호 스스로 "나는 요리사" 당당히 밝혀 = 남 피디는 여자 3호의 직업을 요리사로 명기한 이유에 대해 "그녀 스스로 밝혔고 그렇게 방송에 나가기로 동의했다"며 "여자 3호가 요리사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자 3호가 어쨌든 외길 인생 요리 인생을 걸어왔다고 말했고, 주된 업무는 요리이며, 당시 식당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은 양측 모두가 인정한 사실입니다. 보통 촬영한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나면 출연자 프로필 정리를 합니다. 회사에서 꺼린다는 출연자는 시시콜콜하게 직업을 밝히지 않습니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출연자가 요구를 하면 충분히 들어줍니다. 일일이 확인 전화를 통해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자고 출연자의 뜻대로 정리를 합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시켜서 요리사로 나갔다고요? 분명히 제작진이 직업명에 대해 문의를 했고 여자 3호는 그렇게 하자고 동의를 했어요. 자신이 동의를 했는데, 이걸 두고 제작진이 강요를 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제작진은 여자 3호의 직업에 대해 제안이나 강요가 아닌, '확인'을 한 겁니다. 최종 방송을 앞두고 촬영 이후 출연자의 직업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차원에서 항상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남 피디는 "여자 3호가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이는 '음식점 개업'이란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이 여성에게 '요리'는 주된 업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모델이나 성인방송 출연 경력을 제외하면 그녀를 '요리사'로 부르는 데 큰 장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생업이 고기잡는 사람이냐, 농사를 짓는 사람이냐에 따라 어부 농부가 갈립니다. 이 사람은 분명히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고 따라서 요리사가 맞습니다. 우리는 이 친구가 요리를 하기 때문에 요리사로 정리한 겁니다. 만일 여자 3호의 주된 경제 수단이 모델하는 일과 방송하는 일이었다고 하면 투잡 쓰리잡이 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 분은 그 사실을 오픈하지 않았어요. 방송날 터진 거죠. 그래서 홍보 논란이 일었고 여러가지 오해가 생겼습니다. 결국 때아닌 거짓말 논란까지 낳았구요."

    ■ 알바는 '부업', 요리가 '주업' = 남 피디는 "마치 제작진이 여자 3호의 다양한 경력을 알면서도 '외길인생'이라고 주장했다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며 "편집 과정에 일말의 강요나 억지스러운 부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인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해 여자 3호의 인터뷰 내용이 그대로 나간 겁니다. 마치 제작진이 여자 3호의 다양한 경력을 알면서도 외길인생이라고 주장했다는 논리는 말도 안돼요. 지금까지 특정인에게 강요를 하거나 왜곡을 유도하거나 편집상 몰아간다거나 기타 여러가지 의도로 왜곡 편집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여자 3호의 직업에 대해 요리사로 강요할 이유가 전혀 없고 필요성도 못 느낍니다. 그저 여자 3호가 '모델 일'과 '방송 일'을 한 사실을 까마득하게 몰랐을 뿐입니다."

    남 피디는 "나중에 여자 3호가 주요한 돈벌이 수단으로 피팅 모델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 분의 방송 출연 의도가 방송보다는 홍보라든지, 기타 다른 목적이 강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며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불신을 심어줬기 때문에 '불방'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남 피디는 "출연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러나 왜곡 방송은 절대 아니다. 거듭 확인 작업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방영을 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의 진위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저희의 능력이 모자라서 전지전능하게 처리하지 못한 탓이죠. 능력이 안돼서 100% 검증을 못했을 뿐, 고의적인 누락은 결코 아닙니다. 매사 최대한 노력은 하지만 출연자가 끝까지 밝히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짝' 제작진은 사상 초유의 출연자 직업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해당 녹화분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

    제작진에 따르면 '짝'은 회당 6천여 만원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방 결정으로 '짝'이 입은 유·무형적인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심하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

    이에 제작진은 과거 특정 경력을 숨기고 방송에 출연한 여자 3호에게 책임을 물어 '피해 보상 차원'의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