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이젠 南北 관통할 ‘박근혜 독트린’! 

     

    박근혜의 대변신-적진을 향해 질풍노도의 속도로 돌진하는 ‘몽골 기병(騎兵)’!
    역시 정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적진에서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던 허를 찔러야 감동이 몰아친다.
    대통령 후보 확정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을 골라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의 봉화마을 묘역을 전광석화처럼 참배한 것, 이건 박근혜에 대해 여러 가지로 직성이 풀리지 않아왔던 보수우파는 물론 좌파진영까지 일거에 잠재운 기발한 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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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칠푼이’라고까지 욕해댔던 김영삼을 찾아감으로써 ‘속 좁은 발끈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큰 성과! 아들 김현철이 보는 앞에서 “하여튼 잘하쇼”라고 했다는 YS. 평생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외쳤다는 YS가!

    박근혜가 동교동을 찾아 이희호 여사로부터 “만일 대통령이 되신다면 여성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는, 적극적으로 우호적인 발언을 얻어낸 건 ‘정치는 불가능이 없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나로서는 이희호 여사를 ‘재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예전에 육(영수) 여사님을 만나 뵌 기억이 난다. 국회의원 부인들 다 초대해서 청와대에서 점심을 주셨다. 정말 친절하게 해 주셔서 얼마나 고맙게 생각했나 모른다”고, 역사의 무대로부터 ‘육영수’를 돌연 끄집어낸 이희호. 그게 박정희와 겨뤘던 ‘DJ의 부인’, 그리고 좌파들이 목매달고 있는 ‘DJ의 분신’으로서는 쉽게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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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정치9단 DJ 뒤엔 그렇게 만든 ‘정치 10단’ 이희호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왜 그랬을까? 박근혜의 행보가 민심과 통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세상을 오래살며 정치를 경험하면서 생기는 정치적 혜지! 

    그러나 박근혜는 대선 후보로 정식 데뷔한지 불과 이틀 만에 대선 정국을 확 바꿔놓는데 성공했다해서 남북문제까지 몽골 기병식으로 돌진해 일거에 뒤바꾸겠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 기세에 들떠!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5·24 대북제재조치에 대해 “무책임하게 (해제)하면 안 되지만 어찌 되었든 대화의 통로를 열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북한과)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으냐 하는 생각”이라고 언급한 건 성급했다.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대화’ 자체를 언급한 건 부적절했다.

    왜?

    우선 남북문제야말로 형식과 내용 모두 천금(千金)같이 무거워야하기 때문! 흘러 지나가듯이 툭툭 던져도 되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둘째, 사실 관계도 틀렸다. MB 정권이 천안함·연평도 도발 눈 딱 감고 북한과 대화를 트기위해 류우익 통일부장관을 내세워 ‘방법론적 유연성’까지 들먹이며 추파를 보냈지만 발로 찬 건 북한! 제대로 알고 언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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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가 국내적으로 김대중·노무현 세력과의 대화합을 통해 중도(中道) 유권층을 끌어들여 집권하려는 전략에 대해선 동의할 수 있으나, 그렇다 해서 박근혜가 자신이 나서면 북한까지 끌어들여 대화고 뭐고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박근혜 독트린’이라고 할 만한, 형식과 내용 모두에 있어 향후 남북관계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청사진을 국민 앞에 분명히 내놓고 남북문제에 대해 접근해야한다.

    ‘박근혜 독트린’을 받쳐 줘야할 대들보는 ‘원칙’!

    원칙?

    좌파정권 10년 동안 평화조차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세뇌돼 겁쟁이가 된 국민을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평화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그래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전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

    전쟁을 두려워하면 전쟁이 난다! 이를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 이런 대전제에 대해 중도층의 거대한 각성만 이뤄질 수 있다면 중원(中原)이 박근혜를 향해 크게 이동할 수 있다. 

    그 반대로 DJ·노무현의 햇볕정책으로 회귀해야 중원을 끌어들일 수 있고, 좌파까지 박근혜를 찍게된다고 생각하는 건 박근혜, 그리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악마의 속삭임’이다.

    남북문제에 관한 한 ‘무서운 박근혜’가 돼야 한다. 

    박근혜의 대선 후보 수락연설.

    “저 박근혜,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

    그게 ‘박근혜’인 것!

    그렇다해서 전략적 유연성을 포기해선 안된다. 확고한 원칙과, 원칙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담은 ‘박근혜 독트린! 이게 나와야 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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