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전망 지배적...좌우 진영, 차기 서울교육감 물밑 행보 활발우파 시민단체 움직임 적극적...좋은교육감 추대위 발족좌파 조국 교수 물망, 전교조 인사들 하마평좌우 모두, 본선경쟁력 고려 ‘깜짝 카드’ 가능성
  •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대법관 집단 공백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상고심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지만 좌우 진영 모두 ‘Post 곽’을 염두 해 둔채 물밑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경쟁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판결은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 판결 전망에 대해서는 법조계와 교육계 모두 ‘유죄’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때문에 곽 교육감의 유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우파는 물론 좌파진영도 그의 교육감직 상실에 대비한 보궐선거 준비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우파 시민사회단체들이다. 우파 단일후보 추대를 위한 준비모임도 발족됐다.

    우파 시민단체들은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설립준비위원회(좋은교육감 추대위)’를 구성하고 전교조에 맞설 우파 단일후보 추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2010년 교육감 선거를 통한 ‘학습효과’를 강조한다.

    당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면서 단일화에 성공한 좌파와 달리, 우파는 공식적인 단일후보를 추대하고도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곽노현 당시 후보가 단일화 후, 야권 전체로부터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은 것과 달리, 우파는 비슷한 성향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공멸을 자초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반드시 ‘반 전교조’ 우파 단일 후보를 추대해 표 분산을 막겠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 전략이다.

    특히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단일화 결정에도 불구 출마를 강행하는 우파 후보에 대해서는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 영구 퇴출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현재 우파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줄 잡아 10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2010년 선거에서도 그랬듯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후보들이 단일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마이 웨이’를 택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우파 후보 중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유력후보는 이규석 전 교과부 본부장이다. 곽 교육감 사퇴를 요구하는 교사 1,000인 선언을 주도한 공교육살리기교장연합 김진성 대표도 유력한 우파 후보 중 한 사람이다.

    서울고 교장을 거쳐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을 지낸 이 전 본부장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우파진영의 유력한 후보군이었다.

    당시 이 전 본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갈 준비가 다 됐다며 강한 출마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끝내 출사표를 던지지는 않았다.

    교과부 주변에서는 심각한 후보 난립으로 내홍을 겪고 있던 우파 내부에서 그의 출마를 적극 만류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삼성고와 구정고 교장을 역임한 김 대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7대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2008년 ‘전교조 증후군’이란 저서를 통해 전교조의 반교육적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풍부한 교단경험과 교육행정 분야에 밝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교육계 인사로는 인맥도 넓다는 평이다. 반면 낮은 인지도는 이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들 외에도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협력관, 김걸 전 용산고 교장 등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나오고 있다.

    2010년 당시 공식적인 서울시교육감 우파 단일후보였던 김영숙 전 교장은, 이원회 전 교총 회장과 남 전 협력관 등이 출마를 강행하면서 단일후보로서의 프리미엄을 거의 상실한 채 후보 난립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데 실패했다.

    남 전 협력관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던졌으나 비슷한 성향의 후보가 표를 나눠 가져가면서 고전 끝에 낙선했다.

    김걸 전 용산고 교장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적극적으로 출마의사를 나타냈으나 후보 등록 직전 뜻을 거뒀다.

    이들에 대해서도 낮은 인지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영숙 전 교장과 남 전 협력관의 경우 본선에서의 경쟁력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때문에 지명도와 본선 경쟁력을 고려, 새로운 인물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좌파 진영에서는 전교조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먼저 오르내린다.

    이수호 전 전교조위원장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지만 그 세(勢)는 생각보다 약하다. 종북논란으로 치명상을 입은 통진당과의 관계 때문에 같은 진영 안에서도 거부감이 있다는 관측이 있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출마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교수출신으로는 좌파 정치인들의 멘토인 조국 서울대 교수의 이름이 맨 앞에 올라있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화려한 ‘스팩’을 바탕으로 유력한 대안이란 내부 평가다.

    그러나 본인이 출마에 뜻을 보이지 않아 하마평에 그칠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기존 인사들이 아닌 새로운 인물의 깜짝 발탁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특히 곽 교육감 낙마 후 그에 대한 동정적 여론이 살아날 경우, 그의 공개적인 지명을 받은 인사를 단일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동시선거의 특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