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9단 박지원의 계략>

    

  • 박지원이 박근혜를 향해 ‘정조준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 박지원이 박근혜에게 융단폭격을 가한지 벌써 보름. 새누리당 친박계는 박지원이 왜 때리는지 알지도 못하고 어리둥절, 어안이 벙~벙.

    박근혜의 입인 이정현, “기본 예의가 아니다”? 정치판에서 예의가 어디 있고, 대권 앞에서 체면이고 뭐고 어디 있나? 이런 실력으로 대권 잡겠다?

    김대업 내세워 이회창 물어뜯게 만들어 정권 빼앗고, 이회창 부인이 건설업체한테 돈 받았다고 허위조작해 정권 재창출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예의타령? 새누리당이 아직까지도 순진해서 그런지, 아니면 뭘 몰라서 그런지.

    박지원이 박근혜를 공격하는 배경엔 몇 가지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야당이 이대로 가면 박근혜를 꺾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면? 박근혜라는 대마(大馬)를 공격해 판을 바꿔보려는 것. 왜 대마를 공격해야 한다고 판단했을까?

    대선 때 야당연대로 또 한번 쇼해보려 했지만 통합진보당의 종북 파동으로 그것도 물 건너가고 있고, 안철수는 계속 꿍꿍이로 국민한테 피로감 불러들여 저러다가 확 주저앉는 것 아닌가 초조해지고, 문재인도 계속 헛발질로 거품이 빠지고 있고. 안철수+문재인 단일화도 될지 안 될지 안개 속이고.

    이러다가 게임도 못해보고 시간만 보내다가 박근혜에게 정권을 갖다 바치는 것 아닌가? 박지원은 이런 생각을 하고도 남을 전략가.

    그렇다면 둘러대고 어쩌고 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 아예 박근혜를 대놓고 물고 늘어져야 ‘박근혜 놀이판’을 깰 수 있다고 보는 것. 놀라운 계략(計略)!

    이걸 모르니 새누리당은 멀뚱멀뚱. 세간에선 박지원이 하는 말을 사실로 믿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게 만드는 박지원의 능력!

    박지원은 지난 18일 박근혜를 정조준-박근혜가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를 수차례 만났고, 박근혜가 로비에 작용했다고 물고 늘어졌다. 아니 왜 박지원이 박근혜를?.

    이 때 박근혜의 첫 대응이 매우 중요했다. 말려들지 말고 홱 고개를 돌려 잠시 못 본척했다가, 박근혜가 나설 게 아니라 ‘박지원 킬러’를 내세워 박지원의 치부를 집중 공격했어야.

    그러나, 박근혜는 대번 박지원을 검찰에 고소. 박지원의 의도대로 판을 더 키워준 것-완전히 박지원의 계략에 휘말려들어 간 것.

    박지원의 이어지는 맞대응, “흥미진진하다.” ‘증거’가 있다고 협박도. 억, 증거? 있을까? 증거가 있어 그런다고 보는가!

    당연히 별다른 증거를 박지원은 갖고 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 ‘증거가 있다’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게 해 세간의 의혹에 불을 더 확확 붙이고→불이 붙으면 ‘증거를 밝히겠다’고 더 세게 나가 판이 더 커지게 만들고→잠시 숨 고르는 척 했다가 이젠 챙길만큼 챙겼다!, 슬쩍 빠져 나가버리는 ‘시간차 공격 전술’-전형적인 DJ식 네거티브 수법. DJ를 연구하다보면 그의 ‘수제자’ 박지원이 보인다.

    박지원이 박근혜를 공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누리당 친이계 대선 후보들을 측면 지원하는 것! 말하자면 친이계의 대리전! 적의 적은 우군(友軍).

    가만히 지켜보니까 친이계가 박근혜를 공격해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으니, 옆에서 툭툭 지원 사격하는 것. 박지원이 완전국민경선제를 법으로 만들자고 나온 것도 친이계 대리전!

    박근혜를 공격해 ‘박근혜 표’가 야당으로 가지는 않더라도 친이계 대선 후보 쪽으로만 몇 % 이동해가도, 야당으로선 박근혜를 꺾을 수 있는 대박을 터뜨리게 되는 것. 정치9단!

    그래서 박지원은 계속 강공-박근혜 주변에 ‘7인 원로회의’(김용환 최병렬 김용갑 김기춘 강창희 현경대 안병훈)있다? ‘7인 원로회의’라고 이름까지 만들어 공격하는 걸 보면 박지원, 정말 대단한 ‘계략남(男)’.

    그 정도 되니까 굴러들어간 박지원이 동교동계 권노갑 한화갑 다 물리치고 천하의 DJ의 눈에 들었던 것.

    박지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친박계 조직이었던 ‘희망포럼’을 5년 만에 다시 끄집어 내 사조직이라고 낙인찍으며 불법 사전 선거운동했다고 공격→박근혜의 올케, 변호사 서향희가 홍콩으로 연수 가는 것을 포착해 “(박근혜가) 주변 정리를 하는 것 같다”고 물고 늘어지고.

    5년 전 한나라당이 이명박·박근혜 간 경선이 절정에 이를 때, 이해찬의 고백,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왜 그런 얘기를 했을까?

    박근혜가 ‘다면적(多面的) 정치’를 하지 않고 오로지 직구만 던지는 스타일인 걸 알기 때문. 단언컨대, 박지원은 박근혜를 향해 엄청난 네거티브 보따리를 풀어 결정적으로 폴싹 주저앉히려 할 것! 결정타를!

    이회창한테 했던 것처럼. 두 번이나.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 /전 문화일보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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