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아우디 등 강세…신차 대거 발표벤틀리, 마세라티에 상당한 관심 모여…판매 이어질 지는 미지수
  • 부산 모터쇼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수입차. 하지만 수입차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었다. 여기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관람객과 언론 눈길 ‘확’ 잡아 끈 ‘럭셔리 브랜드’

    그 중에서도 부산에 첫 선을 보인 마세라티와 벤틀리, 메르세데스 벤츠의 SLS AMG 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인 마세라티는 그랜드투어러(GT. 장거리 여행에 알맞게 고성능, 고출력에다 편안한 승차감을 가진 차)에 특화된 브랜드다. 마세라티는 이번 부산모터쇼에 콰트로포르테 GT S 어워드 에디션, 콰트로포르테 S, 그란투리스모 MC 스트라달레, 그란카브리오 스포츠를 전시했다.

  • ▲ 부산모터쇼에 첫 출품한 마세라티 부스. 단 4대를 전시했음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 부산모터쇼에 첫 출품한 마세라티 부스. 단 4대를 전시했음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마세라티의 콰트로 포르테와 그란투리스모, 그란카브리오는 슈퍼카는 아니지만 호화스러움의 극치를 달린다. 차 가격도 보통 2억 원을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최근 케이블 채널 등을 통해 “월 99만 원으로 마세라티 99년 역사의 주인공이 되라”는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마세라티는 조만간 부산 지역에 전시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인 (주)FMK 관계자는 “최근 한국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영남 지역이 무시 못할 시장이 되어 감에 따라 모터쇼에 본사 고위층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 ▲ 마세라티의 언론 프레젠테이션 모습.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마세라티 측도
    ▲ 마세라티의 언론 프레젠테이션 모습.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마세라티 측도 "놀랐다"고 했다.

    실제 24일 프레스 데이에는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움베르토 마리아 치니(Umberto Maria Cini)와 이탈리아 본사 임원들이 프레젠테이션을 맡고 포즈를 취했다.

    FMK의 김영식 전무는 “부산 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경남지역에서도 마세라티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옆에 부스를 마련한 벤틀리의 인기도 마세라티 못지않았다. 벤틀리는 고급 세단인 플라잉스퍼 W12와 초호화 쿠페 컨티넨탈 GT W12를 전시했다.

  • ▲ 마세라티 바로 옆 벤틀리 부스. 그 호화스러움이 지나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 마세라티 바로 옆 벤틀리 부스. 그 호화스러움이 지나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벤틀리 컨티넨탈 플라잉스퍼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로 현존하는 4도어 세단 중 가장 빠르다. 한국에서는 560마력의 벤틀리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와 610마력의 벤틀리 컨티넨탈 플라잉스퍼 스피드가 판매되고 있다.

    벤틀리 측은 “부산 전시장 개장을 앞두고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영남지역 고객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지역에서 벤틀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 벤틀리의 호화 쿠페 컨티넨탈 GT W12. 벤틀리 관계자는
    ▲ 벤틀리의 호화 쿠페 컨티넨탈 GT W12. 벤틀리 관계자는 "운전하기 더 없이 편하다"고 전했다.

    팀 맥킨레이 벤틀리 모터스 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영남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벤틀리도 이번 201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1:1 VIP 프리젠테이션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벤틀리의 매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틀리 측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하게 차를 둘러보고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수입차 시장의 강자,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이런 럭셔리 브랜드가 ‘드림카’라면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독일차들이다. 부산 모터쇼에서도 독일차들은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독일차의 고향인 바이에른주 경제사절단들도 독일 브랜드를 둘러보며 큰 관심을 표했다.

  • ▲ BMW의 자매 브랜드 '미니'의 부스. 미니 한 대가 떡하니 벽에 붙어 있다.
    ▲ BMW의 자매 브랜드 '미니'의 부스. 미니 한 대가 떡하니 벽에 붙어 있다.

    자매 브랜드인 ‘미니’와 함께 1,200cc 급 신형 오토바이, 신형 6시리즈 쿠페, 고성능 세단 F10 M5 등 27대의 차량을 선보인 BMW는 9종류의 신차를 내놓는 등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BMW의 신차들을 보면 하이브리드와 함께 신형 디젤엔진을 내세우는 분위기였다.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320d 스포츠와 525 하이브리드가 전시장에서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했다.

  • ▲ BMW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신차 '640 그란 쿠페'. 최근 쿠페형 세단의 인기에 맞춰 출시된 듯 했다.
    ▲ BMW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신차 '640 그란 쿠페'. 최근 쿠페형 세단의 인기에 맞춰 출시된 듯 했다.

    전시장 중앙은 신형 640 그란 쿠페가 차지하고 있었다. 기존의 6시리즈가 2도어 4인승 쿠페 형태인 반면 신형 640 그란 쿠페는 4도어 쿠페로 국내에서 상당한 호평을 얻고 있는 폭스바겐의 CC, 아우디의 A7, 메르세데스 벤츠의 CLS 등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모델로 보였다.

    젊은 층과 여성은 물론 중장년층에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미니 또한 전시장이 마련됐다. 벽면에 떡 하니 붙여 놓은 미니는 전시장 속 쿠페, 3, 5시리즈 등과 함께 보는 이의 시선을 끌었다.

  • ▲ BMW가 새로 선보인 F10 M5 세단. 고성능 세단으로 웬만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 BMW가 새로 선보인 F10 M5 세단. 고성능 세단으로 웬만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BMW는 이처럼 다양한 신차를 통해 2012년에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굳힌다는 게 목표다. 지난 2월 23일 BMW 코리아는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총 판매목표를 3만2,000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BMW 2만6천여 대, 미니 6천여 대를 팔겠다는 것이다.

    BMW가 국내 시장의 선봉으로 내세울 모델은 신형 3시리즈. 23.8km/ℓ의 연비와 4,000만 원대 가격으로 국내 중형 세단까지 잠식하겠다는 계획이다.

    BMW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메르세데스 코리아 또한 부산 모터쇼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벤틀리와 마세라티를 마주보는 자리에 전시장을 차린 메르세데스는 벤틀리 옆으로는 걸윙 도어(차문이 위로 열리는 방식)가 특징인 슈퍼카 ‘SLS 6.3 AMG’를 전시했고, 신형 ML63 AMG는 마세라티와 마주보도록 배치했다. 앞 쪽으로는 출시 후 매달 50대 가량 판매된다는 하드탑 로드스터(2인승 컨버터블) SLK가 지붕을 연 채 관람객을 맞이했다.

  • ▲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랑 'SLS 63 AMG'. 걸윙 도어가 눈길을 끈다.
    ▲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랑 'SLS 63 AMG'. 걸윙 도어가 눈길을 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벤츠 디자인 총괄 담당자에 오른 허버트 리(한국 이름 이일환)가 직접 나서 신형 ML 클래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신형 ML클래스를 소개한 허버트 리는 “디자이너들은 ML 클래스를 보다 남성적이고 강인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 ▲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날 처음 선보인 신형 M클래스. 일반적인 M클래스와 ML63 AMG가 함께 출시된다.
    ▲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날 처음 선보인 신형 M클래스. 일반적인 M클래스와 ML63 AMG가 함께 출시된다.

    메르세데스는 올해 국내에서 2만2천여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1년 마이바흐까지 포함해 1만9,542대를 판매했던 아쉬움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판매가격을 낮추는 대신 다른 형태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디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업체 중 판매대수로는 3위지만 부산 모터쇼에서의 인기는 최고였다.

  • ▲ 폭스바겐 부스에 출현한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들. '경성대 전지현'도 눈에 띠었다.
    ▲ 폭스바겐 부스에 출현한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들. '경성대 전지현'도 눈에 띠었다.

    폭스바겐은 부산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경성대 전지현’으로 잘 알려진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치어리더 김연정 씨를 초청하는가 하면, 전시장 부스를 ‘클럽’처럼 꾸며 함께 즐기는 모터쇼로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클럽’은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 DJ 챔피언을 차지한 ‘DJ 판돌’이 진행을 맡았다.

    이처럼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겠다’는 폭스바겐은 올해 판매대수 목표를 2만 대로 잡았다. 한국 시장 공략의 선봉에는 미국에서 들여올 ‘뉴 파사트’다. 동급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는 ‘파사트’는 2008년 열린 연비대회에서 49km/ℓ의 연비를 보여 화제를 낳기도 했다.

  • ▲ 폭스바겐 부스에 출현한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들. '경성대 전지현'도 눈에 띠었다.

    최근 젊은이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아우디는 부산 모터쇼에서 신차 Q3 공개와 함께 ‘데일리 슈퍼카’로 세계 333대만 한정판매되는 R8 GT 스파이더를 전시했다.

    아우디가 국내에 내놓은 Q3는 2.0리터급 CUV다. 작은 크기지만 트렁크의 용량은 460리터에 달하고, 뒷좌석을 접으면 수납공간이 1,365리터까지 늘어난다.

  • ▲ 전 세계에 333대 한정판매하는 아우디 R8 GT 스파이더. 독일 바이에른주 경제사절단들은 직접 앉아보며 탄성을 질렀다.
    ▲ 전 세계에 333대 한정판매하는 아우디 R8 GT 스파이더. 독일 바이에른주 경제사절단들은 직접 앉아보며 탄성을 질렀다.

    Q3는 2,000cc TDI 디젤 직분사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뿜어내 0-100km/h 가속에 8.2초, 최고속도 212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최신 콰트로 시스템을 조합해 평균 연비도 14.1km/l(복합연비 기준)로 좋은 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연비가 16.2km/l까지 올라간다.

  • ▲ 2012년 아우디가 한국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세우기로 한 CUV 'Q3'. 작지만 수납공간이 넓은데다 성능과 연비도 뛰어나다.
    ▲ 2012년 아우디가 한국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세우기로 한 CUV 'Q3'. 작지만 수납공간이 넓은데다 성능과 연비도 뛰어나다.

    Q3라는 신무기를 내놓은 아우디 측은 올해 판매 목표를 1만3천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트레버 힐 아우디 코리아 사장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수입차 시장점유율 10% 달성’이라고 한다. 아우디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2010년 8.75%, 2011년 9.85%였다.

    독일차 ‘수입차 시장 10년 강자 없다’ 징크스 넘어설까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독일차들은 이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독일 브랜드들은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 절대 강자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1990년대 중반 국내에 수입차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는 크라이슬러와 포드, GM이 시장을 과점하다시피 했다. 당시 미국 브랜드들은 문화적인 친근함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치솟은 기름값과 경쟁자들의 ‘네거티브 마케팅’ 등은 미국차 브랜드의 몰락을 가져왔다. 미국차들은 이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강자’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차의 자리를 대신한 것이 바로 일본차였다. 일본차는 ‘저렴한 가격’과 함께 ‘정숙성’, ‘내구성’ 등을 무기로 한국 수입차 시장 1~2위를 석권했었다. 그 중 도요타와 렉서스는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들도 ‘시장 수위권’이라는 달콤함에 젖어 ‘원가절감’과 매년 가격을 올리는 ‘배짱 마케팅’을 벌이다 2009년 말 ‘대량 리콜’을 하게 되면서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이후 일본차 구매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지금까지도 과거의 전성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이 자리를 메운 것이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었다. 이들은 조금 다르게 접근했다. 가격을 낮출 수 없다면 ‘동결’하기로 했다. 대신 AS나 차량 정비, 유지 등에서 수익을 얻는 방법을 택했다. 마케팅 대상도 그 이전 미국차나 일본차의 타겟이었던 ‘성공한 중장년층’을 벗어나 ‘젊은 층’에 어필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3년 넘게 독일차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중이다.

    하지만 일본차와 미국차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일본차는 국산 중형차 가격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있고, 미국차는 고객이 중고부품이나 애프터마켓에서 산 부품을 갖고 와도 공임만 받고 수리해주는 등의 ‘서비스 전략’으로 조금씩 호평을 얻어가고 있다.

    반면 ‘1브랜드 다수 딜러’ 체계를 갖춘 독일차에서는 소비자 불만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불량 딜러의 사기 판매’ 사례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독일차들도 저러다 추락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같은 수입차 시장의 징크스와 함께 자동차 브랜드 간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결국 웃는 건 소비자들이니 그저 재미있게 관전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