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노동당, 경제기관, 근로단체 간부들과 담화를 하면서 "전당, 전군, 전민이 국토관리총동원운동을 힘있게 벌이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공개한 김 1위원장의 담화로는 두 번째다.

    북한은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하여'란 제목의 이 담화를 김정은의 `강령적 노작(勞作)'이라고 찬양했다.

    사실상 북한 전역에서의 `삽질'을 명령한 이 노작은 지난 8일 국토관리총동원운동 열성자대회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북한은 이날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최영림 내각총리,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리명수 인민보안부장, 김기남, 문경덕 노동당 비서,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토관리총동원운동열성자대회를 열었다.

    김 1위원장의 `국토건설' 노작이 발표되고 국토관리 일꾼들의 대회가 열린 이후 북한 전역에서는 삽질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수도 평양을 일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1위원장은 노작에서 "평양시를 혁명의 수도로, 웅장화려하고 풍치수려한 세계적인 도시로 훌륭히 꾸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평양시에서는 요즘 도로주변과 녹지에 잔디와 여러 종류의 지피식물을 심고 가꾸는 데 힘을 넣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17일에는 "평양시를 원림녹화가 잘된 공원 속의 도시, 세계적인 도시로 꾸리기 위한 시민의 열의가 대단히 높다"며 "시 중심부에 멋있는 주택구획이 생겨나고 녹지 조성과 나무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도 치산·치수를 비롯해 각종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함경북도 청진시는 포항구역 중심부에 7∼18층 아파트 2천 가구를 건설하고 있다.

    16일에는 평안북도 곽산간석지 2계단 건설과 대계도간석지 내부망 공사가 완공돼 이날 최영림 내각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이 열렸다. 관도와 달양도, 외장도와 내장도 등 여러 섬을 연결하는 수천 m의 구간에 방조제를 쌓아 1천600정보(1천587만㎡)의 새 땅이 생긴 것.

    물길 공사와 강하천 정리, 둑 보수공사도 한창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황해남도에서 자연흐름식 물길 공사가 힘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 물길 공사가 완공되면 전기를 전혀 쓰지 않으면서 강령, 옹진군을 비롯한 여러 군의 수만 정보의 논밭에 물을 충분히 대줄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 전날 조선중앙TV는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개천-태성호 기본물길로부터 여러 농장에 관개수를 보장할 수 있는 자연흐름식 물길을 새로 완성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신의주 지구의 신도2호제방과 경원군의 안농호안 등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제방(둑), 호안에 장석 입히기 공사를 진행했으며 수백 정보의 호안림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북한 전역에서 나무심기를 비롯한 원림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1위원장은 노작에서 간석지 개간, 토지정리사업, 물관리사업과 함께 산림조성 및 보호관리사업을 통한 수림화·원림화 등을 강조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벌거숭이산들을 10년 안으로 수림화하는 것을 비롯해 나라의 모든 산을 황금산, 보물산으로 전변시키기 위한 산림조성사업과 보호관리사업이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김 1위원장의 `국토관리' 지시 집행을 위해 곳곳에서 각종 공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김 1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하고 북한 주민에게 가시적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안정적인 통치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북한 전역에서 각종 공사를 벌이는 것은 일종의 내부 다잡기 성격"이라며 "김정은이 식량난 등 경제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 리더십을 확보해나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