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주말 좌파 성향 연예인·기획자 총 동원, 지지세력 총결집언론노조 후원 등 특정 야당 지지 성향 묻어나…선관위 예의주시
  • 나꼼수 멤버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 갑)의 저질 막말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나머지 나꼼수 멤버(김어준·주진우)들과 좌파 시민단체들이 7일 서울광장에 집결한다.

    4·11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지지세를 총결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12총선유권자네트워크라는 단체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피플파워 기획 주관)의 이름은 ‘개념찬콘서트 바람(風)’.

    좌파 성향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와 최근 좌파 연예인으로 사찰 논란을 일으킨 김제동·YB(윤도현) 등의 소속사 사장인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가 기획자로 나섰다.

    기획자와 출연자의 성향이 뚜렷한 만큼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 지지율 박빙의 혼조세에서 대규모 행사를 통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을 위한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견해다.

    기획자의 김영준 대표에 따르면 5회째인 개념콘서트를 대선이 있는 연말까지 30여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공연으로 확대 할 계획이다.

  • 이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공연 콘셉트는 ‘투표 독려’다. 하지만 공연 내용 곳곳을 보면 20~30세대의 지지율이 높은 야당을 옹호하는 내용이 묻어난다.

    7시 본 공연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최근 파업 중인 일부 언론사 노조 기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리마켓’이 열린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이들 노조 기자들을 위해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정당의 승리를 촉구하는 듯한 ‘잘놀면 이긴다’는 구호를 붙인 본 공연에서 출연자들의 발언도 주목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달 23일 김해에서 시작해 부산, 창원, 대구 등 4곳에서 이미 공연을 벌인 바 있다. 이 공연에서 김제동 등 출연자들은 수위를 넘나드는 정치적 발언으로 선관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번 서울 공연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선거법에 위배되는 발언이 있을 경우 처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기 때문에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특별 단속을 준비 중이다. 이번 개념찬콘서트도 수만명의 참석이 예상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 또 노이즈마케팅? 김제동 공연 불참…왜?

    이번 서울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지방 공연에 주연으로 활동했던 방송인 김제동의 불참이다.

    공연 주최 측은 “김제동은 이번 서울 공연에는 함께 하지 않는다. 법륜 스님과 함께 진행하는 ‘청춘 콘서트’ 미국 공연의 출연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최 측은 김제동이 출국 직전 촬연한 인터뷰 영상을 공연장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김제동씨가 ‘코미디 같은 현재의 상황과 관련하여 그 어디에서 밝히지 않았던, 가장 솔직한 심경 고백을 담았다’고 인터뷰 영상 촬영 소감을 전했다”고 밝혔다.

    연예인 사찰 파문의 중심에 선 김제동의 불참으로 오히려 젊은 세대의 반감을 불러 일으켜 공연 흥행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합법·불법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사찰 문제의 당사자인 김제동이 이에 대한 언급을 한다면 또 다시 이 문제가 왜곡 보도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김제동 등 소위 좌파 연예인들은 선거철마다 노이즈마케팅을 일으키며 선거에 영향을 끼쳐왔다.

  • ▲ 4.11 총선을 앞두고 선거철마다 야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연예인 노이즈마케팅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서울광장에 모인 박원순 당시 후보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김제동 씨. ⓒ 자료사진
    ▲ 4.11 총선을 앞두고 선거철마다 야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연예인 노이즈마케팅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서울광장에 모인 박원순 당시 후보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김제동 씨. ⓒ 자료사진

    다음은 김제동을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이 최근 주요 선거에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다.

    √ 2009년 10.28일 재보궐 선거

    선거 직전인 10월 방송인 김제동은 ‘KBS 스타골든벨’에서 손석희 교수는 ‘MBC 100분 토론’에서 각각 하차했다.

    당시 좌파 매체들은 ‘이념 성향에 따른 외압’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선전에 나섰지만, 밝혀지거나 드러난 사실은 없었다.

    하지만 핵심 승부처인 수원 장안 지역구에서 투표 직전까지 우세하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가 이찬열 민주통합당(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역전당하는 등 전체 재보선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 2010년 6.2 지방선거

    이때도 김제동이 ‘한건’ 했다. 선건 하루 전날인 6월1일 김제동 소속사(다음기획)은 “케이블 방송인 Mnet의 ‘김제동 쇼’에서 자진 하차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연예인이 ‘방송에서 하차한다’는 보도자료를 스스로 배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다, 시점 자체도 선거 전날이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특히 다음기획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이유로 방송을 연기했다”며 방송사를 비난하고, ‘정치적 외압설’을 제기했다. 방송사(Mnet)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부 매체는 외압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김제동과 각별한 관계인 가수 윤도현 역시 앞서 5월21일 노무현 추모콘서트 무대에서 자신의 방송 하차(2008년 11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대해 정부 개입을 시사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 지방선거는 야권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 2010년 7.28 재보궐선거

    지방선거가 끝나고 바로 다음 달 시작된 재보권선거구도에서 방송인 김미화는 선거가 있는 7월 ‘KBS 블랙리스트’를 터뜨렸다.

    김미화가 7월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 참 슬픕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는 삽시간에 정부 개입 외압설로 번졌다.

    여기에 현재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문성근과 배우 권해효도 여기에 동조, 마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 있는 것 같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이 역시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다.

  • ▲ 특정 정치성향을 곧잘 밝혀온 방송인 김제동은 그동안 선거철마다 눈에 띄는 행동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사진은 투표율이 최대 쟁점이던 지난 10.26 재보선 당시 방송인 김제동 씨가 트위터에 올린 투표 인증샷. ⓒ 캡쳐화면
    ▲ 특정 정치성향을 곧잘 밝혀온 방송인 김제동은 그동안 선거철마다 눈에 띄는 행동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사진은 투표율이 최대 쟁점이던 지난 10.26 재보선 당시 방송인 김제동 씨가 트위터에 올린 투표 인증샷. ⓒ 캡쳐화면

    √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김제동은 선거일 당일 트위터를 통해 “닥치고 투표. 저 누군지 모르겠죠. 흠흠”라는 글과 함께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당시 선거의 핵심이었던 서울시장 재보선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이미 김제동의 정치 성향이 뚜렷하게 알려진 가운데 나온 인증샷은 선거법 논란을 빚었고 논란 자체로 여권에 불이익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 선거철만이면 등장하는 연예인 노이즈 마케팅, 언제까지 속을 건가?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게 연예인 노이즈 마케팅이다. 특히 김제동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차례 ‘대박’을 터뜨렸던 소재이기도 하다.

    선거 결과의 칼자루를 쥔 젊은 유권자들은 정책 공약보다 감성적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특히 연예인의 방송하차나 출연금지 등 보이지는 않지만 권력의 중심으로부터 짓밟히는 ‘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슈는 특히나 동정심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연예인 효과를 경험한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도 연예인 노이즈 마케팅을 시작하는게 아닌가 한다”며 “근거 없는 의혹을 부각시켜 마치 정권의 외압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20~30대 유권자들의 표심이 결정적 당락을 좌우하는 최근 선거에서는 여권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