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백종규씨 가족 등 탈북자 5명 비밀리에 입국한-중 정상회담서 李 대통령 요청 실현, 릴레이 귀환 기대감
  •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달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자료사진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달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자료사진

    3년 가까이 중국 베이징 총영사관에서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탈북자 가족들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제기한 요청이 실현된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국군포로 고(故) 백종규씨의 가족 3명 등 탈북자 5명이 지난 1일 비밀리에 입국했다.

    이번 탈북자 귀환은 중국 당국이 북송이 아닌 제3국 추방 형식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당국자는 “중국이 선양(瀋陽)과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2년 이상 장기간 억류돼 있는 탈북자 7명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한국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각지에 분포한 탈북자들의 줄줄이 귀환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탈북자 문제에 많은 배려와 관심을 갖고 한국 측 입장을 존중해서 원만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언한데다, 최근 북-중간의 불편한 관계도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에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탈북자 귀환 조치는 이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우리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의 한국행을 허용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는 한국·일본 등 외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한국행을 허용했지만, 북한의 반발 이후 이를 극히 제한해왔다.

    이번에 입국한 백종규씨의 가족은 친딸 영옥(47)씨와 외손녀(21)·외손자(17) 등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