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도 없는 ‘읍참마속’이 웬 말이냐” 반발도
  •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내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의 대대적 물갈이론이 제기된 이후 해당지역에 포진해 있는 친박계 의원들이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역 교체율이 예상외로 높게 나오면서 ‘TK발 물갈이’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감돌았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정당 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언급, 친박계를 포함해 당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강력한 인적쇄신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여의도연구소가 공개한 ‘현역의원 교체 평가기준’ 파문이 더해지면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주성영 의원은 4일 “비대위에서 나오는 ‘TK 물갈이설’이 섭섭하긴 하지만 그게 민심이자 국민의 상식이다. 5개월간 대구에 있어보니 시민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만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결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최근 대구 4선 이해봉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 “그분은 가지 않은 길을 떠난 것으로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의 한 중진의원은 “방향이야 그런 (물갈이) 방향이 맞지만 좀 더 세련되게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도권 초선인 손범규 의원도 MBN ‘뉴스광장’에 출연, “(친이계가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에) 친박계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명제가 설립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당 전체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부터 개혁해야 할 곳은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박계 내에서 불출마 선언이 상당 부분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반발도 적지 않아 논란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대구의 한 중진 의원은 친이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친박계의 ‘용퇴’나 ‘읍참마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그건 반대”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람마다 다 상황이 다른데, 한나라당의 이미지가 나빠지게 된데 대해 책임이 큰 사람을 책임을 지워야지, 그동안 숨죽여 산 친박계가 무슨 죄를 지은 것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다른 TK 지역 의원도 “박 위원장이 ‘친박 읍참마속’ 차원으로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기준에 따라 옥석을 가리면 거기에 승복하는 거지, ‘TK가 먼저다, 친박이 먼저다’ 이런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