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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측 무기고에서 견착식 지대공미사일 스트렐라(나토코드 SA-7 그레일) 5,000기가 사라졌다”고 밝혀 그 행방에 서방진영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반군 측에서 무기관리를 담당하는 모하메드 아디아 장군은 이날 벵가지의 한 무기고에서 열린 무기 해체 행사 중 기자들에게 “2만여 기의 스트렐라 미사일 중 국가과도위원회(NTC)가 500여 기를 찾았지만 지금도 5,000기의 행방을 여전히 알 수 없다. 일부는 외국의 엉뚱한 곳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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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아 장군이 밝힌 바에 따르면 카다피 정권은 과거 스트렐라 휴대용 대공미사일 약 2만여 기를 소련과 불가리아로부터 사들인 바 있다. 이 중 1만4,000여 기 이상은 이미 사용했거나 파괴됐거나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문제는 나머지 6,000여 기 중 5,000여 기가 사라졌다는 점.
아디아 장군의 발표는 지난 9월 29일 <CNN>이 보도한, 방치된 상태의 러시아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CNN>은 보도에서 일명 ‘이글라’로 불리는 SA-24 Grinch(9K338 Igla-S) 휴대용 대공미사일이 내전 상황 때문에 말 그대로 ‘나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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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무기고를 수색하던 중 이글라의 러시아 명칭인 '9M342'라는 상표가 붙은 상자 하나가 발견되었으며, 총 4,890 발의 미사일이 든 2,445개의 상자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의 관리 하에 있는지, 알려진 것 외에 얼마나 많은 양이 더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어느 하나도 제대로 파악된 사실이 없다”고 전한 바 있다.
<CNN>은 물론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 같은 카다피군의 휴대용 대공미사일 분실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지난 4월 초 리비아 내전이 계속되던 때 알 카에다가 ‘이글라’ 미사일과 ‘스테렐라’ 미사일을 입수했다는 첩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미 상당량의 카다피 측 무기가 현금이 급한 반군 세력에 의해 이란을 스폰서로 하는 헤즈볼라나 하마스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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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라’는 미국의 ‘스팅어’ 미사일과 비슷하다. 열추적 미사일로 명중률이 높고 휴대가 간편해 헬기나 수송기 등에는 매우 치명적이다. ‘스트렐라’ 미사일은 현재 북한군이 사용 중인 ‘화승총’의 원형 모델이라 볼 수 있다. 구식이기는 하나 헬기처럼 저속, 저고도로 이동하는 항공기 공격에는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만약 급진과격세력이나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집단이 이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갖추게 될 경우 서방 항공기를 겨냥한 '미사일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은 리비아 무기의 중동지역 확산을 우려해 NTC 측이 모든 비축 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