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 여성 이상형 ‘배용준ㆍ송승헌’ “처벌 감수하고도 한국 영화CD 돌려봤다”
  • ▲ 사진 = 박인호 데일리NK 대표, 김화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박정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 협력연구위원, 김선영 탈북 대학생.(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 사진 = 박인호 데일리NK 대표, 김화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박정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 협력연구위원, 김선영 탈북 대학생.(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북한에서 한국은 ‘썩어 병든 사회’라고 배웠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나 라디오를 듣고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탈북 대학생 김선영(22)씨는 29일 북한전략센터 주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북한에서도 한국 드라마나 라디오는 인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 노래 등을 접하게 되면서 북한 당국이 ‘우리를 속였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게 됐다”며 “그때부터 자유로운 한국을 동경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지난 2005년 어머니를 따라 북한을 탈출했다. 탈북 직후 먼저 중국으로 건너간 뒤 2008년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평양이나 청진 같은 대도시의 청년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말과 패션, 스타일 등을 따라하는 것이 유행이다”면서 “심지어 (한국 학생들처럼) 삐뚤게 쓰는 글씨모양까지 흉내낸다”고 말했다.

    그는 “내 친구 중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기도 했다. 그러다 (북한 규찰대에) 걸리면 원래 내 머리라고 둘러댔다”며 "젊은이들 사이에 한류열풍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북한에서 있을 당시 한국영화 중에서는 ‘엽기적인 그녀’를 가장 재밌게 봤다고 한다. 특히 드라마 ‘가을동화’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드라마 주제곡을 따라 부르는 주민들의 수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최근 만나본 한 탈북자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 중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를 즐겨봤다고 한다. 여기에 나오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인기가 절정이라고 알려줬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영화를 보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관련 CD를 여러 사람이 돌려보고 있다”며 주민들이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한국 드라마와 라디오를 챙겨듣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한국 드라마 등을 보다) 북한 당국에 걸리면 심한 고문과 처벌을 받게 되지만, 그걸 감수할 만큼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이 간절한 젊은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송이나 라디오 못지않게 한국에서 날라오는 ‘삐라’(전단)도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삐라의 재질이 비나 눈에도 썩지 않고, 불에 타지도 않으며 색깔도 화려해 남한의 기술력에 감탄했었다”며 당시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