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지경부와 공동으로 제작한 전투복 보급 개시“치수, 기능성, 활동성 근 40년 만에 대폭 개선된 것”
  • 야전활동에 적합하고 적외선 감시도 일부 피할 수 있는 신형 전투복이 오는 10월 1일부터 전군에 순차적으로 보급된다.

    국방부는 29일 “금번 건군 제63주년 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디지털무늬의 차세대 신형 전투복을 장병에게 보급한다”고 밝혔다.

  • ▲ 신형 전투복을 착용한 장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현용 전투복이다.
    ▲ 신형 전투복을 착용한 장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현용 전투복이다.

    국방부는 “신형 전투복은 국방부와 지식경제부가 MOU를 체결, ‘차세대 국방섬유 개발 협력사업’으로 위장 패턴, 소재 분야 민간 전문가와 교수들이 공동개발한 4계절용  ‘고 기능성 섬유소재’를 사용했다. 군 전투력 향상과 장병들의 생활편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급되는 신형전투복의 개선내용을 보면 크게 위장 패턴과 소재, 활동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다. 눈으로 보기에 가장 큰 차이점은 상의를 바지 밖으로 내어 입는다는 점과 디지털 픽셀 패턴의 위장무늬를 채용한 점이다. 주머니도 직선형이 아니라 전투 중에도 불편함이 없는 사선형으로 만들었다. 바지 허리에는 고무밴드를 넣어 몸에 잘 밀착되도록 했다. ‘링밴드’라 부르던 것도 바지단에 아예 넣어버렸다. 계급장이나 부대마크 등은 벨크로(찍찍이)로 탈부착이 가능토록 했다.

  • ▲ 신형 전투복이라 해도 위장무늬가 다르다. 왼쪽은 육군용, 오른쪽은 해병대용이다.
    ▲ 신형 전투복이라 해도 위장무늬가 다르다. 왼쪽은 육군용, 오른쪽은 해병대용이다.

    국방부와 개발자의 설명에 따르면 위장 패턴의 경우 미군이 사용 중인 위장 패턴보다 조금 더 향상된 디지털 픽셀(Fixel) 패턴을 사용했다. 새로운 위장 패턴을 찾기 위해 항공 및 위성촬영에 의한 포착을 피하고자 한반도 지형과 기후 특성을 파악하고, 적외선 반사기능을 보다 향상시켰다. 그 다음 디지털 패턴과 추상형 패턴 중 어떤 위장 무늬가 더 효과적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10미터 거리에서 야시경으로 측정하는 시험도 했다고 한다.

    소재는 기존의 전투복에 비해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건조시키는 소재(흡한속건: 吸汗速巾)를 사용했다. T/C(면-폴리에스텔) 혼방 소재지만 신축성 소재를 넣어 구김이 적고 오래 가도록 만들었다.

    신형 전투복은 장병들의 활동성 강화를 위해 디자인도 크게 바꿨다. 포복이나 전진무의탁 사격, 유격 훈련, 태권도 등의 과격한 신체활동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만드는 게 우선과제였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건국대 i-Fashion 의류기술센터에서 서울대, 동서울대학 등과 함께 우리 장병 체형에 맞는 ‘인체공학적 전투복 설계’를 하고, 지금과는 다른 ‘신형전투복 사이즈 체계’도 개발했다.

    먼저 활동성과 착용감 향상을 위해 324명의 장병의 신체를 3차원 정밀 인체스캐너로 측정해 일반적인 장병들의 체형특성을 분석했고, 3차원 전투 동작분석(사격 5가지 자세, 수류탄 투척 3가지 자세, 총검술 1가지 자세, 유격 4가지 자세, 각개전투 4가지 동작과 가동범위 측정 등), 착용평가를 통한 전투복 맞음새(Fitting) 등을 평가했다.

    또한 ‘내 몸에 옷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옷에 내 몸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의 전투복 치수체계도 장병들의 실제 체형에 적합하도록 치수체계(상의 44개, 하의 40개)를 세분화했다. 이는 민간 고급 정장의 치수체계보다도 세분화 된 수준이다.

    신형 전투복 개발자 중 한 명인 건국대 박창규 교수는 “지금 보여드린 전투복은 최종본은 아니다. 이번에 개발된 신형 전투복은 올해부터 전군에 순차적으로 보급하고,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민간섬유기술을 반영해 소재와 디자인 등을 매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향후 특수임무 수행 장병들을 대상으로 불에 타지 않는 난연성 소재의 전투복 보급을 위한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장병들이 착용하는 얼룩무늬 전투복은 1990년 11월 민무늬에서 얼룩무늬로 패턴을 바꾼 것이다. 해병대는 별도의 위장무늬 전투복을 민간에서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이들 전투복 모두 소재나 착용성은 1973년 이후 거의 개선되지 않아 기능성과 활동성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 ▲ 캐나다군이 채용한 CADPET 위장무늬의 효과. 왼쪽 아래에 군인이 숨어 있다.
    ▲ 캐나다군이 채용한 CADPET 위장무늬의 효과. 왼쪽 아래에 군인이 숨어 있다.

    신형 전투복에 적극 채용된 디지털 픽셀 위장무늬는 캐나다군이 채용한 ‘CADPET’ 무늬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후 美해병대 ‘MARPET’ 무늬의 위장효과가 우수하다는 게 밝혀지면서 현재 세계 강대국들은 디지털 픽셀 위장무늬를 채용하고 있다. 

    이번 신형 전투복 개발에는 건국대 박창규 교수과 국민대 전성모 교수, 동서울대 최정미 교수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