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산하 전문가들 최종 결론
  • 유엔 안보리 1718위원회(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이 아닌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VOA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유엔 전문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에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1세대 원심분리기와 2세대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장비를 입수했다.

  • ▲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자료사진
    ▲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자료사진

    칸 박사는 우라늄 농축 기술을 판매하는 암시장을 운영하면서 북한과 이란, 리비아 같은 나라들에 관련 기술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칸 박사의 기술을 복제하거나 2세대 원심분리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설계도를 개발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칸 박사로부터 원심분리기 조립과 가동, 보수 유지에 관한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말 방북했던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면서, 원심분리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 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북한이 최근에도 해외에서 원심분리기 핵심 부품을 조달하려 시도했다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들은 또 지난 2009년 4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착수해 영변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북한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유엔 전문가들과 핵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 측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면서, 북한이 수 년 또는 수 십 년에 걸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어 북한이 핵 물질이나 생산 수단을 다른 나라에 넘길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핵 분열성 물질을 비밀리에 다른 나라에 넘길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북한의 극심한 외화 부족을 여러 가지 동기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에 관계된 북한 기업과 개인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 탄소강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등 원심분리기 핵심 품목의 북한 판매를 금지하고, 유엔 회원국들과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에 관한 정보 공유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23일 열리는 안보리 회의에 이 보고서를 제출해 공식 문서로 채택할 예정이지만, 중국이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