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선교 단체, 국민 비난에도 정부와 대립하며 합리화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선교활동도 성경에 나와 있나
  • 최근 ‘여권법 개정’을 놓고 일부 개신교 선교 단체와 외교통상부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외통부는 ‘일부 선교단체가 법으로 선교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에까지 몰래 들어가 외교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국민들마저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교단체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정부 권고도 무시하는 일부 해외선교단체

    개신교 선교단체(이하 선교단체)와 외통부 간의 갈등은 이미 해묵은 문제다. 2000년 7월 카자흐스탄, 2004년 8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대규모 선교 퍼레이드를 벌이는가 하면, 2006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1000여 명 이상이 참여하는 ‘선교 축제’를 공개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이때마다 외교부와 갈등을 빚었다. 2007년에는 ‘전쟁 상황’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학생 선교단을 보냈다 이들이 탈레반에 납치돼 2명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때를 기점으로 선교단체들의 해외파견이 주춤하는 듯 했으나 잠깐이었다. 중앙아시아의 ‘스탄’ 국가는 물론 중동 국가들에도 선교사와 선교단체 파견이 줄을 이었다. 대학생 선교활동도 계속됐다. 해당 국가 정부에 적발되어 추방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결국 외통부는 2009년 8월 22일 ‘위험 지역에 대한 선교팀 파견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선교단체들에 보냈다. 선교단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외통부는 다시 ‘위험 지역에 한해 선교 활동을 선별적으로 제한하겠다’라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슬람 국가 등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추방된 국민은 한시적 출국 금지나 여권 발급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선교단체들이 보인 반응은 ‘기본권 침해’라는 반발이었다. 이와 함께 ‘선교팀 파견 자제 요청은 신중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정도의 의견 표명이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선교단체들은 지금도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에 선교단을 파견해 매년 수십 명이 쫓겨나 외교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거부감 불러일으키는 개신교계의 ‘전투선교’

    문제는 이런 해외 선교활동으로 인해 해당 국가에 머무르는 다른 우리 국민들까지 의심을 사고 위협을 받는다는 점. 하지만 선교단체들은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별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분노한 재외국민들이 ‘정부에서 선교를 제한해 달라’고 계속 민원을 제기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국내 정서 상 ‘신성불가침 영역’인 종교계와의 마찰을 우려한 탓인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선교단체의 행태는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 버스터미널, 역사 등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팻말을 들고 막무가내 선교를 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각 가정마다 문을 두드리고, 문이 잠겨있지 않으면 무조건 안으로 들어오려는 ‘선교자’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국민들은 이 같은 일을 수십 년 동안 겪으면서 ‘개신교계’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 신앙이 절대적으로 맞으니 무조건 믿으라’면서 이를 거부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둥 온갖 악담을 퍼붓는 사람들이 꽤 있다 보니, 거부감과 불신이 크다. 일부 국민들은 이런 개신교의 선교활동을 ‘전투선교’라고, 개신교를 ‘개독교’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개신교가 성경에 충실하다면

    이런 이유로 국민들은 지금 외통부와 개신교계 선교단체가 벌이는 대립에서 일방적으로 외통부의 편을 들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아예 출국금지를 시켜 버리라’는 말까지 한다. 한국 근대화와 독립운동에 도움을 줬던 개신교가 어떻게 하다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됐을까. 그 답은 개신교계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재벌에 버금가는 재산을 축적한 일부 대형교회, 신도 수로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는 일부 목회자, ‘신앙’을 앞세워 타인의 주장을 억누르려는 사람들, 정치와 언론, 법률에까지 개입하려는 종교단체들의 모습은 성경에 있는 신과 예수의 ‘말씀’과는 크게 다르다.

    특히 예수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라며 세속적인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 했건만 지금 한국 교계는 이를 실천 못하고 있다. 성경 속의 도덕적인 인물들을 생각나게 하는 교인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많은 개신교인의 기도 내용은 ‘시험에 합격하게 해 달라’ ‘돈 많이 벌게 해 달라’는 식의 ‘기복신앙’으로 변했다. 그러면서 타인에게는 ‘성경’ 구절을 말하며 ‘모범적이고 타인에게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개신교계에 국민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여기다 2007년 전 국민들을 분노케했던 '샘물교회 선교단'의 피해자 가족들이 2010년 7월 '정부가 재외국민보호 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3억 5,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벌인 뒤에는 개신교계에 대한 거부감이 분노와 혐오로 바뀌었다.

    한 개신교인에게 이런 문제와 ‘전투선교’ 등을 거론하며 비판하자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성경의 말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노력한다면 타인에게 자기 신앙을 강요할 겨를이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자기 스스로를 성경 말씀대로 바꾸며 살아가기도 힘든 게 요즘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이 성경 구절처럼 생활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 스스로 그에게 매료돼 신앙을 가지려 할 겁니다.”

    지금 외통부와 ‘여권법’ 문제로 다투는 선교단체가 ‘성경 구절’대로 스스로에게 엄격하면서 이타적인 태도를 갖는다면 자신의 신념과 신앙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지금과 같은 선교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