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세력 대거 참여한 ‘커널 Thin TV’ 인터넷 방송국 개국 준비문성근 씨, 1월 19일 김대중 도서관서 ‘민란 프로젝트’ 실행좌파, 2012년 대선승리 위해 ‘진보대통합’ 내걸고 '작업' 활발
  • 지난 11월 G20 서울정상회의를 방해하려다 실패하고, 北의 연평도 기습도발 이후 숨어버린 듯 했던 좌파 진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현재 ‘물밑’에서 2012년 대선을 위한 방송국 개국, ‘단일정당 창당’ 등 ‘진보 대통합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TV서 활동 중인 ‘커널 Think TV’, 방송국 개국 준비 중

    최근 들어 좌파진영이 가장 열심히 준비 중인 사업으로는 ‘커널 Think TV 개국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 얼핏 보기에는 좌파 진영과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2011 어드보커시 역량 강화 워크숍’, 그리고 문성근 씨가 주도하는 ‘민란 프로젝트’다.

  • ‘커널 Think TV 개국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은 현재 아프리카 TV에서 시험방송 중인 ‘커널 Think TV’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으로 만들기 위한 기금을 모으는 행사다. 오는 18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커널 Think TV’ 측은후원 행사와는 별도로 ‘펀드’라는 명목으로도 후원금을 받고 있다. 목표액은 3,000만 원.

    ‘커널 Think TV’측은 행사 초대장에서 “방송장악, 미디어 악법 강행, 보수종편 시대 탄생 등 대한민국의 진실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 엄혹한 시기에 민주진보진영을 대변하는 방송이 되고자 Think TV가 범민주진보방송의 첫 걸음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빛과 진실’은 프로그램 진행자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현재 ‘Think TV’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김형주 시민주권 사무총장이 진행하는 ‘대한민국네이션 2’, 親盧웹진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前대표가 진행하는 ‘천안함의 눈물’, 이상현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이 진행하는 ‘진보하나로’, 정봉주 前의원이 진행하는 ‘시사정설’, 前한명숙 TV의 PD였던 최용안 씨가 진행하는 ‘대박이의 시사펀치’ 등이 있다.

    親盧-좌파 인사들이 주축인 ‘Think TV’

    김형주 사무총장이 소속된 ‘시민주권’이라는 단체는 이해찬 前총리, 한명숙 前총리, 황인성 前시민사회수석 등이 공동대표이며,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가 자문위원장, 김두관 경남지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시인 노혜경 씨, 배우 문성근 씨, 최민희 前방송위원회 위원, 조기숙 前홍보수석 비서관(現이화여대 교수), 백원우 의원, 유시민 前보건복지부 장관, 정연주 前KBS 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웹진 서프라이즈는 지난 정권에서는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던, 대표적인 ‘親盧 매체’다. 그 대표였던 신상철 씨는 작년 3월 천안함 사태 직후 ‘좌초설’을 제기했던 장본인이다.

    이상현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민노당 대변인 출신이다. 그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보대통합 시민회의는 지난 12월 29일 좌파 진영과 민노당, 민주당 인사들이 모여 만든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를 줄인 말이다. 이 ‘시민회의’는 2012년 ‘진보 정권 창출’을 목표로 뭉친 단체다. 

    문성근 씨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민란 프로젝트’

    한편 이와 별개로 親盧연예인인 문성근 씨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전국을 돌며 ‘야권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한다. 그가 주도하는 사이트와 단체의 이름은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www.powerofthepeople.kr)’, 부제는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다.

  • ▲ 대구에서 열렸던 '민란 콘서트' 당시 공연 장면. 죽창을 든 공연자 뒤로 '쥐를 잡자'는 현수막이 보인다.ⓒ
    ▲ 대구에서 열렸던 '민란 콘서트' 당시 공연 장면. 죽창을 든 공연자 뒤로 '쥐를 잡자'는 현수막이 보인다.ⓒ

    문 씨가 ‘국민의 명령’이라며 주장하는 것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야당 전체를 모아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 이를 통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승리, ‘민주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현재 야당들이 자신의 당리당략 밖에 모르는 자들이므로 국민들이 나서 ‘민란’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 씨는 이를 위해 직접 전국을 돌며 회원들을 모으고 있다. 1월 12일 현재 5만9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민란 콘서트’라는 이름의 ‘민중대회’를 열기도 했다.

    문 씨는 오는 1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김대중 도서관에서 ‘1차 100만 민란 프로젝트’를 열 계획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486운동권’ 정치인으로 유명한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 등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親盧세력인 문성근 씨가 무슨 민란인가 뭔가를 일으킨다는데 이자들이 진짜 민란 일으키면 어떻게 하느냐, 국정원과 경찰은 뭐하느냐, 불안하다’며 그의 움직임을 우려 섞인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가 주최하는 ‘워크숍’의 한국 강사들

    한편 ‘좌파 활동’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는 행사도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2011 어드보커시 역량 강화 워크숍’이 그것이다. 이 ‘워크숍’은 ‘아름다운 가게’가 주최하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가 파트너 단체로 지원하다보니 우파진영에서는 행사 자체에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의 광고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어드보커시’란 ‘특정 이슈나 정책을 추천하거나 대중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어드보커시’의 뜻은 ‘다수 집단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 워크숍에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 전문가들을 초청해 ‘어드보커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국제 어드보커시 활동’에 대해 배운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워크숍 강사 중에는 4대강 사업 반대 언론보도에 등장하는 박창재 환경운동연합 생태사회국장과 2008년 촛불난동 당시 주모자로 지목됐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당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도 포함돼 있어, 우파 진영에서는 워크숍을 주최하는 의도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좌파 진영의 ‘나눔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불과 3개 단체의 활동만으로 어떻게 좌파 진영 모두를 설명하느냐"고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행사에는 야당 정치인부터 지난 정권의 실세들까지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이 단체들의 활동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 ▲ 대구에서 열렸던 '민란 콘서트' 당시 공연 장면. 죽창을 든 공연자 뒤로 '쥐를 잡자'는 현수막이 보인다.ⓒ

    '연대회의'는 2001년 2월 27일, 전국 211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발족했다는 ‘연대회의’는 총선연대를 모태로 한 개혁연대준비위원회와 경실련이 주축이 된 한국시민단체협의회가 통합된 단체다.

    이들이 원래 주력하던 사업은 ‘시민사회단체 활성화’와 ‘지방자치개혁’, 그리고 ‘정치제도 개혁’이다. 이 중 ‘정치제도 개혁’에는 언론정책도 포함돼 있다. 지난 정권들에서는 정부 등의 도움으로 큰 힘을 얻었던 사업들은 현 정부가 들어선 뒤 힘을 많이 잃었지만 ‘시민사회단체 활성화’ 사업은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이들이 자체사업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좌파 진영과 親盧진영 등 자칭 '진보진영'이 교류할 수 있는 '터'를 제공하는 것. 실제 이곳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정책모임, 정보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연대회의'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의 '이름'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정권에서 자주 내세웠던 ‘민족’ ‘자주’ ‘민주’ ‘통일’ ‘평화’ 등의 이름을 가진 단체는 거의 없다. 대신 ‘나눔’ ‘시민’ ‘기부’ ‘국제구호’ ‘정의’ ‘사회통합’ 또는 구체적인 단체설립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서술형 이름’의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물론 단체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대로다.

    답답한 점은 이런 단체들에 대한 정부와 기업들의 지원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좌파 활동에 참여하는 일부 ‘재단’들은 분명 종북좌익 성향을 띠고 있음에도 ‘불우이웃 돕기’ 형태의 목적을 내세워 정부 기금을 지원받거나 기업 후원금을 받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이후 청와대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나눔’과 ‘기부’에 집중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가운데 좌파 진영의 이 같은 ‘변신’에 청와대와 대기업들이 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