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과천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해 청계산으로 달아났던 7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 9일 만인 15일 포획됐다.

    이효원 서울대공원장은 "직원 2명과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수색조가 청계산에 올라가 전날 이수봉에 추가로 설치해 놓은 포획틀 4개 중에서 '넘버4' 포획틀에서 오전 8시30분께 '꼬마'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곰의 몸 상태는 포획틀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한 탓인지 오른쪽 네번째 발톱이 깨지고 피가 난 것 외에 다른 외상은 없어 상당히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마취 후 보온담요와 그물망으로 감싼 채 들것에 실려 차량으로 대공원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곰은 정밀 검진을 거쳐 우리로 옮겨 안정을 취하게 한 다음 16일부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포획된 곳은 서울대공원의 포획작전 구역 내로 이수봉에서 청계사 방향으로 남측 200m사면으로, 14일 대공원측이 추가로 설치한 4개 포획틀 중 한 지점이다.

    등산로에서 40여m 벗어나 주변에 낙엽이 흩어져 있고 경사도가 70도에 달하는 급경사 지역으로 등산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꼬마는 처음에는 과천 약수터 인근까지 왔으나 국사봉과 이수봉을 주무대로 옮겨 다녔고 청계산 쪽으로 내려가는 계곡에서 빈번하게 출몰한 것으로 파악됐다. 곰사에서 포획된 곳까지 거리는 약 3㎞된다.

    서울대공원측은 이날 오전 경기 지역은 이번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여 마취제가 얼어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물로 녹여 곰을 마취하는 등 이송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탈출 후 '꼬마'는 청계산 청계사의 매봉, 이수봉, 국사봉을 종횡무진하며 잇따라 목격됐으며 13일 오전 이수봉 정상 매점을 다녀간 흔적이 확인된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서울대공원은 탈출 당일 1시간20분이 지나서야 소방서에 신고하고 재빠른 '꼬마'의 속성을 간과해 자체포획에 나섰다가 허탕만 치자 9일부터 포획작전을 수색에서 유인으로 바꿨다.

    수색 포획팀은 9일 국사봉과 이수봉, 매봉을 잇는 트라이앵글 지역에 포획틀 3개를 설치하고 12일 '꼬마'의 흔적이 발견된 국사봉 반경 500m 지점으로 포획틀 위치를 전진 배치했다.

    13일 오전 이수봉 정상 매점에서 다녀간 흔적이 추가로 발견되자 14일 청계사와 이수봉 주변에 포획틀 4개를 추가로 놓아 모두 7개의 포획틀로 '꼬마'를 유인해왔다.

    '꼬마'는 2003년 9월생으로 그 이듬해 9월 말레이시아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들여왔으며, 무게 40㎏에 몸집이 60~70㎝으로 사람 나이로 15살에 해당하는 어린 곰이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탈출과정의 과실이 있는지 조사한 뒤 과실로 드러나면 관계자를 징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