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용 땅굴 외에 해저 시설 굴착에 활용 가능성북 기술로 건설 가능...위성으론 존재 파악 못해
  • 북한이 1970년대 스웨덴, 스위스 등으로부터 수입한 수백대의 자동굴착기(TBM)가 남침용 땅굴 외에 해저핵시설 건설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북한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해저 핵시설’은 핵폭탄의 100배가 넘는 파괴력을 가진 수소폭탄 실험용이다.

  • ▲ 자동굴착기 TBM.ⓒ자료사진
    ▲ 자동굴착기 TBM.ⓒ자료사진

    위키리크스는 최근 2008년 9월 26일 중국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이 작성한 외교전문을 통해 북한의 해저핵시설의 존재에 대해 폭로한 바 있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상하이 현지의 한 북한 전문가가 당시 미 영사관 정치-경제 담당관과 만나 6자회담과 관련된 의견을 나누던 중 북한의 비밀 해저핵시설 존재를 밝혔다.
    북한 관계자는 당시 "북한이 2008년 5월 6자회담 의장국이었던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가 '불완전한' 것이었다"라며 "중국은 북한이 연안에 비밀 해저핵시설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전문이 작성된 2008년 9월은 북한이 6자 회담의 2단계 비핵화 합의를 파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자진신고를 철회한 뒤 감시단을 철수시키던 시점. 해저 핵시설은 북한의 IAEA 신고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북한이 이전까지 신고한 핵시설은 중수로와 플루토늄 농축 시설로 비교적 규모가 커 인공위성으로 식별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해저핵시설은 우라늄 농축보다도 고난도 기술인데 북한에 과연 그런 게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북한 영변 핵시설 수준을 고려할 때 믿기 어려운 얘기"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역시 한국이나 미국의 전문가들도 예측을 훨씬 앞서간 수준이었다”며 “북한이 해저핵시설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한국에도 수십 대밖에 없는 TBM을 북한은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이 남침용 땅굴 공사에 동원됐다고 보이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해저핵시설 건설에 동원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TBM 한 대는 하루에 폭2.5m, 높이 2.5m의 땅굴을 약 30m씩 굴착할 능력을 갖고 있는 장비이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그들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수소폭탄 제조를 준비해왔다”며 “플루토늄과 우라늄 핵무기 기술이 합쳐지면 수소폭탄 개발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소폭탄은 핵폭탄보다 더 가공할 무기로 그 존재 자체가 위협이 된다”라며 “해저핵시설에 대해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