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축제 중 발생한 압사사고의 사망자 수가 400명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9시30분께 프놈펜 시내 바삭강 위의 작은 섬인 코픽섬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적게는 349명이, 많게는 39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소 755명이 부상했으며 확인된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은 없다고 키에우 칸하릿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밝혔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참사는 폴 포트 정권이 붕괴된 이후 지난 31년 동안에 발생한 최대의 비극"이라며 이번 사고로 적어도 349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고는 3일간 진행되는 연례 물 축제 '본 옴 뚝(Bon Om Touk)'의 마지막 날인 22일 축제 행사인 보트경기를 보려고 코픽섬에 몰려든 수천 명의 사람들이 경기 직후 섬과 육지를 잇는 좁은 다리 위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서로 밀려서 쓰러지고 밟히면서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빠져나가려 사방으로 미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깔리고 다리에서 떨어져 강으로 빠졌다.

    팔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27세 여성 체아 스레이 락은 자신은 간신히 빠져나왔으나 바로 옆에서 쓰러진 약 60세로 보이는 여성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밟혀서 숨졌다며 "현장에서 죽는 줄 알았다. 힘센 사람들은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여성과 아이들은 숨졌다"고 오열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하고 바삭강에서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 작업을 계속 중이며, 프놈펜 최대 병원 중 하나인 칼메트 병원 등은 이송된 부상자들로 가득 차 복도에서 치료를 받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훈센 총리는 오는 27일을 희생자들을 기리는 국가적 애도일로 선포하고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또 외국 투자자들과 관광객들에게 이번 사고로 캄보디아 방문을 피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사망자에게는 장례비로 500만리엘(약 140만원), 부상자에게는 100만리엘(약 28만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본 옴 뚝 물축제는 매년 우기가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로, 이번 축제를 보기 위해 약 200만명의 인파가 프놈펜에 몰렸을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이번 참사는 지난 2006년 1월 12일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에서 362명의 이슬람 순례자들이 숨진 사고 이후 가장 큰 압사 사고로 기록되게 됐다.

    이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번 사고로 인한 "비극적인 사망과 부상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을 대신해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장관은 이달 초 캄보디아 방문에서 캄보디아인들의 "강함과 끈기"를 자신이 직접 확인했다며 "캄보디아인들이 힘을 합해 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