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달라지는 국방예산 ⓶방위력 개선비 분석거창한 무기 보다는 당장 필요한 무기도입에 예산 배정
  • 2011년 국방예산은 천안함 사태를 통해 군이 배운 교훈을 반영하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 중에서도 방위력 개선비 부문은 그동안 비교적 등한시되어왔던 감시정찰 및 통신 시스템 확보와 연구개발비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2011년 국방예산 중 방위력 개선비는 모두 9조6,613억 원. 이미 진행 중인 187개 사업에 9조5,560억 원, 23개 신규 사업 진행에 1,053억 원을 투자하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크게 ▲감시 정찰 및 C4I 분야 ▲기동 및 화력, 탄약 분야 ▲함정 분야 ▲항공기 분야 ▲정밀 타격 무기 및 특수무기 분야 ▲연구개발 분야 등으로 나뉜다.

    감시 정찰 및 C4I 분야는 천안함 사태뿐만 아니라 2015년 전작권 단독행사 문제와도 관련된, 매우 중요한 분야다. 현재 우리 군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 바로 이 감시정찰 및 C4I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군은 수 년 전부터 C4ISR 체계를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 NCW) 체계로 변환시키는 중이라 한미 연합군이 원활하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 및 장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군 안팎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현재 1호기를 시험운용 중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확보, HUAV(글로벌 호크와 같은 고고도 무인정찰기), 전자전 훈련장비, 이동형 TACAN(군용기용 항법시스템. 항공기에 지상과의 거리, 각도 등을 제공), 군 위성 통신장비, FM무전기, 소부대용 무전기, 사이버 사령부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기동 및 화력, 탄약 분야에서는 K-21 보병전투차, K-2 전차, K1A1 전차, K-11 복합소총,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대포병 탐지 레이더, MLRS, K-55 자주포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K-11 복합소총은 빠른 시일 내에 실전 배치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함정 분야에서는 이지스 구축함, 울산급 Batch-1급 초계함(차세대 초계함), 장보고-2급 잠수함(일명 214급 잠수함. 배수량 1,800톤 급), 윤영하급 고속정, 차기 상륙함, 차기 수상구조함, 신형 소해함,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울산급 Batch-1 건조는 그동안 우리 해군 전력의 공백처럼 지적되던, ‘천안함’과 같은 노후한 초계함들을 2016년까지 신형 장비로 무장한 초계함으로 대체하는 계획이다.

    공군 항공기 분야에서는 F-16 전투기 성능개량, F-15K 2차 도입, T-50/TA-50 양산, 한국형기동헬기(KUH) 초도양산, 대형 수송기 도입, 중형 수송기 C-130H 성능개량, 야간표적식별장비 도입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밀 타격 무기 및 특수무기 분야에서는 30~40년 이상된 대공 미사일을 교체하는 차기유도무기사업(SAM-X), ‘천마’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도입, ‘신궁’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도입,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도입, K-30 ‘비호’ 30mm 자주대공포 도입, SM-2급 함대공 미사일 도입, KF-16 시뮬레이터 도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 중에서 차기유도무기사업(SAM-X)은 우리 군의 숙원사업 중 하나로 북한군의 비대칭 위협 중 하나인 구형 전투기 자살공격 등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중거리 대공 미사일, 중고도 UAV, FA-50 개량,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한국형 기동헬기(KUH) 등 차세대 핵심무기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지원 등 63개 사업에 모두 1조9,742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 밖에도 수방사, 60사단, 66사단 부대 개편, 울산급 Batch-2급 건조계획, 정밀탐색구조장비, 차기열상감시장비, 중거리GPS키트, 한국형 공격헬기, 자항기뢰, 연합군사정보유통체계(MIMS-C) 등을 도입하기 위해 1,053억 원을 신규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 같은 2011년 국방예산안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거창한 목표를 세운 뒤 ‘최고’ ‘최강’의 장비 도입에만 집중했던 각 군이 천안함 사태와 이후 공개된 일련의 사건들, 이에 따른 국민의 질타를 계기로 우리 군의 현실을 인식함과 동시에 ‘갖고 싶은 장비’ 보다는 ‘당장 필요한 장비’부터 우선시하기로 생각을 바꿨다는 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