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이 올해로 20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지난 6월22일 MBC는 PD수첩 20년을 기념하는  ‘대한민국, 안녕하십니까?’라는 특집방송을 제작, 방영했다.
    방송인 이문세씨와 손정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의 전반을 간략히 소개해 보자.
    4개의 토크로 나누어서 토크1 ‘대한민국, 안녕하십니까?’ 순서에서는  진보신당 당원 진중권씨, 전원책 변호사, 그리고 이번 서울시 교육감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만화가 박재동씨, 마지막으로 택시기사분들에게 거의 인기 1순위라 할 수 있는 ‘지금은 라디오 시대’ 간판 MC 최유라씨가 나와서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PD수첩의 존재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얘기했다.

    토크2 ‘PD수첩이 만난 사람들’ 순서에서는 논란의 대상이었던 미네르바 박대성,YTN 해직기자 노종면씨, 촛불소녀 한채민양, 용산참사 가족과 철거민 김혜옥씨를 만나 그들의 현재를 소개했다.
    토크3 ‘정직한 목격은 계속된다’에서는 송일준, 최진용, 최승호PD와 함께 전 중앙일보 기자 이여영씨가 나와 그간의 활동과 현재 언론활동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고 마지막 토크4는 뮤지션들의 음악선사로 마무리하는 형식이었다.
    PD수첩 20주년 기념 방송은 두 가지 문제점을 뚜렷하게 노정했다.

    첫째는 일방적인 패널선정이다.
    MBC는 공영방송이다. 따라서 PD수첩은 이 기본 규정에 의거하여 존재한다. 따라서 PD수첩은 우리 국민 모두를 최대한 포용해야 한다. 그러나 패널선정을 아무리 너그럽게 보려 해도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고 그 편향성은 도를 넘었다.

    둘째는 자화자찬과 자기성찰의 부재로 구성되어 있다. 
    20회 생일, 사람으로 치자면 성년식에 해당되는 기념일에 지난 일을 되돌아 보고 긍정성과 부정성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매우 필요한 절차이다. PD수첩도 사람이 만드는 일이라 잘 한 것도 있고, 실수도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기념일에 더욱 자신의 오류를 용기있게 드러낼 때 사람들은 더욱 그의 성숙을 축하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PD수첩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화자찬으로 채우고 말았다.

    광우병사건 당시를 소개하면서 근본적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자기성찰은 보이지않았다. 단순 오류라며 그것에 대한 사과는 했다는 식의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오히려 문제를 현정부에 떠넘기면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심없이 정직하게 목격한것을 알리려 했다면 무엇보다 사실에 대한 규명이 1차적일테고 그릇된 정보에 의한 왜곡보도에 대한 사과와 반성, 진상규명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것에 대한 제작진의 진솔한 행동들은 보이지 않고 , 방송에서 또한 그러한 태도는 일절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PD수첩은 이와 같은 자신의 편향성으로 인해 정직한 목격자, 용기있는 목격자로 활동했던 것까지 반감시키고 말았다. 즉 이 시대의 편향된 목격자로 스스로를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PD수첩의 기획의도를 보면 ‘우리 사회의 진실을 밝히고, 이 시대의 약자와 소외된 자의 편에 서는...’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이 기획의도는 방송의 공적책임성을 의미하는 것이라 판단되는데 무조건적 편을 들어야 한다는 이념적 사고와는 별개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PD수첩 프로그램의 수용자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이고 특정 계층이나 계급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진실을 파헤치되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이 발생된다면 바로 그 하나로 프로그램의 존재가치는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고 사실소개와 대안마련으로 논란거리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그 목적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그램은 한낮 여론선동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이문세 팬이다. 하지만 이문세씨의 마지막 멘트는 정말 이문세씨의 생각인지, 누가 적어줬는지는 몰라도 그의 멘트 그 자체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함을 느꼈다. “2030년은 앞으로 피디수첩 40주년되는 해입니다. 그때까지 살아남을까요? 그때가 오더라도....”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아마 제각각이겠지만 그의 멘트가 하고자하는 말이 무엇인지는 아마 다들 알 것이라 여겨진다.
    진정으로 사람들 입가에 ‘PD수첩은 사심 없이 제작하는 우리 시대 정직한 목격자야’라고 언급될 때는 언제쯤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