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음식은 기름기가 많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고지방∙고열량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손이 가는 대로 음식을 먹었다간 체중도 불고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먹음직스러운 설음식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

    조현주 세계사이버대학 약용건강식품과 교수는 “설 음식을 만들 때 천연 재료나 약재를 넣어 함께 조리하면 칼로리도 낮춰주고 건강에도 좋다”며 “기름기가 많은 명절음식도 약선 재료와 함께 요리하면 맛과 영양은 물론 설 연휴 동안 가족들의 건강까지 알차게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떡국- 오장육부 기혈순환 좋게 하는 오색떡국

    올 설에는 오색떡국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건 어떨까? 오색떡은 한방에서 오방색을 나타내는 청색(신선초, 녹차), 적색(백년초), 황색(치자, 강황), 백색, 흑색(검은콩, 흑미)으로 만드는 게 좋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색떡국은 보기에도 좋고 오장육부의 기혈순환을 좋게 하여 소화도 잘 된다.

    설에는 떡과 함께 만두도 많이 만들어 먹는데 오색 만두피로 빚으면 빛깔도 곱고 영양가도 높아진다. 만두소는 알칼리성의 버섯류(느타리, 표고버섯 등), 당근, 양파와 같은 야채와 두부, 돼지고기로 만든다. 야채를 많이 넣고 상대적으로 고기함량을 줄이면 칼로리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전-메생이 전으로 몸의 밸런스 조절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파래나 메생이와 같이 설 즈음에 많이 나오는 제철 해초들을 이용하여 전을 만드는 것도 좋다. 곡물과 육류의 섭취가 많은 현대인들은 야채나 알칼리성 식품을 사용하는 게 좋은데, 해초는 몸의 산성과 알칼리성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집안 어르신들을 위한 약선은 굴전이 좋다. 굴은 자체가 단맛이 나고 알칼리성이며 겨울철 제철식품이기도 하다. 또한 소화기능이 약하고 쉽게 토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피로를 회복시키며 혈압을 정상화 하는 기능도 있어 빈혈 치료에 효과가 있다.

    약식- 흑설탕 대신 용안육으로 빛깔내기

    약식은 주로 찹쌀에 밤, 대추 등을 넣어 만든 음식으로 약이 될 만한 재료들을 넣기 때문에 예로부터 손님이나 노인들을 공경하기 위한 음식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찹쌀은 위장을 튼튼히 하고, 밤이나 대추는 몸의 기운을 높여준다. 보통 약식에는 카라멜 색소와 흑설탕을 사용하는데, 용안육을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용안육은 검은색이며 그 자체가 단맛이 있어 몸을 보익(補益)한다. 흑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어 당을 자제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한 면역기능활성화의 기능을 갖고 있어 노약자들의 몸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명절 피로는 대추차로 날려버리자

    음식을 만들면서 쌓인 피로는 대추차로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가을에 수확한 대추는 단맛이 날 뿐만 아니라 몸의 기운을 높이는 보기(補氣)식품으로 이용된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켜 불면증이나 히스테리 증상 및 몸의 피로가 누적된 경우에 적합한 약선재료다. 대추차와 더불어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은 대추를 꿀이나 시럽에 조린 대추초가 있다.

    대추차는 씨를 넣은 채 끓이는 경우가 많은데, 대추씨를 같이 넣고 끓이게 되면 신맛이 나고 번열감(煩熱感)이 생기기 때문에 밤에 혈허(血虛)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씨를 제거하고 끓여먹는 것이 좋다. 씨를 제거한 후 차를 끓이게 되면 속에 있는 대추의 성분이 충분히 우러나올 뿐만 아니라 단맛이 풍부한 대추차를 마실 수 있다. 대추차는 압력밥솥을 이용하여 단시간에 끓일 수 있지만, 원래 몸을 보익하는 차들은 오랜 시간 서서히 끓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낮은 불에서 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 약효를 충분히 우러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