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겨울 직장인 A씨(30)는 찬 바람을 맞는 것이 두렵다. 차가운 바람이 이에 닿으면 시큰거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찬 바람을 맞을 때만의 문제도 아니다. 여름이면 찬 음식 먹을 때 시큰대고, 겨울에는 찬 바람 맞으면 시큰대고… 이 지겨운 시림 증상을 이번 겨울엔 해결하고자 맘 먹은 A씨. 치과에서 검진을 받은 그는 들쭉날쭉한 치아 때문에 비정상적 마모를 일으켜 이가 시린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그냥 충치가 있거나 잇몸이 약해서 그런거라 생각했던 A씨는 의외의 원인에 어리둥절했다.

    겨울은 아이스크림 비수기? 아니다. 아이스크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거둬들인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가량 신장했다. 난방시설이 발달하고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겨울철 기온까지 올라 차가운 날씨에도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고싶어도 못먹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시린이를 가진 사람이다. 비단 아이스크림 뿐만이 아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만 쐬어도 시큰시큰 이(齒)가 시려 여러모로 불편이 많다. 시린이는 우리나라 성인 7명중 1명꼴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다수가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가 시린 것은 여러 구강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일상생활의 불편과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꼭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시린이 방치하면 충치 및 구강질환
    이시림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이미 치아를 감싸는 법량질이 많이 파괴된 상태다. 그래서 이가 시리다는 것은 잇몸 염증이 어느 정도 있다는 사실이므로 계속 방치해 두면 충치와 치주질환, 잇몸염증심화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치과를 방문하여 원인을 알아보는 게 좋다.

    교정전문 W스타일치과 노원종 원장은 “이시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시림을 느끼는 통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증상이 시린이일까. '이~' 발음 할 때처럼 입을 양 옆으로 길게 열고, '스윽~' 소리를 내면서 숨을 빨아들일 때 이가 시리고 아프다면 "시린이" 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치주질환, 잘못된 칫솔질 등 시린이 원인은 다양
    시린이의 대표적인 원인은 치주질환이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치아 주위에 염증 및 이상으로 치아 신경전달 체계가 예민해져 시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풍치라 불리는 치주염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치주질환이나 충치가 시린이의 원인인 경우 당연히 치과치료가 우선이다. 스케일링 및 잇몸치료를 받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 치료를 하여야 하며, 조금만 게을러지면 쉽게 재발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치주질환 이외에 잘못된 칫솔질도 원인이 된다. 좌우로만 과도하게 칫솔질을 할 경우 치아표면의 법랑질이 삼각형으로 파이는데 특히 잇몸과 치아 뿌리 부분 법랑질이 쉽게 손상된다. 이 외에 외부 충격 등 자극을 받아 예민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일시적으로 산도 높은 음식 등을 먹어 예민해져서 이가 시리기도 하다. 이런 경우에는 모가 부드러운 칫솔로 교환해주고 그 강도가 심할 때에는 패인 곳을 치과용 복합 레진을 사용해 원래 형태로 메우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들쭉날쭉 부정교합, 시린이 뿐 아니라 구강질환도 쉽게 걸려 교정 필요
    들쑥날쑥한 치아도 시린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 아래가 잘 맞물리지 않고 고르지 못한 치아는 한 부위로만 과도한 힘이 가해지데 이 때문에 치아가 쉽게 마모되고 이가 시리게 된다. 노 원장은 “부정교합은 시린이 뿐 아니라 충치 및 구강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치아 표면의 무기물질을 손상시키는 산성 음식, 탄산음료와 과일주스, 맥주 등은 피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아예 안 먹을 수는 없는 법. 산성음식을 먹었다면 곧바로 물을 마셔 탄산을 중화시키거나 구강 청결제로 가글을 하는 것이 좋다. 먹은 다음 곧바로 이를 닦으면 약해진 이에 도리어 자극되므로 10분 이상 지난 후에 양치질을 하여야 한다.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을 때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서 부담을 주거나 딱딱한 음식에 이 표면이 긁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토마토 오이 당근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는 시린이에 좋은 음식이다. 여기엔 충치의 먹이가 되는 당분이 거의 없는 데다 섬유질이 표면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치아 표면을 해하는 음식 찌꺼기나 충치 등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