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26일 이명박 정부의 '중도강화론'을 "정말 실망스럽다"고 혹평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또 한번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지난 22일 이 대통령이 '중도강화'를 강조하며 계속해서 친서민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 대한 부정적 입장을 이같이 피력한 것이다.

    이유는 이랬다. 김 고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보수는 서민들 쪽을, 보수가 더 서민정책을 더 당당하게 펼 수 있다. 그리고 부자정권 소리는 누가 듣게 했느냐"면서 "지금 민심이반은 소통부재, 독주·독선, 포용력 부재, 화합노력 외면 등으로 국민 마음을 달래주지 못하는 것인데 왜 지금 이념 타령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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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 ⓒ 연합뉴스

    이어 김 고문은 "10년 좌파 정권 하에서 목숨걸고 싸우던 보수우파는 닭 쫒던 강아지가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지금 북한 공산좌파는 핵무기를 개발·실험하고, 미사일을 연일 발사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데 우리는 우파정권이 느닷없이 중도로 가야한다니까 이것이 정상인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고문은 여당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의 '중도강화론' 발언이 나오자 키워드였던 '당 쇄신'이 쑥 들어가고 '중도, 서민' 등이 당 안팎 기류로 바뀐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 안에 보수는 다 죽었느냐"고 되물은 뒤 "보수 정당 한나라당의 색깔을 갑자기 중도로 바꾸겠다고 하는데 한나라당 안에서 아무도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향이 없는 중립.중도는 무의미한 기회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10년 좌파 정권 종식이 한나라당 대선 때 간판 구호였다"며 "그것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재보궐선거 패배라든지 (노무현 전 대통령)조문정국 때 크게 흔들리더니 보수개혁을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이념적으로 중도로 방향을 바꾸겠다고 하니 정말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 "참 줏대가 없다. 또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데 대통령이 부자정당 지우기 선언하니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이)부자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서민정책을 펴겠다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민심수습, 국정쇄신 정책을 내놔야 한다"면서 "그렇게 안되면 다음 10월 재보궐 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지방선거도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