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갑제 대표 ⓒ 뉴데일리
    ▲ 조갑제 대표 ⓒ 뉴데일리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현역 기자다. 1998년 6월부터 2000년 1월2일까지 조선일보 출판국 부국장 겸 월간조선 편집장을 맡았다. 다음날인 1월3일 월간조선이 (주)월간조선으로 조선일보로부터 분사하자 2004년 9월20일까지는 월간조선 대표이사 사장 겸 편집장으로, 2005년 3월까지는 월간조선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대표이사 사장 시절에도 그는 기사 쓰는 ‘기자 사장’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조갑제닷컴 대표인 지금도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월간조선 시절부터 그와 함께 일해 온 조갑제닷컴 김동현씨는 “우리 대표님은 하루에 기사를 열 꼭지가 넘게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단언컨대 하루 열 꼭지나 기사를 쓰는 기자는 우리나라에 없다. 게다가 그의 기사는 대부분 장문이다. 알리고 싶고 전하고 싶은 ‘진실’이 그의 차가운 뇌와 더운 가슴 속에 빼곡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39년 기자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오는 16일 의미 있는 상을 받는다. 제44회 5·16민족상 안보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상복이 많은 사람이다. 1971년 한국기자협회 제7회 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 1990년 한국잡지협회 잡지기자상, 1991년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준 제4회 아시아태평양상 특별상, 1994년 제12회 관훈언론상, 2001년 밝고힘찬나라 상, 2006년 제22회 서울언론인클럽 언론인대상 칼럼상, 그리고 지난해엔 제3회 임승준자유언론상(논설논평부문)을 받았다.

    그래도 이번 상은 감회가 다르단다.

    “주최 측에서 시상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진실을 기록해 국가의 정체성을 수호하는 데 기여했다’라고요. 그렇게 평가받았다는 것이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지켜본 현대사가 왜곡되고 거짓으로 물드는 것을 총 아닌 펜으로 지켜냈다는 것에 조 대표는 자부심을 느낀단다.

    “오늘 우리 한국이 겪고 있는 전쟁은 총으로 맞붙는 것이 아닌 사상전(思想戰)입니다. 그 전쟁에서 펜으로 싸운 제 땀과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제겐 큰 보람입니다.”

    그는 진실을 지키는 것이 기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믿는다. 진실을 지키려고 애쓰다보니 국체를,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노력을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진실 왜곡의 예로 그는 지난해 촛불시위를 들었다.

    “지난해 나라를 온통 뒤흔들었던 촛불시위도 결국 진실을 지키지 못해 정의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의 소중한 자유와 행복도 지키지 못한 경우였습니다.”

    가장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진실을 가리고 왜곡해 전 국민이 불행한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다.

    부마사태와 광주사태 등 그는 격동기 한국사의 가장 치열한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39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 1945년생이면 만만치 않은 나이다. 도대체 그 무엇이 그를 열정의 삶, 진실 수호의 수도승으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답은 간단했다.

    “분노입니다.”

    거짓과 선동, 왜곡이 그를 분노하게 만들고 그 분노가 그를 달리게 한다는 것이다.

    “거짓으로부터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진실을 바로 기록하고 올곧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열심히 쓰고 강연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그에게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의 현장은 축제이고, 식을 줄 모르는 호기심은 축복”이라고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10.26 이후 독재자로 매도당하던 박 대통령을 올바르게 알리고 오늘날 위대한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에는 조 대표의 역할이 컸다.

    “박 대통령의 연장선상에서 5공 역시 재평가되어야 합니다. 5공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피를 흘리며 독재자로 집권했지만 노태우 민정당 대표와 함께 만든 6.29  선언으로써 민주화의 길을 열고 물러난 대통령으로 봐야 합니다.”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은 1980년대, 세계1위였던 매년 10.1% 경제성장, 서울올림픽, 북방정책 등  박 대통령이 남긴 업적을 성공적으로 이어갔다는 것이 조 대표의 평가다.

    조 대표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어리지만 그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믿는다.

    “좌파정권 10년 동안 수없이 많은 좌경화 기도가 있었지만 잘 구축된 민주화 인프라가 이를 버텨내 정권탈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좌파 정권의 ‘6·15’선언이라는, ‘6·25’ 남침보다 더 가공할 공세를 막아내고 체제를 수호한 것이 바로 우리 민주화 인프라의 힘입니다.”

    조 대표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그 사람이다.

    “황장엽 선생은 ‘통일은 사상전에서 이겨야 이뤄진다. 남한은 사상전을 가볍게 보고 경제전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배고픈 이리는 얼마든지 살찐 돼지를 먹어치울 수 있다’고 늘 강조하십니다. 개인적으로 황 선생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김현희 단독 인터뷰나 황장엽씨, 또 수많은 탈북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누구보다도 북한 사정을 꿰뚫고 있는 북한통이기도 하다.

    “김현희씨 인터뷰를 계기로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북한에 살았거나 북한에서 탈출해온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북한의 실정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안다는 남한 사람을 두 분류로 나눈다.

    “주체사상 등 책을 통해 북한을 아는 사람들에게 북한은 낙원으로 비쳐집니다. 그리고 저처럼 북한 주민들이나 북에 다녀온 중국동포 등을 통해 북한을 아는 사람에게는 북한이 지옥입니다. 책으로 아는 북한과 사람을 통해 아는 북한 중 어느 것이 정확하겠습니까. 책으로 아는 북한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조 대표는 “북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나 낭만을 갖는 ‘철없는 좌파’가 우리 주변에 너무 많아요. 우리는 이들과 끝 모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글을 쓰고, 서울로 부산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발품을 판다. 매주 서울에서 열리는 그의 강연은 평균 4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다. 첫 강연 이후 5년 동안 개근한 ‘열성 팬’들도 있다. 월 1회 열리는 부산 강연은 월 2회로 늘려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이제 국가 정체성 수호를 넘어 ‘국민 교사’가 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박 대통령과 닮았다. 정치가라기보다는 가난한 국민을 가르치고 일깨워가며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박 대통령, 그리고 그의 말대로 ‘철없는 좌파’에 미혹당하는 국민에게 “그건 아니라고, 대한민국 국민의 바른 길은 이것”이라고 가르치는 조 대표는 서로 닮았다.

    "국민에게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를 알려주려고 강연에 나섭니다. 이렇게 바로 보는 눈을 트여 주는 것이 제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하지만 강연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놓이는 것이 아니라 불안해진다고 한다. 철없는 웰빙 정당인 한나라당은 한심하다 못해 미워질 정도다.

    “한 손에 총을 들고 다른 손에 망치 들고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건설했던’ 대한민국이 좌파에 흔들리는데 싸울 줄 모르고 뒷걸음에만 익숙한 여당은 정당도 아닙니다.”

    “전교조가 하는 교육을 받은 요즘 젊은이들은 잠재적인 좌파입니다. 이들을 제대로 일깨우고 바로 가르쳐야 하는데 정부도 여당도 아무런 노력을 안 합니다.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안하는 정권이 다시 집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 어마어마한 오판입니다.”

    그래서 조 대표는 ‘이대로라면 2012년 다시 좌파정권을 맞을 수 있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이 그를 더 내 몬다. 힘들고 아프더라도 ‘가서 바로 알리라’고 어깨를 떠민다.

    조 대표는 요즘 책을 한 권 준비 중이다. 생각해둔 제목이 있다. ‘한국은 반드시 망한다. 이대로 가면’이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로 그는 ‘한글전용 고집’을 내세웠다.

    “언어는 인간 정신의 틀입니다. 우리 민족은 한자와 한글이 융합된 사고와 전달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 한자 문맹률이 60%가 넘는답니다. 의사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잘못 소통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산업현장에서 이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자를 모르면 고급독서가 안됩니다. 그러다보면 국민 지적 수준 전체가 하향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니, 현재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한문 문맹세대인 젊은 층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그는 한국 사회를 3층 구조로 파악하고 있다. 3층은 50대 이상 기성세대, 2층은 좌경 386세대, 그리고 1층은 전교조 교육을 받은 세대다.

    “1층과 2층이 어깨동무하면 나라는 좌경화됩니다. 3층이 1층과 손을 잡고 나라를 바로세워야 하는데 손자세대인 1층이 좌경화된 전교조교육을 받은 것이 문제입니다.”

    조 대표는 그래서 1층 세대에게 바른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말한다.

    “전교조 교사가 집어놓은 왜곡된 가치관을 바로잡아주고 연평해전도, 6·25도, 대한민국 건국이념도 다시 가르쳐야 합니다. 전교조는 어린 학생들을 자신이 사는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여기는 괴물로 길러냈습니다. 이 아이들이 바로 보고 바로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이 모두를 위해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단순히 애국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은 사용해야 가치가 있습니다. 싸워야할 적이 있으면 싸우고 또 승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