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한나라 대선주자들을 '거품주' '상속주' 등으로 깎아내린 데 대해 '소주''우량주'로 받아쳤다. 이 의원은 14일 당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들에 대한 몰이해에 대하여'란 글을 올려 민 의원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으면서도 민 의원의 한나라당 주자 평가를 해학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의원은 우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고평가 거품주'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거품주를 한자의 술 주(酒)로 바꾸어 받아쳤다. "이 전 시장은 술에 비유하자면 저알콜의 맥주가 아니라 소주계열의 독주라서 거품이 없는 후보"라며 "국민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의 무변질의 독한 의지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그는 "진정한 거품은 열린당과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 하락에서 찾아보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이 전 시장을 '눈물없는 불도저'라고 비난한 것을 "불도저는 오직 묵묵히 힘차게 일할 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되받고 "나는 정치가의 '가식의 눈물'을 경계한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거짓 눈물'을 흘린 것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를 '약보합 상속주'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 "사실 정치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에 상속받을 것도 없지만 굳이 부친으로부터 상속을 받았다고 한다면 분명 정치적으로도 우량주식을 받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량주가 분명한 한나라당 중요 대선 예비주자를 '상속주'라고 폄하한 것은 좋은 기업들이 노 정부 들어와서 의도적으로 부실기업인 것처럼 평가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손학규 전경기지사를 '저평가 우량주'라고 한 데 대헤서도 "손 전 지사를 탐내다가 도저히 안되니까 이제는 이솝 우화의 '신포도'를 연상하게 하는 발언을 했다"고 해석했다. 

    다음은 이계진 의원이 쓴 글의 전문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들에 대한 몰이해에 대하여>

    최근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에 대해 여당의 한 의원께서 당의 중요회의에서 집단 평가절하를 할 생각으로 언론을 향해 각 후보 별로 격하 발언을 했습니다. 

    우선 나 개인적으로는 그 의원님에게 좋은 느낌을 갖고 있어서(사무실 대항 족구시합을해서 이긴적도 있지요) 그분 개인에 대한 직접 발언은 피하고 싶습니다. 단지 그 집단 평가발언 ‘내용’에 대한 반론의 뜻으로 말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자 합니다.

    의원님!

    ‘이명박 주’에 대해 ‘거품 주’라고 했다는데, 이 후보를 술에 비유하자면  애주가인 의원님도 아시다시피 맥주는 거품이 있어야 제맛이 있지만 대통령의 뜻을 가진 이 후보는 ‘저(低) 알코올’의 ‘맥주’가 아니라 ‘소주계열‘의 ‘독주’라서 거품이 없는 후보입니다. 국민이 지금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의 무변질의 독한 의지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정한 ‘거품주’는 지금 의원님이 몸담고 계신 당과 대통령님의 인기 하락 정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굳이 거품기를 느끼신다면 샴페인의 ‘기포’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명박 후보를 눈물없는 불도저에 비유를 하셨는데 재미있습니다. 사실 불도저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따라서 이 후보가 비정규직, 농어민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을 말하셨는데, 불도저는 오직 묵묵히 힘차게 일할 뿐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나는 정치가의 ‘가식의 눈물’을 경계합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대통령이 된 분에 대한 실망과 분노 때문에 그렇습니다. ‘불도저는 눈물을 흘리지도 않지만 눈물이나 짜고 있을 새도 없을 겁니다.

    의원님!

    한나라당 전 대표인 박근혜 예비후보를 “상속주”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습니다.

    주식을 부모가 자식에게 상속한다면 ‘우량주’를 상속시키지, 휴지에 불과한 망한 기업체의 주식을 상속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건실하고 유망한, 그래서 성공한 기업의 주식이라야 자손에게 상속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정치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에 상속받을 것도 없지만 굳이 부친으로부터 상속을 받았다고 한다면 분명 정치적으로도 우량주식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박 전대표는 어려서부터 청와대에서 자라면서 국가 경영의 어려움과 국정 철학 같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며 성장했을 것이므로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값진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원님이 우량주가 분명한 한나라당의 중요 대선 예비 주자를 “상속주”라고 폄하한 것은 좋은 기업들이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의도적으로 부실기업인 것처럼 평가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의원님!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하여 저평가 우량주 또는 재평가 우량주라고 하셨는데, 아시다시피 현재 여론조사 3위의 손 전 지사를 탐내시다가 (물론 의원님은 그렇지 않으시겠지만) 도저히 안되니까 이제는 이솝우화의 ‘신포도’를 연상하게 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중도개혁 통합신당쪽의 손짓에 대하여 명확히 거절의 태도를 표명하는 손 전 지사의 지금의 언행은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존경스러운지요!

    의원님! 다만 개미군단을 움직여야 한다는 충고는 대선을 꿰뚫어보는 의원님의 혜안으로 여겨 고마우며 지금 의원님의 말씀대로 개미군단이 한나라당의 지지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의원님!

    당이 곧 안정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사정이 허락되면 언제 날 잡아서 족구나 한판 합시다....... 지난번 처럼 지는 의원실이 ‘호프맥주’사기! ‘호프맥주’는 역시 ‘거품’이 있어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