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4년 연임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 전 총재는 13일 저녁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법무법인 서울(대표변호사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공동대표)의 창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추진에 대해 "정상적으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개헌론을 꺼내어 밀어붙이려는 것은 정치판을 흔들어 변화를 일으켜 보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이 전 총재는 "무겁고 중요한 헌법을 너무 가볍게 정치판 흔들기 등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개헌이 차기를 위한 것이고 필요한 것을 하자는 것이 어떻게 정략적이냐'고 강변하지만 이런 말을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국민을 너무 어리석게 본 것이고, 만일 본인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본인이 어리석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이 개헌의 이유로 여소야대의 폐단을 든 것과 관련 "여소야대 국회가 정부통치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말은 그야말로 반헌법적 발상으로 입법∙행정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우리 헌법의 기본 원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각책임제가 아닌 한 여소야대 국회 즉 분점정부의 출현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이 대통령제의 본질에 반하는 것 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의 개헌논의는 '네 탓이오' 책임전가식 발상이라며 "대통령이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를 단임제의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혀를 찼다.

    이 전 총재는 아울러 "마이더스 왕의 손은 닿는 물건마다 금으로 변했기에 황금의 손이라고 불렸다.노 대통령이 입을 열어 무엇을 제안하면 바로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로 돌아선다.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이 옳은 것 즉, 황금과 같은 것이므로 노 대통령의 입은 마이더스의 입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해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이 전 총재는 차기 지도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북핵문제로 자유주의 이념이 위기에 처할 수있는 상태에서 자유주의 체제의 이념과 핵심가치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신념이 확고하며 북체제의 변화를 유도하는 현실적이면서 지혜로운 지략과 외교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차기지도자의 덕목으로 이념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북체제를 지원 협력 하는 것이 평화공존의 길이라며 위선적인 대북정책을 편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도 북핵폐기와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했다"며 "색깔논쟁이라고 몰아붙이지 말고 국민의 신념을 가려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