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단 한마디로 정리해 버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쁜 대통령”이 정치권의 새로운 ‘유행어’로 급부상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1일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 노 대통령을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내가 봐도 참 나쁜 대통령이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열린 서울시당 당사 이전식 및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노 대통령의 가슴 속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집도 사지 못하는 서민들의 아픔, 고통은 없다. 오로지 선거와 정권연장 음모만 가득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노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국가 안보와 경제 안정은 없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나쁜 대통령’은 당 지도부로부터도 당내 대권주자들 중 가장 좋은 표현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이어 “금년에 우리가 할 일을 사자성어로 이야기 하자면 ‘정권교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정권교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며 “그 사람들이 쉽게 내놓겠느냐. 고치겠다. (금년에 우리가 할 일은) ‘정권쟁취’다”고 대선 승리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그는 한나라당 정당지지율이 52.1%로 최고치를 기록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대권후보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은 것이 쌓여서 그렇다”고 당내 대권주자들을 치켜세웠다. “노 대통령이 개헌을 던졌지만 대권주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단합해줘 감사하다"며 당 대표로서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어떤 음해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고 단합해서 잘 나가겠다”며 “멸사봉공(滅私奉公) 하겠다. 사심을 버리고 공정한 경선을 치러 대선 후보를 뽑고 정권교체의 여망을 이루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날 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교례회는 주요 당직자와 함께 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이 전원 참석해 중앙당 전진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다 원희룡·고진화 의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인사말을 통해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하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김형오 원내대표, 황우여 사무총장, 김학원 전국위원회의장, 박진 서울시당위원장, 유기준 나경원 대변인, 김덕룡 맹형규 진영 이혜훈 이종구 공성진 임태희 문희 이방호 남경필 의원,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 300여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가득 매웠다.